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브로이니히 독일 자동차공업협회 상임이사
지난 3월 서울모터쇼, 독일 파빌리온에서 클라우스 브로이니히(Klaus Br둼nig) 독일 자동차공업협회(VDA) 상임이사가 독일 자동차 산업계가 바라본 한국 시장과 독일 산업의 성공 요인, 한국과 독일 자동차 산업의 발전 유사점, 양국간 경쟁 심화 및 협력 증대, 공동 성장을 위한 교역정책 상의 전제조건에 대해 브리핑했다. 이를 전한다.
한국 승용차 시장은 2010년부터 안정적인 수준에 접어들었다. 연간 신차 판매대수는 약 130만 대에 이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승용차 시장은 내수 공급업체들이 거의 독식한다. 지난 2012년도의 수입 비중은 10%였으며, 2013년 1월 현재 13%로 소폭 증가했다. 독일은 수입 승용차 비율이 몇 년째 약 30%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는 무려 48%에 이른다.
한국의 자동차 수입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에서도 독일 OEM은 한국에서 각자의 기회를 십분 활용하고 신뢰를 쌓았다. 한국에서 지난 2009년 이후 독일 OEM의 시장 점유율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09년 시장 점유율은 2.7%였지만 꾸준히 증가해 2010년 4.1%를 기록했고, 2011년에는 5.4%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6.9%에 달했다.
올해에도 새로운 성공사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3년 1월 현재 이미 9.8%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고, 전체 시장 규모는 5% 증가했다. 즉, 1월에 판매된 신규차량 열 대 가운데 한 대가 독일 차량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아우디, 벤틀리, BMW, 메르세데스 벤츠, 미니, 포르쉐, 롤스로이스, 폭스바겐과 같은 독일 대기업의 모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이 한국에서 거둔 성공 스토리는 승용차 매출 신장률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1987년 한국 시장에 판매된 독일 승용차는 10대에 불과했다. 1990년에는 그 수가 413대로 증가했다. 10년 후인 2000년 독일 승용차 매출은 6배 증가했지만, 판매된 차량 수는 고작 2,500대였다. 그러나 2010년 독일 OEM은 한국 시장에서 5만 4,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수는 10년 만에 무려 2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2012년의 판매 대수는 8만 9,700대에 이르렀고 이는 2010년 대비 66% 증가한 것이다.
이 숫자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다른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독일 제조사들은 한국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고, 시장의 무려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팬들은 독일 프리미엄 카의 뛰어난 품질, 멋진 디자인, 높은 안전성, 편안함, 그리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높게 평가해주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에 있어 한국은 중요한 프리미엄 시장인 것이다. 이는 우리의 관점에서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입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산업적 가치창출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의 승용차 내수생산이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320만 대가 생산된 데 이어, 이듬해에는 390만 대를 돌파했다. 독일의 경우 2012년 독일 국내에서 540만 대의 승용차가 제조됐고, 해외에서는 820만 대가 생산됐다. 한국의 2011년 신차 생산량은 420만 대로 400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2009년 대비 한국 OEM의 국내 생산율은 32% 증가했다.
한국과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구조적으로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양국은 모두 강력한 선진 산업국가이고 자동차 산업은 국가의 가치창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산업의 총 가치창조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 독일도 26%의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서유럽의 다른 국가들은 대부분 20%를 크게 밑돌고 있다. 강력한 산업이야말로 미래 가능성 있는 경제, 성장, 그리고 경쟁력 있는 일자리를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과 유사하게 한국의 자동차 산업도 꾸준히 국제화를 추진해 주요 시장에서 그 입지를 확대했다. 그 결과 서유럽 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4.2%, 자동차 대수로는 5만 4,000대에 달했고, 2012년에는 5.9%로 증가했다. 2013년 초까지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되고 있다(2013년 1월 시장 점유율 6.4%). 이로써, 세계 자동차시장의 지속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OEM은 지난해 서유럽에서 판매가 28% 증가했다. 이는 신규차량 판매가 약 15만 대 늘어난 것에 상응한다. 덧붙이자면, 서유럽에서 같은 기간 독일 브랜드는 약 50%에 이르는 판매율을 유지하거나 소폭 높이는 데 그쳤다. 즉 한국 OEM의 성장으로 다른 경쟁사들의 입지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독일 기업은 유럽연합(EU) 내 한국 OEM의 생산 급증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독일 기업은 이러한 한국 OEM의 발전에 적극 동참하고 있기도 하다.
2006년 한국 OEM의 EU 역내 생산량은 5,000대였다. 2008년에는 약 21만 대를 생산했고, 2010년에 43만 대, 2012년에는 60만 대를 돌파했다. 이는 6년 사이에 3배나 증가한 것이다. 한국과 독일은 자국에서의 생산 및 수출 증대와 해외 성장시장에서의 생산 확대, 2축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것이다.
비관세 무역장벽 지속 철폐
지속적 수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국 수입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유럽 국가들이 설득력 있는 조처들을 일부 실시했으며, 특히 비관세 무역장벽 제거 등도 이에 포함된다. 2011년 7월 발효된 한-EU FTA 협상 과정에서 우리는 관세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Non-Tarif Barriers, NTB)을 주시하면서 이를 지속적으로 철폐해 나가는 것을 늘 중요하게 생각했다. 상이한 “CO2 배출 규제”와 “기술 규정”은 유럽의 대 한국 수출을 어렵게 했다. 아직 일련의 무역장벽이 존재하고 있긴 해도, 이러한 NTB를 계속해서 철폐해 나가야만 한다. 예를 들어 ‘적응형 라이팅 시스템’이나 스페어 타이어, 또는 LED 등에 대한 규정에서 왜 한국과 EU의 표준이 서로 달라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통일된 표준을 마련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쌍무 협의와 중재 과정과 같은 기나긴 협상 이후, 이제 FTA의 지속적인 이행을 위한 구조적인 대화와 일련의 조처들이 추진되고 있다. 결국에는 FTA의 효과가 이런 것들을 통해 입증될 것이다. 한국과의 FTA가 발효된 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최종 평가를 내리기는 이른 감이 있다.
한국은 EU 외에 미국과도 FTA 협상을 실시했다. 한국 OEM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8.7%로 독일 OEM의 시장 점유율과 비슷하다. 물론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독일 브랜드의 1대 당 가치가 훨씬 더 높다. 이는 한국 내 독일 기업의 위치와 유사하게 독일 브랜드들이 미국 프리미엄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독일, 두 자동차 국가 사이에 활발한 교역이 이뤄지고 있다. 2007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OEM은 독일과의 자동차 교역에서 흑자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한국의 대 독일 수출이 지난해 1/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승용차 제조사들은 15억 유로에 이르는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독일 기업의 승용차 수출 규모는 21억 유로에 달했다. 반면 독일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승용차는 약 6억 유로 규모에 그쳤다. 한국으로 수출된 독일의 신차는 8만 대를 기록했다.
유럽 제조사들은 EU 지역에서 한국으로 모두 9만 5,000대를 수출했다. 반대로 한국 제조사들은 EU로 40만 대의 차량을 공급했다.
서플라이어 위한 잠재력 이용
한-EU FTA로 인해 많은 수입 장벽이 적어도 축소되거나 아예 전면 폐지됐다. 여기에는 한-EU 간 교역 시의 부품 관세도 포함된다. 이로 인해 한국 부품업체들이 커다란 혜택을 보았다. 지난해에만 한국 기업의 대 독일 수출은 23% 증가한 3억 유로를 기록했다. 독일 부품업체들의 상황은 이와 정반대다. 독일 기업은 관세 철폐에도 불구하고 대 한국 수출이 오히려 13% 감소했다. 정계에서 기대했던 FTA 체결 효과가 아직 달성되지 않은 것이다. 독일 부품업체들은 7억 5,000만 유로에 상당하는 부품과 액세서리를 수출했다. 수출 품목의 절반 이상은 엔진 부품이다. 여기에서 양측 모두에게 잠재력이 남아 있다.
FTA는 한국과 EU의 관계를, 한국과 독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수입 관세 인하(8%에서 5.6%로 축소)가 독일 브랜드의 판매를 증가시킨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다. 독일 제조사들의 성공은 오히려 세계적인 품질과 차량 모델의 매력에 기초하고 있다. 한국 고객들이 이런 점을 알아주고 있고, 무엇보다 독일 OEM이 한국에서의 판매 및 마케팅 활동 확대를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났다.
독일 부품업체들과 함께 독일 자동차 산업은 한국의 자동차시장과 한국 시장의 지속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윈-윈 상황이라고 보고 있으며, 양국 협력의 심화를 고대하고 있다. 양국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참된 자유무역의 틀 안에서 공정한 시장 접근 및 무역장벽의 철폐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
한국 OEM은 독일에게 강력한 경쟁 상대다. 그러나 동시에 양국간 협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협력 가능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독일의 많은 제조사와 서플라이어가 서울에 왔다. 독일 공동부스를 통해 중소기업을 위한 문을 열어주는 역할도 수행했다. VDA에 소속돼 있는 주요 서플라이어 4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서플라이어의 아시아 지역 매출 비율은 2001년 약 2%에서 현재 거의 10%까지 높아졌다. 한편 우리는 독일 OEM을 상대로 한 아시아 지역 공급업체들, 특히 한국 업체들의 사업 동향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혁신적인 서플라이어에는 최고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경쟁 또한 적지 않다. 독일은 이러한 경쟁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모든 시장에 적용되는 것이며, 결코 쉽지 않은 한국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MINI COMMENT 주한 독일 요하네스 레겐브레히트 부대사 주한 독일 요하네스 레겐브레히트 (Johannes Regenbrecht) 부대사는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한독 협력을 강조했다. “한 국은 시장 규모가 작고 또 메가시티여서 대기오염 등의 문제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확대 여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한국에서 놀라운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 독일은 현재 전기차 등 수많은 친환경차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자동차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통수단과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모터쇼에는 전 세계 자동차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들이 빠짐없이 참여했다. 또 이들은 CO2 배출저감을 위한 신소재, 파워트레인 등 다양한 하이테크 기술을 선보였다. 깨 끗한 공기,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기술들이 대거 선보여졌다. 한국과 독일은 모두 강력한 산업국가이고 특히 강력한 IT국가다. 한국은 리튬배터리와 같은 배터리 기술에서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독일과 서로 협력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교통기술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튀링겐 주, 7개 기업 참가 독일 파빌리온에는 COMP Trade Technologies GmbH, GBneuhaus GmbH, HKO Heat Protection Group, MITEC Automotive AG, REGE Motorenteile GmbH, TüV Thüringen e.V., Hirschvogel Automotive Group 등 튀링겐주 7개 자동차 기업이 출전했다. 튀링겐 주에는 500개가 넘는 핵심 자동차 부품 기업이 있다. 이들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튀링겐인터내셔널과 튀링겐 주 자동차협회의 지원을 받고 있다. 튀링겐 주 개발공사의 안드레아스 크레이(Andreas Krey) 대표는“노하우 측면에서 튀링겐 주의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세계적 수준의 서플라이어”라며“ 한국의 파트너들과 성공적인 협력 및 강화를 목표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튀링겐과 한국 기업들은 긴밀하고 성공적인 협업을 진행해왔다. 예를 들어 지난해 7월 산업의 날에 독일 에어프르트에서 튀링겐 주 개발공사와 튀링겐 자동차협회의 제안으로 기업간 협의가 있었다. 또 제 64회 독일국제상용차박람회(IAA)에서 튀링겐 기업들은 45명에 달하는 한국기업방문단과 한국전시참가기업에“한국의 날”이라는 특별 부대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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