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oid Robots: The Next Frontier of Industry
휴머노이드, 산업의 다음 프론티어
2025년 09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김광호 파트너    Kwang Ho Kim, Partner of Roland Berger

인간과 유사한 형상과 동작을 구현하는 휴머노이드가 인력 부족과 서비스 산업 수요를 해결할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은 감성 AI, 경량 센서·액추에이터, 배터리 효율이며, 안전 규제와 표준화가 필수 과제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부품 단가 절감과 양산 기술 확보가 대중화의 관건으로 꼽힌다. 롤랜드버거의 김광호 파트너는 기술·안전·문화의 삼박자가 맞아야 시장이 열린다고 말한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체중 70kg, 신장 170cm, 적재용량 20kg의 Figure 02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Figure의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현재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 위치한 BMW 공장에서 실제 생산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테스트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Figure AI, Sanctuary AI, Agility Robotics, 테슬라(Optimus) 등 다양한 기업이 각각의 방식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산업용 로봇의 성과에 이어 휴머노이드가 각광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지금까지 산업에서의 자동화는 ‘비인간형’ 로봇 위주였는데, 왜 이제는 인간과 유사한 형상과 능력을 갖춘 로봇이 주목받는 걸까요? 
Kim      
 기본적으로 선진국 중심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2050년까지 약 10%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여기에 공급망 지역화, 물가상승, 생산성 정체가 겹치게 되면서 “사람 형태로 다양한 직업을 대체하고 보완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정된 셀/라인에서 반복 동작을 수행하는 기존 산업용 로봇(비인간형) 대비, 사람 같은 모습을 갖추며 모빌리티, 조작, 커뮤니케이션을 갖춘 휴머노이드의 경우 공정 변경, 다품종 소량 생산, 기존 설비(Brown Field) 환경에서 재배치, 재학습 비용을 낮추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좁은 공간, 계단이나 좁은 통로 등에서 인프라 변경 없이 바로 투입 가능합니다. 저희는 휴머노이드의 핵심 요건을 “예측가능한 동작, 빠른 반응, 명확한 의사소통”으로 명시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 문제가 휴머노이드 도입의 가장 큰 촉진 요인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어떤 산업군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있습니까? 일본, 독일,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휴머노이드가 노동력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Kim      
 선제적 충격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군을 명시하기보다는, 어떤 조건을 갖춘 산업군이냐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휴머노이드 가격의 안정성을 전제한다면, 아무래도 비정형적 환경 내 육체노동의 밀도가 집약돼 있는 산업에서의 니즈가 높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류로는 물류/창고, 전자상거래 후방, 제조 후공정, 건설/농업 등이 있습니다.
국가별로 다양한 대체 범위 및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일본은 초고령화 및 요양 인력 공백에 따른 “돌봄 서비스”가 시험적으로 도입하기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 대인 접촉 안정성 및 비용이 병목으로 생각됩니다. 독일 등 유럽은 고위험 시스템에 대한 관리/감독 요구가 휴머노이드 도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경우엔 제조/전자/데이터센터 등 산업 자동화 영역에서 아시아 내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AI, 센서, 배터리, 액추에이터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Boston Dynamics의 Atlas와 Sanctuary AI의 Phoenix는 그 대표 사례로 꼽히는데요.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큰 병목 구간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OpenAI의 GPT-5나 Anthropic의 Claude, 그리고 NVIDIA의 Project GR00T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이 인간-로봇 상호작용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다고 보십니까? 
Kim      
 가장 큰 병목은 소프트웨어와 AI의 정교함 부족입니다. 구체적으로 예측가능한 모션, 고속 반응성, 명확한 인간-로봇 커뮤니케이션을 뽑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골격/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 에지-클라우드/ AI 모델의 상호운영 최적화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저희도 “자율 AI 에이전트”, “에지 AI” 및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을 “로보틱스 전개 가속”의 핵심으로 평가합니다. 이는 HRI(Human Robot Interface) 고도화와 오프라인/에지 의사 결정을 지원해 실사용성을 높입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화는 액추에이터 기술의 향상과 혁신에 달려 있다. 반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와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인간 수준의 인지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생성AI(Generative AI),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s), 강화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과 같은 기술들이 핵심이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업들의 수직 통합형 사업모델(하드웨어-소프트웨어 자체 개발)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떤 회사들은 기존 제조업체들과 협력을 합니다. 이런 두 접근 방식 중 어느 쪽이 유리할까요? 로봇 산업에서의 최근 인수합병(M&A) 추세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예를 들어, 애플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졌다는 루머나, Amazon이 로봇청소기 업체 iRobot 인수를 시도했던 사례처럼, 대형 기업들이 스타트업을 흡수하면서 생기는 기술 집중 현상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테슬라의 Optimus와 같이 기존 제조업 기반 대기업이 로봇을 직접 개발·생산하는 모델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Kim      
 현시점에서는, 뭐가 유리하다기보다는 각 사의 상황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현재 다수 리더 기업들이 속도와 통제력에 유리한 수직 통합 스타트업이지만, 성숙기에서는 유연성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분업 & 협업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핵심 SW는 내재화하되, 컴포넌트 (모션/ 감속기/ 배터리 등)은 에코시스템 내 조달로 혼합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빅테크/ 대기업 내 흡수의 경우, 규제, 안전, 데이터 거버넌스 등을 충족시켜서 빠른 시장화를 가져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다양성의 축소 및 벤더 종속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제조 대기업의 직접 개발/생산은 스케일업 및 속도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영향을 주리라 생각됩니다.
 






현대차, 토요타, 메르세데스, BMW 등 자동차 OEM에게 휴머노이드는 어떤 의미일까요? 
Kim      
 우선 가시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공정 내 도입을 통한 효율/품질/위험완화 등의 달성입니다. 즉, 생산 자동화의 “다음 단계”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BMW와 Figure의 협업이 대표 사례입니다. 모빌리티에 대한 대체/보완 관점에서의 휴머노이드의 사업적 의미는 아직은 제한적일 거라 보입니다.
 
 
Roland Berger 보고서는 2050년까지 휴머노이드가 전방위 산업에 보편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와 특정 영역에 국한되는 보수적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어느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보십니까? 기술의 진보 외에도 사회적 수용성, 윤리, 법제도, 사용자 경험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시나요?
Kim      
 이 부분은 워낙 변수가 많다 보니 저희도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말씀 주셨던 사회적 수용성, 윤리, 법제도 등이 확산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변수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야심찬 시나리오(Ambitious scenario): 시나리오는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이 보편적 적용성과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생산되며, 연간 약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많은 지역에서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수요가 높아질 ‘수작업 노동’의 공백을 메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보수적 시나리오(Conservative scenario):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이 틈새시장에만 제한되는 경우, 이들은 제한된 환경이나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특정 업무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기술적 돌파구가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실현되지 못한 채 정체되면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생산량이 약 200만 대, 연간 매출은 약 2,000억 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의 주도권은 미국, 중국, 유럽으로 나뉘어 있는 상황인데,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술적·산업적 기회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국이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분야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Kim      
 한국에서도 현대차가 Boston Dynamics를 통해 완성 로봇에 대한 시장 참여가 진행되고 있고, 한국 전체 산업으로 눈을 돌리자면, 주요 부품/모듈에 대한 시장 참여 및 경쟁력 확보는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반도체/ 메모리/ AI SoC 등에 대한 생태계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휴머노이드는 산업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에서 선보인 가정용 로봇, 그리고 Amazon Astro 사례 등은 '가정'이라는 공간이 주요 시장이 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향후 가정용 로봇(가사, 돌봄, 감성 교류)의 대중화 시점은 언제쯤으로 보십니까? ‘가정용 휴머노이드’가 현실화되기 위해 기술 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요소는 무엇입니까? (예: 안전성, 가격, 문화적 수용성, 윤리 등) 
Kim        
사실 가정용에서는 더 많은 과제가 산재해 있습니다. 가정 내 안전(접촉/전도/방화 등), 프라이버시(온디바이스 처리), 아동/노인 인터랙션 가이드라인, 보험/책임 할당, 문화적 수용성 등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처럼 인간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로봇이 노인 돌봄, 치매 예방, 반려 역할 등에서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지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의 퍼로, LG의 AI 케어봇 등이 이런 영역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바이센테니얼맨, A.I., Her,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같은 영화나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처럼 기술이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다룰 수 있는가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가요?
Kim        노인 돌봄, 치매 예방, 반려 역할 등에서 안드로이드는 감정적 안정성과 사회적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윤리적 경계와 인간성의 정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병행돼야 합니다.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보듯, 일반 소비자 대상 제품은 극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요구받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최소한의 안전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근 EU는 AI Act를 통해 휴머노이드와 같은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규제를 논의 중입니다. 어떤 국가나 지역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더 빠르게 주도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Kim      
 휴머노이드의 일상 진입을 위해서는 극도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요구됩니다.
EU의 AI Act와 같은 고위험 AI 규제가 도입 속도와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며, 따라서 규제 선도국(EU, 일본 등)이 초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게임 ‘Detroit: Become Human’의 제작사 Quantic Dream은 디트로이트를 로봇 제조의 중심지로 재탄생시켜 노동 중심지였던 자동차 도시가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 생산지로 변모한 설정을 통해 산업과 인간, 기술의 아이러니를 강조했다. 과거의 번영 후 빈곤, 인종, 사회적 갈등을 안드로이드들이 겪는 차별, 계급화, 자유 투쟁의 서사로 병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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