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개최한 스마트카 부문 ‘대중소 협력 연구개발(R&D) 지원 정보공유 포럼’에서 LG전자 CIC 스마트카 연구소의 김준선 상무가 ‘LGE's Perspective for the Autonomous Vehicle’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주행이 아닌 서비스 관점에서 김 상무가 본 자율주행차의 모습을 전한다.
자료│KEIT·LGE
자동차 기술은 크게 파워트레인, 섀시, 세이프티, 인포테인먼트 부문으로 나뉜다. 인포테인먼트와 세이프티 부문을 ‘스마트카’라고 한다면 파워트레인과 섀시의 미래는 그린카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는 티어1으로서 자율주행차나 자동주차를 주행 측면이 아닌 서비스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25년이면 글로벌 600여개 도시, 전체 1억 1,500만 대의 차 중 1% 미만인 23만 대가 자율주행차(or 자동주행)로 판매돼 주행할 전망이다. 자율주행에는 현재 도시화, IT세대, 사고예방, 고령화란 4대 트렌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시화의 가속과 교통의 혼잡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회적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 80년대 이후 출생한 IT세대들은 이전 세대와 자동차에 대한 가치관이 크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더 높은 관심을 갖고 있고, 인구 감소의 영향도 있겠지만 면허증을 따는 수가 갈수록 줄고 있다. 자동차 사고 발생의 최대 요인은 운전부주의인데 이에 따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율주행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선진국, 도시 인구의 고령화 가속은 운전자의 인지능력 저하를 말하며 치명적 사고 위험도를 높이고 있다.
자율주행차란 콘셉트가 등장한 것은 1950년대다. 당시 사람들은 이 기술이 2000년경 상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아직까지 기대했던 자율주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분명히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더욱 현실에 가깝게 다가왔다.
현 시점에서 자율주행에 대해 이야기 하면 수많은 의문과 이슈들이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이 운전하는 차와 자율주행차가 함께 도로를 주행할 수 있을까’란 질문이 있다. 자율주행차를 탄다면 사고 예방이 가능하겠지만 직접 운전자가 제어하는 차의 경우는 오히려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다른 질문들로는 ‘대규모의 인프라 구축은 가능할까’, ‘자율주행차를 탄 사람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 ‘이 차에 대해 사람들은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차의 적당한 가격은 얼마일까’ 등등이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미국의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이 자율주행에 적극적이고, 새너제이에 본부를 둔 구글이 2015년이면 200대의 셀프 드라이빙 카를 테스트하기로 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자율주행차에 대한 법제화의 양상이 동부와 크게 다른 이유를 묻기도 한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자율주행차와 그 주요 구성요소가 LG전자와 같은 티어1, 티어2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점이다. 이런 컴포넌트와 부품들은 2020년,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 적용될 것이고, 한국의 자동차 부품회사들에게도 큰 기회가 될 것이다.
3D 세계를 구축하는 구글
컴포넌트란 크게 나눠 센서부, 커넥티비티, 주행판단부, 차량제어부, 디스플레이 및 사용자 관점의 HMI 등이다. 특히 LG전자와 같은 회사들은 센서부나 커넥티비티, 디스플레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행판단부에는 3D 디지털 맵 등이 포함되는데, 구글은 센서, 커넥비티, 차량제어 등 자율주행을 위한 모든 부분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3D 맵에 가장 포커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맵 정보는 커넥티비티를 통해 받을 수도 있지만 구글은 실제 주행하면서 카메라 등을 동원해 여러 주변 인프라 등 환경을 2D가 아닌 3D 디지털 맵으로 그리고 이를 데이터화시키려 하고 있다. 구글이 차를 팔아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센서 영역에는 이미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퓨전 등의 센서가 있다. 물론 새로운 센서는 없다. 그러나 이 기술을 어떻게 고도화시키고, 여러 개 센서가 차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자율주행 기능에 맞춰 퓨전 알고리즘을 짜고 비용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가가 핵심 관권이다. 구글이 라이더를 쓰고, 폭스바겐 등은 레이더와 카메라 등을 이용해 자율주행을 한다고 하지만, 여기에 정해진 답은 없다. 이는 자율주행 서비스와 솔루션의 개발 방향, 자율주행 단계에 따라 정해지고 조합돼 사용될 것이다. 물론 센서의 퓨전은 거스를 수 없는 당연한 방향이다.
5G가 가져올 변화
LG전자가 커넥티비티를 강화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스마트폰, 모바일 사업이 강해서가 아니다. 오프라인 자율주행으로만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인가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커넥티드 카 프로젝트가 존재하며 유럽 등은 미래의 차를 커넥티드 카, 작은 모바일 스테이션이라고 보고 있다. 커넥티비티는 센서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다. 차가 주행하면서 실시간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며 차량 간 통신을 하고, 텔레매틱스를 통해 자율주행을 지원한다면 리얼타임 업데이트를 포함해 더욱 안전한 운행을 보장할 것이다. 디지털 맵의 경우 구글의 비롯해 많은 티어들이 자율주행을 위한 3D 맵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맵을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어떻게 자동차에 온라인으로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결론은 커넥티비티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V2V, V2I, V2C, V2P 중 어떤 것이 먼저 시장에 나올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또 커넥티비티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LTE A가 될지 5G가 될 지 알 수 없다. 실제로 LTE로 국가재난망을 구축하는 계획이 있기도 하지만, 차세대 무선통신인 5G의 상용화가 2020년까지 추진된다면 대용량 데이터 전송의 장점뿐만 아니라 통신지연이 1 ms 이내로 가능해져 오프라인의 자율주행을 온라인으로 불러와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5G 컨소시엄에 가보면 예를 들어 실감, 촉감 인터넷을 자동차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를 심각히 고민하는 것처럼 매우 다양하고 새로운 자동차 기술이 제안되고 있다. 5G는 자율주행을 보장해 줄 툴이 될 수 있고, 한국의 인프라는 글로벌 자율주행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업계는 평창 올림픽 이전에 5G에 대한 시범 서비스를 시현할 계획이다.
커넥티비티 측면의 서비스가 강화된다면 유럽의 eCall, 브라질의 트래킹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서비스, 내비게이션, 차량 진단ㆍ보안,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 이런 서비스들의 형성은 자율주행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차 안을 보는 시대
개인적으로 OEM 주도로 진행되는 자율주행보다 서비스 주도로 진행되는 자율주행이 더 현실적이라고 본다. 디바이스의 큰 액정이 스마트폰 시장을 만든 것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의해 된 것처럼 자율주행도 서비스와 커넥티비티를 통해 진전될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자동차시장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앱 및 콘텐츠, 네트워크, 커넥티드 디바이스로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이 경우 커넥티비티 네트워크 및 디바이스 측면에서 OEM 외에 티어1, 티어2, 콘텐츠 프로바이더, 솔루션 플랫폼 프로바이더, 이동통신사, 단말 제조사 등 다양한 사업자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또 협력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이같은 밸류체인이 구축된다면 자율주행은 이제 ‘단지 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될 것이다. 즉, 운전 외에 무엇을 할 것인가, 뭔가를 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는 무엇이 될 것인가가 중요해질 것이다. 차 밖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차 안의 고해상도, 멀티 디스플레이를 보고 첨단 HMI를 이용해 휴식을 취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것이다.
이와 관련, 예를 들어 기존의 T자형 콕핏은 미래에도 유지될 것인지, 디스플레이 모드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클러스터의 디스플레이어는 중앙 디스플레이와 어떤 모드로 움직일 것인지,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개발 통합될 것인지, 하드웨어 밸류체인은 어떻게 될 것인지와 같은 다양한 질문과 이슈들이 도출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분명히 개인화, 다중화되고 SD급에서 FHD로 발전하고 있으며, 디자인 형상도 변하고 있다. 또 음성, 터치, 제스처, 햅틱, 바이오 인식, 비전 등 새로운 HMI가 자율주행차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시화, IT세대, 고령화와 사고예방을 고려하면 안전과 편의의 자율주행은 궁극적 목표다. 커넥티비티는 상호 보완적인 필수 요소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고 5G 및 관련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이다. 디스플레이와 HMI는 차량 내 환경변화에 따른 다이내믹 디스플레이, 사용자 관점에서 통합된 HMI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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