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규제 110g이 현실적”
2014 KSAE Leaders Forum
2014년 11월호 지면기사  / 정리│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한국자동차공학회(회장,박병완, 한국GM 부사장)가 10월 15일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2014년도 ‘KSAE 리더스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에서는 ‘2014 자동차 산업 주요 이슈와 미래 기술 방향’을 주제로 현대자동차 김해진 사장이 특별강연을 했다. 김 사장은 각종 경제지표를 보여주며 국가 경제의 핵심인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 발전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또 제네시스에 대한 영상물과 연료전지차 양산을 소개하며 현대자동차의 높아진 위상, 전기/전자 고도화 노력, 프리미엄 전략 추진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정부에는 2020년 국내 CO2 배출규제 수준을 우리의 자동차 문화, 산업 실정에 맞게 110 g/km로 조정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사장의 강연을 전한다.

국가경제를 짊어진 자동차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이다. 여러 지수를 볼 때 자동차 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에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자동차 산업에는 40만 4,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는 전체 제조업의 10% 비중이다. 무역 수출은 지난해 747억 달러를 기록하며 반도체 산업을 능가했다. 전체 제조업 중 13%에 해당한다. 자동차 산업은 무역수지에서도 수출 747억 달러, 수입 11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인 635억 달러(64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의 무역 흑자가 442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자동차 산업 혼자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OEM이 자동차 판매로 42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 동안 관련 부품산업도 21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점이 고무적이다. 부품사업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과거 2000년대와 비교할 때 12배 늘어난 수치다. 국가 조세 수입 측면에서도 자동차는 15%를 기록해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시장은 8,100만 대 규모였다. 올해는 8,400만 대로 추정된다. 예전에는 선진시장의 판매량이 신흥시장보다 높았지만 이제 신흥시장이 더 커졌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아세안 시장의 성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역별 시장 비중은 중국이 34%, 미국이 28%, 유럽이 24% 순이다.

800만 대 돌파 눈 앞

전 세계 카 메이커별 실적을 보면 토요타, 폭스바겐, GM, 르노닛산, 현대자동차의 순이다. 토요타, 폭스바겐은 올해 1,000만 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고, GM도 1,000만 대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연 800만 대 이상 판매 메이커는 현재 4개 업체인데, 올해 현대도  800만 대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워트레인별로 보면 전 세계적으로 가솔린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가솔린이 초강세인 북미와 중국에서 지난해 각각 95%, 98% 셰어를 기록했다. 반대로 유럽과 인도는 디젤이 강세다. 디젤은 유럽에서 54%, 인도에서 55%를 점유했다. 인도는 특이하게 소형차에서 디젤 점유율이 70%대다. 

전 세계적으로 연비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소비자 또한 연비, 실용성에 높은 순위를 매기고 있다.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의 경우도 2,000 cc 이하 모델 비중이 과거 35%에서 현재 42%로 크게 높아졌다. 단순히 차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엔진 배기량을 줄이면서 터보차저 등을 이용해 파워를 유지하거나 높이고 있는 것이다.

110 g/km와 플러그인이 합당 
 
CO2 배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2020년이면 현재 수준보다 30% 정도 강화된다. 미국의 기업평균연비규제(CAFE)는 현재 37.8 mpg 수준인데 2020년 46.6 mpg, 2025년까지는 54.5 mpg로 강화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예를 들어 100만 대를 판매하는 카 메이커는 1마일 미달되면 600억 달러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유럽은 현재 130 g/km인데 2020년이면 95 g/km로 낮아진다. 100만 대를 판매하는 카 메이커는 1 g 미달에 따라 1,400억 달러의 패널티를 물어야만 한다. 중국은 현재 100 km 당 6.9리터로 규제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5리터로 낮출 계획이다. 유럽의 연비측정 방식을 이용하는 중국에서 규제를 클리어하려면 차는 리터 당 20 km를 주행할 수 있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97 g/km로 계획 중이다. 유럽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실정에는 110 g/km 정도가 맞을 것이다. 유럽의 경우 소형차 점유율이 70%, 효율 높은 디젤 비중이 50%, 수동 기어 보급률이 80%이지만 우리는 가솔린, 자동 기어 비중이 매우 높고 소형차 비중도 낮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2030년이 되도 산업의 메인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디젤일 것이다. 이런 차들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터보차저, 다운사이징, 경량화, 모듈화, 스톱/스타트 시스템(ISG), CVT, DCT, 고단 기어 등 다방면에서의 혁신 적용과 CNG 등 대체연료를 이용해 대응할 것이다. 또 이와 더불어 카 메이커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전동화 모델을 확대하고 보급을 늘릴 것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지난해 전기 파워트레인의 친환경차는 세계 주요 지역에서 174만 대가 팔렸다. 주종은 하이브리드였지만 전기차도 6%나 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9만 대가 팔리며 5%를 점유했다. 이들 친환경차의 올해 판매량은 200만 대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130 g/km의 CO2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유럽에서 출시되는 모든 파워트레인 모델들은 일부 고성능 모델을 제외하면 50 g/km에서 190 g/km의 범위 내에 있다. 그러나 2020년이 되면 이 폭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메이커들이 95 g/km를 클리어하려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 추가하고 보급량을 늘려야만 한다. 중소형차를 하이브리드화하면 배출을 100 g/km내에 맞출 수 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50 g/km에 맞출 수 있다.

타입별 성장을 전망하면 하이브리드 카의 성장이 서서히 둔화되는 동안 유럽과 북미가 포커스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하이브리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이 시장을 키운 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플러그인 하는 차로 확대해야할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내년에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전기차는 지속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다. 그동안 전기차 판매량은 GM의 볼트, 닛산의 리프, 또 지난해 테슬라의 모델S 등 주요 모델의 출시 때에 맞춰 크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닛산은 4만 2,000대의 전기차를 팔았고, 테슬라는 2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현대자동차는 1998년부터 연구해온 연료전지차를 지난해부터 조기 양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유럽 등에 수출해 리스로 판매하고 있다. 강화되는 연비 규제에 따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향후 각광받을 것이고, 차량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또 200~300 km 이상을 갈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의 확보가 업계의 화두가 될 것이다.



주목받을 만한 테슬라


모델 S로 테슬라는 브랜드 랭킹이 5위로 올랐다. 또 소비자평가지수인 컨슈머리포트는 모델 S에 99점을 줬다. 역사상 어떤 차도 이런 점수를 받아본 적이 없다. 평균 80점만 넘어도 상당히 좋은 차로 평가받는다.

모델 S는 대단히 혁신적인 차다. 럭셔리 스포츠카의 외관에 인테리어는 대형 17인치 터치패드 등 전자화의 혁신을 한 눈에 보여준다. 차를 타봐도 다른 전기차들과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225 kW, 375 V 구동전압의 트랙션 모터를 장착해 강력한 파워를 선사하는 동시에 바닥에 넓게 깔린 배터리 무게가 안락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이 배터리로 차는 한 번 충전으로 330 km를 넘게 주행한다.

이런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테슬라는 자동차에서는 쓰지 않는 원통형 셀을 5,500개 이상을 차량 하부에 깔았다. 물론 이런 점이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내구성, 안전성 등 모든 면을 고려해 차를 만들고 파는 전통적 카 메이커들은 이런 차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모두가 테슬라가 센세이션을 일으킨데 대해 동의하고 칭찬하고 있다. 7만 달러가 넘는 고가의 차임에도 세컨드 카로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 요구

유지, 보수와 관련된 현대자동차의 사업은 늘 적자다. 그만큼 품질이 높아진 것이다. 볼륨은 연 800만 대 수준에 왔다. 현대자동차는 이제 품질 확보와 볼륨에 대한 전략에서 고급화로 이동 중이다.

1993년 당시 프리미엄 카 시장은 270만 대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는 3배 성장한 700만 대 규모가 됐다. 이런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에는 독일 3사의 기여가 컸다. 지난 20년 사이 아우디, BMW, 벤츠 등은 110~120만 대씩 판매량을 늘렸다. 이 밖에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랜드로버 등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와 인피니티, 어큐라, 렉서스 등 다른 볼륨 메이커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시장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과거에는 일반차와 고성능차의 구분이 확실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소형의 연비, 성능 모두 좋은 차를 만들고 있고, 판매량, 수익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볼륨 브랜드들은 새로운 중대형 모델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PSA는 DS란 브랜드를 만들어 고급차를 포진시키고 있고, 르노는 F1 그랑프리, 알파인 등을 이용해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또 피아트는 알파로메오나 마세라티의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고급차 시장은 성장할 것이고, 이에 따라 볼륨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도 심화되고 있다.

미래이동성 고민할 때 


도시화, 고령화, 커넥티드 카, 오너십의 변화 등 미래이동성에 대한 카 메이커의 고민이 커가고 있다. 특히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는 다른 OEM에 비해 적극적으로 미래이동성을 장기 전략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벤츠는 안전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인이동성의 경험과 가치의 제공, 도심이동성에 포커스하고 있고, BMW는 업계의 파이오니어라는 자부심 속에서 특히 전기이동성과 커넥티드 카로 미래를 엿보기 시작했다. 아우디도 마찬가지로 트론을 내세우며 전기차와 CNG 등 친환경 이동성부터 출발하고 있다.

이같은 미래이동성 관련 주요 테마 중에는 자율주행이 있다. 현재 카 메이커들은 완전한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자동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이미 상용화했거나 곧 상용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OEM의 입장에서 차를 개발한다면 성능, 내구성, 생산공정, 비용, 법규 등 모든 것이 종합된 실용화된 기술을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구글의 셀프 드라이빙 카와 같은 차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도 자율주행차를 팔겠다기보다는 이런 차가 나올 때에 이와 관련된 기반 기술과 서비스에 포커스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자동차는 운전자 지원 시스템의 개발과 보급, 자율주행 관련 연구개발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고, 관련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대회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