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미래를 담는 스토리지 담론
빠른 속도, 대용량, 높은 신뢰성 모두 잡아야
2019년 01월호 지면기사  / 윤 범 진 기자_bjyun@autoelectronics.co.kr

THE FUTURE DIRECTION OF AUTO STORAGE



자발적이든 강요된 것이든 자동차 업계가 130년을 미뤄온 숙제를 단숨에 끝내려는 듯 신기술, 신개념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있다. 덕분에 운전자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의 다양한 혜택을 통해 향상된 운전 경험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자율주행차 시대 또한 머지않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의 연결성 확대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 처리, 생성한다. 데이터는 ‘무형의 연료’라 할 만큼 미래 자동차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고성능·고용량 스토리지(저장장치)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Corporation, WDC)은 2020년에 자율주행차 1대당 1테라바이트(TB) 이상의 저장 공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킨지(McKinsey)는 커넥티드카 1대에 매일 72기가바이트(GB)의 주행 관련 데이터가 생성되고 V2X, 텔레매틱스, OTA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도로에서 연간 5제타바이트(Z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금까지는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차량 내 스토리지 수요를 주도해왔다. 이러한 시스템의 진화는 스토리지 수요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00년대 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저장장치로 대부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ard Disk Drive, HDD)를 사용했다. 주로 음악과 지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였다.
웨스턴디지털은 2013년 HGST(주1) 브랜드의 6세대 자동차용 HDD를 선보였고 2015년에 샌디스크(SanDisk)(주2) 브랜드의 1세대 SD카드와 e.MMC를 선보였다. 이후 거의 2년마다 해당 제품의 새로운 세대를 발표했다.



지난 10월 웨스턴디지털은 업계 최초로 3D TLC(Triple-Level Cell) 낸드(NAND) 기반의 자동차용 UFS 2.1 임베디드 플래시 드라이브(Embedded Flash Drive, EFD)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UFS(Universal Flash Storage)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기존 e.MMC 병렬 인터페이스는 한 번에 한 방향으로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동시에 읽고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면, UFS 직렬 인터페이스는 동시에 읽고 쓰기가 가능하다. 또한 속도 가속 기능인 커맨드 큐(Command Que)를 기본 적용해 여러 개의 입출력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e.MMC v5.0(400 MB/s)보다 약 2배 이상 빠른 임의 읽기 속도로 동작한다. 웨스턴디지털은 UFS 2.1 인터페이스가 자사의 기존 e.MMC 제품 대비 2.5배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주1 2012년 3월 웨스턴디지털은 히타치의 HDD 사업 부문인 히타치 글로벌 스토리지 테크놀로지(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ies, HGST)를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의 하드디스크 생산 업체로 등극했다.
주2 2016년 5월 웨스턴디지털은 자회사 웨스턴디지털 테크놀로지(Western Digital Technologies, Inc)를 통해 샌디스크(SanDisk) 인수를 완료했다.


스토리지의 세대교체

일반적으로 노어 플래시(NOR Flash)는 저장 단위인 셀을 병렬로 배열하는 구조로, 데이터를 빨리 찾을 수 있어 낸드 플래시보다 읽기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의 안전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각 셀의 주소를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회로가 복잡하다. 이로 인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 대용량화가 어렵다. 또한 셀 주소를 찾아 써야 하기 때문에 낸드 플래시보다 쓰기 속도가 느리다. 반면, 낸드 플래시는 셀을 수직으로 배열하는 구조로, 좁은 면적에 많은 셀을 만들 수 있어 대용량화가 가능하다. 또한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찾아가 읽기 때문에 노어 플래시보다 읽기 속도는 느리지만 별도로 셀 주소를 기억할 필요가 없어 쓰기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양자 간 대용량을 선택하면 읽기 속도를 희생해야 하고, 읽기 속도를 선택하면 용량을 희생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 게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 커넥티드카는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3D 맵,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ADAS 애플리케이션, 증강현실(AR) 등에서 생성, 처리, 수집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대용량 데이터 저장장치를 필요로 한다. 또한 자동차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의 복잡성 증가로 빠른 부팅과 읽기 속도를 지원하는 저장장치를 요구한다. 
웨스턴디지털은 3D 낸드 기술을 기반으로 16 GB부터 256 GB까지의 용량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UFS 2.1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순차 쓰기 속도 최대 550 MB/s, 순차 읽기 속도 최대 800 MB/s의 성능을 제공한다. 
러셀 총괄이사는 “과거에는 빠른 부팅 시간을 위해 대부분 노어 플래시를 사용했다. 이제는 UFS 인터페이스 기반의 3D 낸드 플래시를 이용해 바로 부팅할 수 있기 때문에 부팅 속도도 빨라지고 비용 또한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코리아 조원석 지사장은 낸드 기술 자체의 비약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원가 측면에서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원가 기준으로 지난 25년간 약 20만 배 이상 비용이 절감되었다. 이는 25년 전에 20만 원짜리였던 제품이 현재 1원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매년 평균 3.1%씩 원가가 낮아진 셈이다. 일반적으로 낸드는 노어보다 약 20%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데이터 스토리지가 직면한 또 하나의 과제는 고온 환경을 견디는 것이다. 자동차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보다 강력한 프로세서를 요구하고 있다. 강력한 프로세서일수록 더 많은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주변 부품도 고온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러셀 총괄이사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경우 동작온도가 최대 85 ℃를 충족하면 충분했다. 하지만 차량 내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들어오고, 이 애플리케이션이 보다 빠른 속도를 요구하면서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해 더 높은 열을 발산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웨스턴디지털은 AEC-Q100 2/3등급(-40℃~+85℃/-40℃~+105℃) 인증의 데이터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차량에서 생성되고 수집되는 데이터를 어디에 두느냐는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인터뷰 참조) 최근 들어 데이터를 엣지 단인 자동차 내에 저장하는 대신에 저렴해진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러셀 총괄이사는 두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나는 비용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예기치 못한 통신 두절로 인한 서비스 중단 문제이다.
러셀 총괄이사는 “자동차 OEM 입장에서,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필요로 한 것은 아니다. 또한 자동차가 상시 연결되어 있다고 보장할 수도 없기에, 연결이 끊겼을 때 클라우드가 아닌 어딘가에는 데이터를 저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D MLC에서 3D TLC로

현재 낸드 시장은 2D 낸드에서 3D 낸드로 빠르게 이동되고 있다. DRAMeXchange의 2018년 7월 낸드 플래시 공정기술 분석 자료에 의하면, 2018년 3사분기에 전 세계 낸드 플래시 생산량의 80% 이상이 3D 낸드였다. 
러셀 총괄이사는 “자동차에서 대용량 수요가 늘어나면서 2D SLC(Single-Leve Cell)를 거쳐 2D MLC(Multi-Level Cell)로, 다시 3D TLC로 발전해왔다”면서 “품질과 안정성 면에서 2D MLC도 2D SLC 수준까지 발전했다. 현재 대용량 스토리지는 거의 대부분 2D MLC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 3D TLC가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러셀 총괄이사는 2D 낸드 기술로 품질과 안정성 기준을 충족하면서 셀을 더 이상 작게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3D 낸드 기술의 장점은 셀 간 간섭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적층 단수를 높임으로써 데이터 용량 증가와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3D 낸드는 현재 4세대 64단을 넘어서 5세대 96단까지 양산되고 있다. □
 

 Interview 
웨스턴디지털 러셀 루빈 오토모티브 솔루션 마케팅 총괄이사 


자동차도 엣지 컴퓨팅

Q. 발표 자료에 기능안전(ISO 26262) 인증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제품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인가요?
Russell A. Ruben 기능안전 자체가 시스템 수준에 관한 것이어서 표준만 놓고 보면 비휘발성(NVME) 메모리에 대해서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ISO 26262 표준에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저희가 제공하는 제품과 관련이 있어 해당 기준을 만드는 그룹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습니다. 낸드 플래시와 관련해서는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하는지 협의 중입니다. 

Q. 웨스턴디지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Russell A. Ruben 메모리 가격은 계속해서 내려갈 것입니다. 우리는 가격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3D 낸드 플래시 패키지 크기가 11.5×13×1.2 mm로 다른 제품과 유사합니다. 웨스턴디지털의 핵심 경쟁력은 품질과 신뢰성입니다. 개발 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웨스턴디지털이 3D 낸드 UFS 제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습니다. 이렇게 앞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낸드 플래시 개발 및 시스템 설계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D 낸드가 자동차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사용되려면, 오류정정 코드(Error Correction Code, ECC) 컨트롤러 같은 경우에도 최신 기술을 얼마나 잘 접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웨스턴디지털은 특히 낮은 DPPM을 위한 제조 라인 구축과 함께 설계, 제조, 조립, 테스트, 신뢰성 분석, 모니터링 등 전 과정 수직적 통합으로 제품 전체의 라이프 사이클을 지원합니다.

Q. 2D 낸드 기술은 완전히 사장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Russell A. Ruben 궁극적으로 2D는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비용 문제입니다. 3D 낸드를 사용했을 때 비트 당 비용을 크게 낮춰줄 수 있습니다. 롱테일(The Long Tail)이 남아 있긴 하겠지만 실제 볼륨으로 봤을 때 2D의 볼륨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Q. 노어 플래시는 현재 –55 ℃~+125 ℃의 작동온도를 지원합니다. AEC-Q100 Grade-0을 만족하는 낸드 플래시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Russell A. Ruben 과연 작동 온도 +150 ℃까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온도의 여분이 있다면 좋겠지만, 고객으로부터 그 정도의 온도 조건을 요구받은 일이 없습니다. 고온으로 넘어가면 디바이스가 작동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낸드 플래시는 Grade-2(-40 ℃ ~ +105℃)가 최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물리적 한계로 디바이스 자체가 돌지 않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나 티어 1은 시스템 설계를 할 때 기본적으로 105 ℃를 넘지 않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Q. 자동차용 스토리지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나요?
Russell A. Ruben 자동차 스토리지 시장에서 HDD는 사라질 것입니다. 안정성 측면에서 기계적 요소가 없는 SSD, e.MMC, UFS 인터페이스를 따라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팅용 메모리로서 노어 플래시는 용량이 몇 십 메가바이트(MB) 정도 밖에 쓰이지 않을 때 사용될 것입니다. 보통은 고용량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면 낸드 플래시를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노어 플래시는 용량이 올라갈수록 가격도 크게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부트 코드를 실행하는 경우, 동일한 보드에 노어와 낸드가 모두 있다면 낸드가 노어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다 그렇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공존하게 될 것입니다. 

Q. 딜리버리 측면에서 현재 팹 운영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Russell A. Ruben 웨이퍼는 모두 일본 요카이치 공장에서 제조합니다. 자동차 분야는 기본적으로 요카이치 공장에서 우선 공급받고 있습니다, 도시바와의 조인트벤처로 일본 북부에 또 다른 팹을 오픈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입니다. 공급 차질은 없을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입니다. 라인이 멈춘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비즈니스 재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중요도를 높게 두고 있습니다. 



Q. 2020년에 자율주행차 1대당 1테라바이트 이상의 저장 공간이 요구될 것이라고 언급하셨는데, 이번에 발표한 제품은 최대 256기가바이트까지 지원합니다. 그렇다면 자동차에서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어디(클라우드 or 자동차)에 저장하느냐의 문제가 남습니다. 어느 선에서 균형점을 찾아야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Russell A. Ruben 웨스턴디지털이 앞으로 출시하는 스토리지 제품은 당연히 지금보다 저장 용량이 훨씬 커질 것입니다. 어디에 데이터를 둘 것인지는 OEM들이 균형점을 찾아야하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고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OEM들이 그 적정선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로 보내면 될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보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엣지 컴퓨팅이 대두되면서 모바일 기기든 차량이든 일부는 엣지에 바로 저장하고 처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입니다. 대응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OEM들이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둘 것인지, 로컬(차량)에 둘 것인지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OEM 입장에서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는 연결성입니다. 연결이 끊겼을 때 데이터를 로컬에 저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 용량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입니다. 때문에 스토리지 용량의 적정선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직까지는 시스템 별로 스토리지를 가지고 있는 형태인데, 미래에는 OEM들도 도메인별로 구분해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나의 강력한 시스템온칩(SoC)을 두고 대용량 낸드 플래시를 사용해서 시스템별로 공유하는 방식이 가상화 기술을 통해 가능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



AEM_Automotive Electronics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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