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시스템즈, 자동차 제조혁명 파트너
3D Printing is the Next Model T Assembly Line
2014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3D시스템즈 같은 3D프린팅 업체와 고객사의 응용 노력으로 3D프린팅이 갈수록 제조혁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3D프린팅의 활용은 럭셔리 스포츠 카, 독일의 프리미엄 메이커, 포뮬러 원과 같이 비용에 덜 민감하고 상대적으로 기술 혁신에 포커스하는 기업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3D프린터로 만들 수 없는 부품은 거의 없으며, 극단적으로는 전자 시스템을 제외한 차 전체를 만들 수도 있다. 3D프린터의 응용분야를 발굴하고 다양한 제조공법과 잘 조합해 활용하는 메이커가 가장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3D프린팅 또는 DDM(Direct Digital Manufacturing)은 ‘순간이동 전송기’ 같다. ‘아인슈타인의 질량 에너지 동등성’을 모티브로 물질과 형상 정보를 빛 에너지로 바꿔 대원을 순간 이동시키는 스타트랙(Star Trak)의 ‘트랜스퍼(Transfer)’처럼 물리적 형상을 직접 스캔하거나, 기존 캐드 데이터를 이용해 형상을 그대로 뽑아낸다. 입력된 설계 데이터에 따라 프린터가 원료를 분사해 층을 쌓아올려 실제의 물건을 만든다.

3D프린팅을 이용하면 빠르고 쉽게 시제품 혹은 완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DDM 부품들은 조립될 뿐만 아니라 닦고, 접합하고, 페인팅 등 후처리할 수도 있다. 사출, 주조, 절삭 등과 같은 전통적 제조방식과 비교해 소량생산 또는 시제품 단계에서 크게 향상된 제작 속도,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속이 빈 중공구조의 용이한 구현처럼 유연한 디자인이란 장점도 부가해 성능 향상에도 기여한다. 

때문에 자동차 산업은 이 기술의 미래를 1913년 헨리 포드가 모델 T 라인에 도입한 근대적 생산라인과 동등한 혁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D프린팅의 가능성은 물리적 형상의 스캔으로부터 디지털 데이터를 다양한 엔진 방식으로 스틸, 플라스틱, 고무 등 소재의 제약 없이 출력하고, 트루컬러로도 프린팅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3D시스템즈와 같은 혁신 기업을 통해 갈수록 확고해지고 있다.

3D시스템즈의 백소령 부장은 “3D시스템즈는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발명하고 상용화했으며, 표면 조도가 가장 뛰어난  SLA(Stereo Lithography Apparatus) 엔진의 프로덕션 급 프린터를 비롯 다양한 제품과 다수의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3D프린팅의 미래를 개척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1호 대우자동차


3D프린팅의 이점은 명료하다. ▶시제품 제작 등에서 아웃소싱 절차를 제거하고 제작시간을 크게 단축 ▶프로세스 중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개발, 테스트, 재제작 시간을 줄이고 관련 비용을 대폭 삭감 ▶유연한 디자인 혁신성으로 성능 향상을 끌어낸다. 또한 내부 제작에 따라 아웃소싱으로 수반되던 보안 문제를 줄이고, 엔지니어링 디자인의 창조성, 다양성을 높인다.

특히, 개발기간과 비용 삭감의 장점은 자동차 업계가 일찍부터 3D프린팅을 도입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국내 3D프린터 도입 1호는 GM코리아의 전신인 대우자동차다. 이 회사는 이미 1998년에 시제품 제작 이상 용도인 3D시스템즈의 프로덕션급 SLA 엔진 프린터를 도입했다.

1990~2000년대에 국내의 모든 카 메이커들은 적어도 시제품 개발용 프린터를 한 대씩은 도입했다. 전 세계적인 3D프린팅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 국내 카 메이커들은 3D프린팅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티어1들도 3D프린터 도입을 마쳤다. 

3D시스템즈의 백소령 부장은 “자동차 업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 3D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느냐’로 업계는 이 기술을 통한 혁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예를 들자면, 현대모비스의 경우 3D시스템즈의 SLA 프린터로 헤드램프 시제품을 개발했는데, 이런 4~10억 원 정도의 프로덕션급 프린터 도입률이 현재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탈 솔루션의 시작


백 부장은 “2004년부터 4년간 독일에 나가 아이너스의 3D스캐닝 소프트웨어 관련 유럽시장을 개척하면서 다임러, BMW, 폭스바겐, 르노, 볼보와 같은 업체들을 고객으로 만들었었다”며 “당시 유럽의 카 메이커들 대부분이 초기 제품 설계 디자인 단계에서 목업(mockup)을 제작하고 이를 3D스캐너로 스캔해 CAD 데이터를 만들어 3D프린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2000년대를 지나며 자동차 산업은 물론 모든 산업군의 다양한 기업, 연구소, 대학들이 3D시스템즈의 솔루션을 도입했지만 정작 한국지사가 설립된 것은 최근인 2012년이다. 3D시스템즈는 백 부장이 근무하던 아이너스(1998년 설립)란 토종 3D스캐닝 소프트웨어 회사를 합병해 지사로 변환시켰다. 형상을 출력하려면 3D 콘텐츠 자체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만들어주는 저작 툴이 요구됨에 따라 관련 노하우, 알고리즘, 특허를 다량 보유한 아이너스를 합병했다. 

백 부장은 “뭔가 콘텐츠를 만들 때 아무것도 없는 블랭크(blank)에서 만들 수도 있지만, 기존의 물리적 데이터가 있다면 데이터를 새로 그리는 것보다는 스캐너로 스캔하고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설계, 재설계, 변형, 신제품 개발 등에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며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스캔해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사람을 스캔해 보철물을, 차량을 스캔해 디자인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3D시스템즈의 스캐너 제품은 개별 디자이너들을 위한 데스크톱용으로부터 도로, 건축물 등 랜드 스케이프 스캔을 위한 광대역 스캐너까지 매우 다양하다. 대개의 스캐너는 한 번의 샷으로 자동차로 치면 도어 크기를 찍을 수 있다.
백 부장은 “진짜사나이란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군에 입소하자마자 전투복, 전투모 등 물품을 지급할 때 3D스캐너가 전신을 스캔해 신체 사이즈에 맞는 물품을 지급한다”며 “유사하게 SizeKorea, SizeGERMANY 등과 같은 인체표준정보 DB, 3D 인체형상 데이터 구축 등에 3D스캐너가 사용되고, 이 데이터들이 카 메이커나 당국의 자동차 충돌안전 대응, HMI 디자인 개선에 활용된다”고 말했다.
랜드 스케이프 경우의 예로는 최근의 남대문 복원사업이나 싱크홀 현상 분석 등이 있다.




제조방식의 혁명


3D프린팅은 제품개발에서 시간, 장소, 비용의 제약을 없앤다. 예를 들어 제조공장을 세워 금형을 만들어야 하고, 이 금형을 만드는 데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입된다. 아웃소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D프린터는 이런 소모적 과정을 없앤다.

백 부장은 “자동차에는 3~5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3~5년간 대단히 많은 비용을 투입해 시제품을 만드는데, 예를 들어 도어 몰드를 하나 만드는 데에도 여러 번의 설계 변경과 억 단위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3D프린터로 출력하면 곧바로 조립, 테스트, 수정, 소재 변경을 해 시제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복잡한 3차원 형상의 모델들은 2D로 깎아 가공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리 멋진 디자인 설계를 한다고 해도 전통적 제조공법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프린터에서는 컴퓨터가 구현한 형상을 적층하는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 디자인의 자유도는 성능으로도 이어진다. 

신차를 개발할 때 엔지니어, 디자이너들은 기술, 디자인, 마케팅 측면에서 특히 성능과 연비에 주안점을 두는데, 성능의 개선은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설계를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구조설계를 어떻게 했는지, 스틸이나 알루미늄 등 어떤 소재를 채택했는지, 이 소재는 어떻게 제조했는지 등이 관건이다. 특정 부품을 주조 방식으로 덩어리로 만들면 대단히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능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가 빈 메시나 허니컴 타입 등의 중공 구조로 한다면 상당한 무게와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백 부장은 “엔진에서 각각의 기계 부품들이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조해석을 통한 3D 형상 설계를 한다. 그런데 이를 전통적 방식으로 구현한다면 간단치 않겠지만 3D프린팅은 단번에 해낼 수 있다”며 “이런 설계 및 제조 프로세스를 통해 구조적 강성, 내구성 등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면서 경량화를 더한 연비 향상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엔진의 격차


이같은 보편적 장점 이외에도 3D프린팅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다. 특히 3D시스템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 많다.

백 부장은 “소재에 따라 형상적 디자인과 기능성의 차이가 클 수 있고, 이것이 시제품이 될 것인지, 엔드 제품이 될 것인지도 결정된다”며 “3D시스템즈는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프린트 엔진을 보유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3D시스템즈는 총 10가지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DLP(Digital Light Processing),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SLA, DMS(Direct Metal Sintering) 등 다양한 엔진의 50여종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프린터들은 크게 컨슈머, 범용 시제품용인 프로페셔널, 완제품 제작이 가능한 프로덕션 프린터로 구분된다. 프로덕션 프린터는 SLA, SLS, DMS 엔진을 이용한다.

FDM은 필라멘트(플라스틱 소재)를 녹여 노즐을 통해 분사해 형상을 적층하며 그리는 기술이다. DLP는 액체나 분말을 분사한 뒤 빛을 쏴 굳히는 기술이다. SLS는 나일론, 석고, 금속 등 소재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특히, 복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이용해 내구성 높은 제품을 출력한다. 5~10억 원대의 고가 제품이다. DMS는 다양한 메탈 소재를 이용한다.

대부분 3D프린터 업체는 1~2개 정도의 엔진을 갖고 있다. 엔진이 적다는 것은 재료의 제약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런 업체들은 높게는 PLA나 ABS 플라스틱만 사용 가능하다. 3D시스템즈는 10종의 엔진을 통해 거의 200종의 소재를 갖는다. 특히 3D시스템즈는 소재의 수를 셀 때 예를 들어 고무, ABS, PC를 혼합해 사용하는 멀티-머티리얼 프린트에서 디지털로 조합 가능한 소재의 수는 카운트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3D시스템즈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트루컬러 프린팅이 가능한 프린터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프린터들이 단일 재료를 쓰기 때문에 단색이고, 또 FDM 방식의 경우도 3색의 노즐로 정해진 구역에 색을 분사해 복합적으로 색이 보여지도록 하는 방식인데 반해, 3D시스템즈의 트루컬러는 출판물 출력과 같은 방식으로 색을 구현한다.  

창조경제


백 부장은 “3D프린터가 기존에 하던 것들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한계가 있던 것을 보완하거나 융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스피커 몰드는 부분적으로 형상이 매우 복잡할 뿐으로 적층해 잘 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하고 깍두기 모양의 하단부 같은 것은 기존 공법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3D프린팅이 차세대 생산기술이 될 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존재한다. 제조업에서는 자동 설비로 대량생산해 비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고 있고, 이는 현재의 기술과 비용 측면에서 3D프린팅이 대응할 수 없다. 그러나 확실히 3D프린팅은 기존 생산기술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게다가 3D프린팅은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제조산업 차원의 경제활성화 도구로 각광받고 투자받으며 이런 의구심을 긍정으로 바꿔가고 있다. 항공산업, 자동차 산업 등의 글로벌 선진기업들은 혁신의 도구로 심각하게는 조 단위의 투자를 감행하고 있고, 특히 선진국 정부들은 창조경제의 툴로 3D프린팅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미 오바마 정부는 3D프린팅이 동아시아로부터 일자리를 되찾아오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위캔웨이트(We Can't Wait)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민관 제조혁신 파일럿 재단으로 3D프린팅 전문 연구소 NAMII(National Additive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를 설립하고 미국 전역에 3D R&D센터를 15개나 만들었다. 미국처럼 제조업 이전으로 300만 개의 일자리를 잃은 유럽도 3D프린팅을 중요 축으로 이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국가과학기술심의회(4. 23)를 통해 3D프린팅 산업 발전 전략, 로드맵을 수립키로 했다. 

자동차에서 3D프린팅의 활용은 럭셔리 스포츠 카, 독일의 프리미엄 메이커, 포뮬러 원과 같이 비용에 덜 민감하고 상대적으로 기술 혁신에 포커스하는 기업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3D프린터로 만들 수 없는 부품은 거의 없으며, 극단적으로는 전자 시스템을 제외한 차 전체를 만들 수도 있다. 항공산업이 동체를 프린팅하려는 시도처럼, 로컬모터스(Local Motors)같은 회사는 프린터로 만든 전기차 판매에 나섰고, 테슬라처럼 주문자 생산 방식의 유니크한 디자인 옵션을 추가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백 부장은 “응용분야를 가장 잘 발굴해 다양한 제조공법과 잘 조합해 활용하는 업체가 가장 빠르게 혁신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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