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형 상용 전기 및 하이브리드 차량 제조사 하빈저(Harbinger)가 자율주행 기술 기업 팬텀에이아이(Phantom AI)를 인수했다고 25일(미국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인수 발표와 함께, 하빈저와 ZF 그룹의 승용차용 ADAS 사업부는 ZF의 승용차 ADAS 제품에 팬텀에이아이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2025년 11월 완료됐으며, 애틀랜티커스 어드바이저스(Atlanticus Advisors LLC)가 팬텀에이아이의 재무 자문을 맡았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과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팬텀에이아이의 30명 규모 인력은 그대로 승계된다.
하빈저는 팬텀에이아이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2026년부터 자사 중형 전기 및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적용 대상에는 긴급 제동(emergency braking),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ACC), 차선 유지(lane keeping) 보조 등 주요 ADAS 기능이 포함된다. 그동안 중형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 대비 첨단 안전 및 보조 시스템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만큼, 대형 플릿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존 해리스(John Harris) 하빈저 공동 설립자 겸 CEO는 이번 인수와 ZF와의 협력이 상용차를 넘어 새로운 시장 세그먼트로 확장하는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팬텀에이아이의 컴퓨터 비전 기술과 ZF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자동차 시스템 역량을 결합해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자율주행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포춘 500대 기업 고객들이 요구해 온 더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및 안전 기능을 중형 차량에 확대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계약에 따라 ZF는 팬텀에이아이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자사 승용차 ADAS 제품에 라이선스 형태로 적용한다. 이를 통해 승용차 ADAS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향후 보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ZF 전자·ADAS 사업부 구매 책임자는 이번 협업이 다양한 가격대와 사양 옵션을 제공하는 동시에 향후 자율주행 역량 확보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팬텀에이아이는 전 테슬라 ADAS 엔지니어 출신 조형기 씨와 전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및 ADAS 엔지니어 출신 이찬규 씨가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두 창업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ADAS 기술을 개발·양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팬텀에이아이는 레벨 2 수준의 비용 효율적 자율주행 솔루션을 중심으로 자동 긴급 제동, 차선 유지 보조 등 기술의 대중화에 집중해 왔다.
조형기 팬텀에이아이 공동 설립자 겸 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중형 상용차 시장에 강력한 ADAS 기능과 텔레매틱스를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기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ZF 그룹은 지난해 12월 ADAS 사업을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HARMAN International)에 15억 유로에 매각하기로 했으며, 매각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빈저는 중형 상용차 시장을 겨냥해 전기 구동을 전제로 차량을 처음부터 설계한 기업이다. 운전자 중심 설계를 기반으로 서스펜션과 핸들링 성능을 개선해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는 데 주력해 왔다. 팬텀에이아이 기술 도입 이전에도 후방 카메라(동적 궤적 표시), 가상 범퍼, 보행자 보호를 위한 차량 경고음 시스템(AVAS) 등 다양한 안전·보조 기능을 기본 탑재해 왔다.
특히 하빈저는 전기차임에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수준의 초기 구매 비용을 제시해 플릿 고객이 대규모 선투자 부담 없이 전동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번 인수는 하빈저가 상용차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확장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