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두근두근’한 車 만든다
F1 복귀 + 하이브리드 AWD 스포츠카
2015년 03월호 지면기사  / 정리│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혼다 R&D센터 지로 야마구치 전무

미래이동성 사회에 대한 혼다의 모토, 올해부터 연구개발 부분이 말하고 있는 미래 가치는 ‘두근두근(Waku Waku)’이다. 사서, 팔아서, 만들어서 기쁘다는 말이다. 이는 누구보다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고 풍요롭게 하는데 힘쓴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씨의 정신을 계승한다. 따라서 올해 혼다의 포인트는 프리미엄 스포츠 모델의 부활과 패밀리 밴의 강화에 있다. 도쿄 AUTOMOTIVE WORLD 2015에서 있었던 혼다의 지로 야마구치(Jiro Yamaguchi) 전무의 강연을 전한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자동차의 세대교체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기술뿐만 아니라 이동성의 변화가 주도하는 것이다. 6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인류는 8만 년 동안 생활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이리저리 이동했다. 즉, 이동성이란 사람의 기본적 욕구이고 보편적 가치인 것이다. 인류의 이동성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자동차다. 특히 1908년 포드가 모델 T를 만들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로운 이동성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자동차 이전의 이동수단은 마차였다. 예를 들어 1900년의 뉴욕에는 매일 2,000톤의 말똥이 배출됐는데, 시민들은 비위생적 환경에 따른 각종 질환, 전염병에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이런 것들이 자동차의 보급과 함께 크게 나아졌다. 그러나 20세기 초기와 비교해 기술이 대폭 진화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지구온난화란 다른 ‘배출’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이동성에는 친환경, 안전, 에너지 등 다양한 문제가 걸려 있고 우리는 이를 기술로 풀어 나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미래에 연료전지차(FCEV)와 도심형 배터리 전기차(BEV)를 통해 온실가스를 줄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스마트그리드 환경과 통합될 것이다. FCEV는 SHS(Smart Hydrogen Station)를 통해 연료를 차량의 고압탱크에 저장할 것이고, 또 이 차는 저장한 에너지를 가정으로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혼다는 이같은 시스템의 실증 실험을 사이타마에서 진행하고 있다.

N-BOX: 틀에 박히지 말라

미래이동성 사회에 대한 혼다의 모토, 올해부터 연구개발 부분이 말하고 있는 미래 가치는 ‘두근두근(Waku Waku)한 미래’다. 사서, 팔아서, 만들어 기쁘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고 풍요롭게 하는 것을 즐긴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씨의 정신을 계승하는 말이다.

혼다가 제품을 만들 때에는 언제나 세 가지 키워드를 염두에 둔다. 첫째는 “틀에 박히지 말라(Live outside the box)"는 것이다. 예를 들면 N-BOX란 모델이 있다. 이 박스형 패밀리 경차는 더 넓고 쾌적한 실내를 만들기 위해 새로 디자인한 엔진과 CVT를 이용해 초기 모델보다 엔진룸을 70 mm 더 줄임으로써 공간의 길이를 늘릴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차 중앙 바닥, 앞좌석 아래쪽에 연료 탱크를 배치하는 혁신도 단행했다. 특히, 이 연료 탱크의 재배치에 따라 트렁크 밑면이 낮아져 짐칸이 더 커졌고, 리어 시트를 접으면 실내 바닥이 굴곡 없이 평평하게 되게 됐다. 또 낮은 트렁크는 적재 시 바이크, 휠체어 등을 손쉽게 실을 수 있게 한다.




크리에이티브 무버: 고육지책 

둘째는 “고육지책(Wisdom learned from struggle)”이다. 지독히 고생해야 최대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날 혼다의 연구소도 진도 7의 지진으로 아수라장이 됐었다. 당시 우리는 6개월, 길게는 1년간 연구개발 활동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곧바로 가까운 공장, 사무실을 빌리고 필요한 기자재, 설비를 옮겨 단 일주일 만에 새 도면을 뽑아 업무를 재개할 수 있었다.

상품개발 사례로는 90년대 경영위기에 직면했을 때 발표한 오딧세이 등 4종의 미니밴이 좋은 예가 된다. 이 때에 혼다는 오딧세이로 성공하고 CR-V와 스텝 왜건, S-MX, HR-V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우리는 당시의 고객 가치에 우선해 새로운 차와 이미지를 만들자고 했다. 그 이미지란 ‘가족 모두가 함께 타고 온천에 가는 차’였다. 그런데 정말 어려웠던 것은 혼다가 이전까지 승용차만 만들었기 때문에 이같은 차를 만들기 위한 기술적, 설비적 제약이 대단히 컸다는 것이다.

상용차가 없었기 때문에 어코드 플랫폼에서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낮은 플로어, 아이들과 고령자가 탑승하기 쉬운 차, 완전히 평평하게 펴지는 시트 등 5명의 가족이 여행하는데 최적의 공간을 제공하는 밴이 탄생했다. 혼다는 이 차들을 ‘크리에이티브 무버(Creative Mover)’라 명명했고, 고객들은 승용차 같은 운전 감각과 사용성에 박수를 보냈다. 디자인보다 사용성에 초점을 맞춘 케이스였다.




NSX와 비트의 부활: 지지 않겠다

셋째는 “지지 않겠다(We refuse to lose)”는 것이다.
혼다는 올해 F1에 복귀한다. 사실 혼다는 90년대 맥라렌의 섀시 기술과 혼다의 엔진 기술로  F1을 제패했었다. 성적은 16전 15승. 그리고 F1의 성과를 잇는 유럽 모델에 뒤지지 않는 미드십 스포츠카 NSX도 만들었었다. NSX는 3.0리터 V6 엔진의 후륜구동 모델이었는데 당시 혼다의 승용차에는 V6 엔진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 차는 290마력, 31 kg.m의 토크를 발휘했다. 우리는 파워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에 바디를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토탈 밸런스 차원에서 이를 만회했었다. 차는 성능뿐만 아니라 전문 드라이버가 아니더라도 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었다.

올해 혼다는 디트로이트에서 붉은색 NSX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신형 NSX는 V6 터보 엔진에 전자식 스포츠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시스템인 SH-AWD(Super Handling All Wheel Drive)를 더한 첨단 스포츠카다. 경량 바디에 새로 개발한 직분사 V6 3.5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배치했고, 특히 20 kW 이상 고출력 3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전륜의 좌우에 독립적인 2개의 모터를 달아 4륜 구동력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AWD를 추가했다. 엔진과 모터 출력 합계가 400마력을 넘는다. 또 여기에 9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했다.

이 외에도 혼다는 FCEV는 물론 비트를 잇는 새로운 소형 스포츠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차는 23세의 엔지니어가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하고 있는 2인승 미니 스포츠카로 NSX 대비 매우 저렴한 차가 될 것이다.



효율과 즐거움

혼다는 엔진 등 내연기관과 트랜스미션 등의 효율 향상, 모터 등 전동 기술의 진화에 의한 뛰어난 연비, 환경 성능을 기본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양립시키는 ‘EARTH DREAMS TECHNOLOGY’를 전개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혼다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CO2 배출량을 2000년 대비 30% 저감하려 하고 있다.

엔진에서는 VTEC 기술을 진화시켜 철저한 열효율 향상과 마찰 저감으로 고출력 성능과 저연비를 동시 추구해 종전의 가솔린 엔진 열효율 40%를 45%, 50%까지 올릴 방침이다. VTEC은 기본적으로 저속 회전과 고속 회전 캠이 따로 있어 rpm에 따라 흡기, 배기 밸브의 개폐량과 타이밍이 바뀐다.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는 드라이빙 느낌을 선사한다. 올 봄부터 적용되는 다운사이징 VTEC 직분사 터보 엔진은 종전의 엔진보다 연비 20%, 토크 45% 향상을 이뤘다.

혼다 모델들 차체는 2018년을 전후로 알루미늄 범퍼 빔과 후드, 고강도 스틸 강판 등으로 경량화되고 종국에는 바디 프레임워크에서도 알루미늄을 적용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알루미늄 바디를 실현할 것이고 점차 CFRP 채택을 늘려 초경량화를 이뤄낼 것이다. 혼다는 세계 최초로 연비 향상을 위해 유압식을 전동 서보 브레이크로 바꾸고 회생 제동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안전과 편의

지난해 혼다는 ‘혼다 센싱(Honda Sensing)’이란 기술을 발표했다. 이는 8가지 기술을 결합한 능동안전 기술로, 특히 세계 최초로 보행자 안전 기술을 도입했다. 센서가 보행자를 검지해 스티어링 휠 어시스트나 자동 긴급제동을 실시한다. 또 혼다는 도심 인프라를 활용해 보행자의 스마트폰과 차량의 통신 유닛이 교신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도 개발해 데모했다. 혼다는 이미 디트로이트 ITS에서 고속도로에서 자동주행하고 출구를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정밀 기술을 데모했다. 물론 이런 기술은 전 세계 대부분 카 메이커들이 이미 구현해 놓고 있다.

커넥티비티 측면에서 혼다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교통 인프라를 활용해 안전, 효율, 편의 측면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글과 같은 업체와 경쟁하기 보다는 협력을 통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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