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재창조 ‘제네시스’
세계를 향한 두 번째 터치다운
2009년 04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현대·기아자동차는 전 세계 자동차 기업의 각축장인 북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엑셀’을 앞세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첫 상륙한 때는 지난 1986년. 당시 현대차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헌데이(hun-day)라고 해야 하나? 선데이(Sunday)같기도 한데…”라는 단순한 호기심 정도였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는 그 동안 쉼 없는 질주(rush)로 세계 자동차 생산 톱5 메이커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이번에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Genesis)’가 ‘2009 북미 올해의 차(North American Car of the Year)’에 선정됨으로써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해온 결실을 얻게 됐다. 하이테크, 하이 브랜드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해온 현대차가 마침내 터치다운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 기세를 몰아 지난 2월 초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보울 경기서 무려 다섯 편의 광고를 내보내며 미국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모방을 넘어 창조의 단계로 접어든 현대차의 신화 창조가 마침내 ‘제네시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Step 1. 브랜드 카

자동차 메이커의 경쟁력은 생산력 순위가 아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와 같은 글로벌 톱 메이커들은 모두 생산 톱5에 들어 있지 않다. 물론 규모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평가하는 브랜드 인지도는 기술과 품질에 의해 좌우되며, 그 기준은 럭셔리한 대형 세단의 완성 수준으로 평가된다.
‘제네시스’는 하이 클래스 도약을 위한 현대차의 ‘비밀병기’였다. 현대차의 기대에 부응하듯 제네시스는 ‘2009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이외에도 다수의 수상 타이틀을 휩쓸었다. 제네시스는 캐나다 국제오토쇼에서 ‘2009 캐나다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북미 지역 통합 챔피언이 됐으며, 미국 4대 자동차 전문지로부터는 최고 품질, 최고 성능, 최고 디자인이란 공통된 호평을 끌어냈다. 중고차 잔존가치 평가기관인 ALG로부터는 동급 중고차 잔존가치 부문 1위로 평가 됐다. 어바웃닷컴(about.com)은 “Best New Car of 2009”에, NADA(National Auto-mobile Dealers Association) 가이드닷컴(NADAguides.com)은 “Top 5 Luxury Car for 2009”에 제네시스를 올렸다.
제네시스의 엔진 또한 최고의 엔진 중 하나로 꼽혔다. 현대·기아차가 북미 시장을 겨냥해 지난 2005년부터 개발한 국내 첫 V8 독자 개발 엔진인 타우(4.6리터, 가솔린)는 지난 12월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Wardsauto)가 선정하는 2009년 10대 엔진에 선정됐다.
현대·기아차 그룹 이현순 부회장은 1월 ‘북미 올해의 차’ 선정 직후 “제네시스가 현대차에게 여러 면에서 ‘첫 번째’ 의미를 갖고 있어 더욱 기쁘다”며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첫 번째 글로벌 럭셔리 세단이자 첫 번째 후륜구동 차이고, 첫 번째 8기통 엔진 모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풀 사이즈 세단 제네시스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의 프리미엄급 세단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차로 개발 R&D에만 4년간 총 5억4,000만 달러가 투입됐다. 현대는 강력한 바디, 파워풀한 엔진, 서스펜션, 럭셔리한 운전석, 첨단 사운드 시스템 등의 확보, 핵심 부품 개발과 신뢰성 향상을 위해 보쉬, 콘티넨탈, 하만/베커 등 세계 톱 서플라이어와 손잡았다.
제네시스는 현대차 최초의 후륜(後輪)구동형 세단으로 델파이의 ECU가 장착된 자체 개발 타우엔진을 탑재했고, ZF Friedrichshafen과 아이신(Aisin)의 후륜구동형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서스펜션은 5 링크 멀티 서스펜션으로 최고의 승차감 구현을 위해 콘티넨탈의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Electronic Air Suspension, EAS)을 적용했다. 또 진폭 감응형 댐퍼(Amplitude Selective Damper, AS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장착했다.
차량 통합 제어 시스템(Vehicle Stability Management, VSM)은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Electronic Stability Control, ESC)을 기본으로 해 현가 장치, 제동 장치, 적응형 순항 제어 시스템(Adaptive Cruise Control, ACC)과 연동해 장착했다. 또한 TRW의 전동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Electro Hydraulic Power Steering, EHPS)과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TPMS), 콘티넨탈의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lectronic Parking Brake, EPB)가 적용됐다.
인테리어, 편의, 안전 측면에서는 SL라이팅의 가변 조정 전조등 시스템(Adaptive Front Light System, AFLS), 콘티넨탈의 풀 오토 에어컨, 스마트 키, 주차 보조 시스템(Parking Assist System, PAS), 한라공조의 오토 디포깅 시스템, 하만/베커의 차량 정보 통합 표시장치(Driver Information System, DIS) 로그 다이얼, 렉시콘의 오디오 시스템 등이 장착됐다. 이 외에도 12-way 파워 히팅 시트, 리어 히팅 시트, 클러스터 이오나이저(ionizer), 푸시 스타트 버튼, 운전 자세 메모리 시스템(Integrated Memory System, IMS), 수퍼 비전 클러스터, 후방 카메라,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 능동형 헤드레스트, 사이드 에어백, 루프 사이드 커튼 에어백, 에어로 블레이드 와이퍼 등의 첨단 전자장치가 두루 장착됐다. 소음 진동 최소화를 위해서는 바디 풀 언더플로어 커버(body full underfloor cover) 방식이 채택됐다.
제네시스의 연비는 다른 V6 엔진의 미드 클래스 차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평가됐다. V8 엔진의 경우 연비 효율은 도심에서 17 mpg, 고속도로에서 25 mpg, V6 엔진은 도심 18 mpg, 고속도로 27 mpg를 기록했다. 안전도에서도 최고 성능을 자랑해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협회(NHTSA)에서 실시한 정면/측면 충돌 안전성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하며 BMW 5 시리즈, 벤츠 E-클래스, 렉서스 ES350 등 경쟁 차종을 제쳤다. 최근에는 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선정하는 ‘최고 안전한 차량(Top Safety Pick)’으로 뽑히며 안전 성능을 재입증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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