韓國 자율주행, 車부터 제대로…
국내 여건 맞춘 현실적 로드맵 마련돼야
2016년 05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자동차부품연구원 유 시 복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장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자동주행의 고도화, V2X 등 커넥티드 기술, 그리고 이후의 정밀 디지털 맵과 GPS 센싱, 지능형 교통 체계 등이 모두 통합된 자율 협력형 주행. 4월 한국자동차공학회 개최 ‘스마트카 융합기술 및 표준화 워크숍’에서 자동차부품연구원 유시복 센터장이 ‘자율주행 자동차 표준화 동향’을 주제로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현황과 국제표준화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유 센터장은 자율주행차가 포함하는 다양한 기술, 표준화 노력, 극복과제에 있어 우선은 자동차 업계, 차에 장착된 온보드 센서를 통해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차의 관점에서 명확한 로드맵 마련과 국가 경쟁력 제고 방안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車의 정의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단순히 ‘자율주행차’라고 통칭해 쓴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에 대한 정의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autonomy’는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는 권리를, ‘autonomous’는 그 권리를 갖고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는 ‘autonomous vehicle’이라 하는 것이 맞다.
ISO에서는 자율주행차를 두 가지로 말하고 있다. 하나는 ‘autonomous vehicle’이고 다른 하나는 ‘automated vehicle’이다. 전자는 차에 장착된 온보드 센서를 통해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차이고, 후자는 V2X와 같은 커넥티드 기능과 통합된 ‘자율 협력형 차’를 말한다. 자율주행차는 미디어들이 말하는 무인차(unmanned)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자율주행차는 사람을 태운다.

자율주행차의 기술 수준은 확실히 구분돼야 한다. 예를 들어 미 도로교통안전청(NHTSA)의 레벨2는 자동 기능의 결합은 쉽게 말해 운전자가 차량 제어와 관련해 조건에 따라 손과 발을 뗄 수 있지만 항상 전방은 주시해야 하는 수준의 기술을 말한다. 레벨3은 제한적 자율주행으로 손과 발을 뗄 수 있고 조건에 따라서는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레벨4 완전 자율주행은 손, 발, 눈을 모두 뗄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도로에는 레벨2 기능을 지닌 차량의 보급이 시작됐다. 그런데 최근 국토교통부의 관련 회의에서는 자율주행 레벨 단계에 따른 구분이 불명확해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업계 관점에서는 그들이 레벨2에서 이야기하는데 반해 도로 인프라 부분이 레벨3 이상을 상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 수준에 대한 명확함이 있어야만 ‘언제 이것들이 실현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단계별 센서, 인프라, 보안 등의 기술 이슈를 어떻게 계획하고 해결할 것인지’, ‘법제도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사회적 수용성 문제 등은 어떻게 풀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차와 양산은 다르다

IT 업계에서 시험용으로 개발한 차(레벨3~4)는 자동차 업계가 양산하기 위해 개발하는 차와 다르고 구분돼야만 한다. 예를 들어 64채널 라이더 센서는 1억 원, 현지에서는 7,000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고 3만 달러 수준의 DGPS와 함께 이용해 자율주행을 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차를 가지고 “자율주행차 준비됐습니다. 서울서 부산까지 가는 데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양산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양산 기술은 300달러 이하의 레이더나 라이더 센서, 100달러 이하의 GPS를 이용해 구현해야 한다. 현재 업계는 이런 컴포넌트와 기술을 통해 시내 자동주행은 어렵겠지만 교통체증 지원(Traffic Jam Assist, TJA), 고속주행 지원(Highway Driving Assist,HDA)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서의 자동주행 지원 기능 수준을 더욱 높이려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업계 동향을 보면, 자동차 산업은 기존 사업을 유지 확대하려 한다. 이들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후속 사업으로 이를 추진 중으로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면서 현행 법제도 내에서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레벨2에서 사업을 영위하려 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IT업계는 이렇게 해서는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내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기술이 레벨3면 조건에 따라 운전자가 전방에서 시선을 떼도 된다. 그런데 예를 들어 카 메이커가 차를 팔면서 ‘책을 봐도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다가 사고가 난다면 회사는 차를 팔아 200만 원을 벌려다 몇 억 원의 손해를 볼 것이다. 현재 상용화된 HDA 기능은 주야, 날씨, 전방 장애물 등에 대한 몇가지 제약사항을 두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자동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때문에 기술 수준이 되더라도 사회적, 법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자동차 회사들은 레벨2에 머무르려 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에코시스템이 중요하다. 법제도, 인프라, 소비자 신뢰성 등 사회, 소비자, 산업적 수용성이 완성돼야 한다.



 

 

착시현상

미국 정부는 대체로 스마트카에 대해 자율주행(autonomous vehicle)과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로 구분하고 있다. ADAS와 커넥티드 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율 협력형 차(automated vehicle)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커넥티드 카에 대해 미국은 모든 승용차에 V2X 통신장비를 달아야한다는데 의견을 수렴하며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또 이와 관련 최근 사이버 시큐리티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법안도 제출되고 있다.
텍사스 A&M 교통연구소는 2020년까지 레벨3, 2035년까지 레벨4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델파이는 빠르면 2020년부터 레벨3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델파이 전망의 특징 중 하나는 레벨2까지는 차량 앞쪽에만 센서를 장착하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는 착시현상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택시 기사들은 자율주행차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일은 생애 내에는 불가능할 것이다. 시장에서는 구글의 셀프 드라이빙 카와 같은 데모 단계의 차량이 양산품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주행 양산 시점은 예를 들어 GM의 수퍼크루즈가 2014년에서 2017년으로 연기된 것처럼 늦춰지고 있다. ADAS 기능이 자율주행 기능으로 과장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선진국은 그들 여건에 맞춰 최적화된 R&D를 수행 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여건을 이해하기보다는 선진국을 카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의 법제도 및 도로, ICT 인프라 정비는 초기단계다. 사회적, 사용자, 산업적 수용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자동차가 레벨2 차량을 전개하고 있는 단계지만 안타깝게도 글로벌 유수 조사기관이 뽑은 ADAS, 센서, 액추에이터 등 차량 제어시스템에 대한 유력 서플라이어에 우리나라 업체는 없다. 언론에는 우리가 뭔가 잘 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산업 기반은 미약한 상황이다. 레벨1에 대해서도 사업 진입 단계에 있는 실정이다.

 


미흡한 표준 활동

현재 ISO 스마트카 표준은 데이터 통신, 전기/전자 컴포넌트와 일반 시스템, 차량 다이내믹스와 섀시 컴포넌트, 구동 및 파워트레인, 라이팅 등 차량을 다루던 TC22와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에 대한 TC204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TC22에는 이더넷, 사이버 시큐리티, ISO 26262, 자동제동 등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기능, 인터페이스와 인간공학, 자율주행, 차량 데이터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익스텐디드 비히클(extended vehicle) 이슈가 포함된다.

TC204는 ITS와 ADAS 기능, 자율주행 시스템 표준을 추진한다. 두 그룹은 융합 흐름에 따라서 경쟁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에서는 매해 두 번 정도 회의가 있는 TC204에 25명의 관계자가 참석하고 있다. 그런데 전기차는 예외지만 상대적으로 회의가 적은, 자동차에 대한 TC22에는 채 5명도 가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부처와 관련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TC22는 독일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TC204를 주도하려 하고 있다.

TC204 WG14는 차량 간 통신과 ADAS와 관련한 인지, 판단, 제어, 경고에 대한 시스템 표준화를 진행한다. 주요 활동국과 기업은 북미의 마그나 일렉트로닉스,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 PATH, 유럽의 다임러, 발레오, 보쉬, BMW, 르노,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아시아의 토요타, 닛산, 혼다, 마쯔다, 스미모토 일렉트릭, 아이신, JSAE, 현대자동차, ITS 코리아, 한국교통연구원(KOTI), 자동차부품연구원(KATECH) 등이다.

WG14는 적응형 순항제어(ACC)나 차선이탈 경고(LDWS) 등에 대한 표준화를 거의 완료했고 현재 차량 간 통신을 이용한 협력 시스템의 표준을 진행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측면에서 자동주차(PAPS), 자동 차선변경(PACS), 교통체증 지원(TJA), 고속주행 지원(HAS) 등의 기능에 대한 표준화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는 KATECH이 커브 속도 경고 시스템(CSWS), 협력 전방차량 긴급제동 경고(C-FVBWS), KOTI가 협력 교차로 신호 정보 및 경고 시스템(CIWS)을 담당하고 있다.

TJA는 자동차 전용도로의 교통체증구간 시속 0~60 km에서 부분 자율주행을하는 기능이다. 핸즈오프(hands-off)는 예를 들어 10~15 km/h 이하의 특정 속도에서만 허용된다. 15 km를 넘어가면 속도에 반비례해 핸즈오프하는 시간에 대한 제약을 준다. 운전자의 제어권 획득 조건은 차선변경, 차선 내에 장애물의 출현, 차폭이나 커브각도가 시스템 설계와 다른 경우 등을 이유로 안전주행이 불가한 경우, 기상 문제 등이다. TJA는 이미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이 상용화했다.  



AEM_Automotive Electronics Magazine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PDF 원문보기

본 기사의 전문은 PDF문서로 제공합니다. (로그인필요)
다운로드한 PDF문서를 웹사이트, 카페, 블로그등을 통해 재배포하는 것을 금합니다. (비상업적 용도 포함)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