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기반 전자화 부품 기술` 글로벌 경쟁심화
2007년 04월호 지면기사  / 이선봉 교육훈련사업부장|계명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세계 자동차시장은 각종 규제와 가치창출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의 기본은 기술이며, 특히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네트워크 기반의 전자화 부품 기술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기업 중 미래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네트워크 기반의 전자화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극히 드물다.
필자가 속한 대구·경북 지역은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높은 편이다. 대구광역시와 대구상공회의소의 ‘2005년도 제조업에서 자동차 산업의 비중’에 대한 조사 자료에 의하면, 대구와 경북이 각각 20.6%와 13.2%로 나타났다. 업체 수는 대구 지역만 약 730여 개 사로, 매출액은 4조 4,000억 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네트워크 기반의 전자화 부품 분야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미래자동차 산업의 핵심 축의 하나인 지능형 자동차의 네트워크 기반 전자화 부품 연구(일명 지능형 자동차)가 국내에서는 단위 부품에 대한 연구에 집중되고 있지만, 이 연구를 통해 기존 자동차 가공 부품과 전자화 부품을 모듈화 할 수 있다면 기존 산업도 고도화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세계적 변화 추이]
- TS16949 인증 : 자동차 부품의 개발절차에 대한 검증 시스템
- 자동차 세계 표준 네트워크 시스템 : AUTOSAR를 중심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스템 구조의 통일화로 부품 호환 추진
- 네트워크 기반 전자화(모듈화) :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구조가 통일될 경우 전자화 부품의 급속한 성장 및 모듈화 진행
- 인터넷 전자입찰(Global Bidding) : 완성차 업체 주도로 일정 자격(기술/생산능력 등)이 되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하게 하는 무한 부품발주 시스템
- 기업간 M&A : 표준 네트워크 기반 전자화 부품의 모듈화 시 모듈화 부품군에 속한 기존 단품 생산업체들 간의 전략적 인수 합병

세계 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
지능형 자동차의 부품 개발을 위해서는 각 완성차 업체의 고유 차량 네트워크 시스템에 맞는 규격으로 개발해야 한다. 현재 유럽 주도의 AUTOSAR를 중심으로 각 완성차 업체간 호환 가능 네트워크 시스템의 공통 규격이 만들어지고 있다(그림 1).
AUTOSAR의 코어 그룹 가입은 현재 불가능하며, 프리미엄 그룹이나 어소시에이터 그룹의 가입조차 코어 그룹 업체의 추천과 심사를 받도록 되어 있어 새로운 기술장벽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기아차 그룹이 프리미엄 그룹에, 만도·대우정밀이 어소시에이터 그룹에 속해 있을 뿐 세계적인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부품업체들도 인수·합병을 통해 지능형 자동차 네트워크 표준화 및 모듈화에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업체에 속하는 델파이, TRW, 리어(Lear), 보쉬(Bosch), 아빈 메리터(Arvin Meritor) 등이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인수 대상이 되는 업체도 루카스(Lucas)나 ITT 등 대형 업체들로서 합병을 통해 초대형 업체로 부상하여 완성차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 및 모듈 발주, 플랫폼 통합 등에 대응하고 있다.

부품 조달 환경의 변화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단가 인하 및 모듈화 정책에 맞춰 부품의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모듈화 부품의 아웃소싱은 인터넷의 보급에 맞춰 시간의 동시성과 정보의 공유 등을 통해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부품의 외부 조달이 가능한 기술적 배경은 차량 전체의 통합된 네트워크 시스템의 채택과 자동차 임베디드 시스템 등의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결과로 향후 완성차 업체의 생산성 향상, 연비개선, 안전성 증대 등의 절대적 가치로의 이동으로 인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표 1).
모듈화 정책의 예를 들면, 1995년 아우디의 A3/A4 생산에 모듈 조립이 도입된 이래 벤츠가 A클래스와 Smart를 각각 10개와 7개 모듈로, VW이 Golf4와 Passat를 15개 모듈로 각각 조립하고 있다. 유럽 포드도 Ka, Focus, Mondeo 등을 15개 사로부터 서브 조립 유닛을 공급받아 조립하고 있으며 르노는 2000년부터 Laguna, Safrane 등을 6~7개 모듈로 조립 생산하고 있다.
주요 선진 대형 부품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는 모듈에는 보디 시스템, 프론트엔드모듈(Front End Module), 리어엔드모듈(Rear End Module), 도어 모듈, Cockpit 모듈 등으로 나뉘는 데, 모듈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적했듯이 모듈 개발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세계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대형화를 통한 몸집 불리기와 함께 새로운 차량 네트워크 시스템의 규격 재정, 모델 기반 개발 방법론(MBDP: Model Based Development Process)의 축인 오토모티브 임베디드 응용 전자화 부품 개발 등의 기술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일부 완성차 업체와 특정 관계의 계열사에서만 모듈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수준이며 전체 자동차 부품업체로의 정보전달 및 대응전략, 세계 표준화에 부응한 국가 표준의 정립 등은 아직 초기 단계 수준이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가 주도하는 부품 조달 환경변화는 업체별로 다른 통신망과 문서표준을 가지고 있던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네트워크를 업계 공통의 네트워크로 구축하기 위해 ANX(Automotive Network eXchange) 사업으로 진행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것은 1994년 업계 공통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합의와 1996년 AIAG(Automotive Industry Action Group)가 부품 조달을 위한 업계 공통의 네트워크인 ANX 추진을 선언한 것에 기인한다. 현재 1차 부품업체 위주로 참여하고 있는 ANX 참여 대상 범위를 2, 3차 부품업체로 확대하고 있으며 부품 수주를 위한 전자 입찰을 기본 조건화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적용되고 있는 ANX 시스템은 2000년 10월부터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스웨덴·영국 등 유럽 지역과 호주·일본·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리고 아르헨티나·브라질·남아프리카 등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 부품 조달 체계로의 ANX 확산뿐만 아니라 각 국가별로 실시하고 있는 부품 조달 네트워크와도 협력하고 있으며 각 권역별(아시아권, EU권 등) 중심 기관들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 내 부품 조달 네트워크로서 유럽은 ENX, 일본은 JNX, 한국은 KNX, 호주는 AANX를 추진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부품 조달 시스템의 통합은 부품 조달의 세계화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자동차 기술적 환경변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선진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의 모듈 발주, 급속한 기술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술개발 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이 등장하여 시장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선진 완성차 업체들이 실행하고 있는 모듈 발주는 자동차의 개발이나 제조를 1차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동시공학적 측면이 강하고, 이는 신차 개발 일정의 단축과 조립 공정의 단순화 등 비용절감 측면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요구하는 시스템/모듈 생산업체로서 생존하기 위해 시스템/모듈 개발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시스템/모듈 개발과 관련된 기술은 독자적인 시스템/모듈 기술뿐만 아니라 시스템/모듈의 통합과 기술, 2/3차 전문 자동차 부품업체를 원활이 통합 관리하는 공급망관리(SCM : Supply Chain Management) 기술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차량의 부품 전자화와 함께 자동차 개발 및 생산에 이르는 포괄적 기술이다.
모듈화가 가능해진 배경은 1980년대 이후 자동차의 환경문제와 안전성이 강조되면서 자동차 부품시장의 변화와 함께 전자와 컴퓨터 기술이 확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날 전자화의 관심은 안전성, 친환경성 분야를 뛰어넘어 오락, 인터넷 접속, 통신, 내비게이션 등으로 확대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IT업체들이 자동차 부품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새로운 오토모티브 임베디드 부품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보디 콘트롤, ECU, 스마트키 등의 기본적인 전자제어 부품 이외에도 기구물이 차지하고 있던 영역까지 전자화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환경 및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이 강조되면서 관련 부품 개발 등 부품업체들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각국은 배기가스나 납 등의 유해물질 규제와 안전성 보장 등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등과 같은 무공해 차 등을 개발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 또한 신소재 이용에 따른 경량화는 모듈화와 더불어 엔진, 섀시, 차체 주변 등에서 광범위하게 진전되고 있다.
선진기업들이 개발했거나 개발하고 있는 환경 및 안전 관련 기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새로운 동력 시스템 : 하이브리드(Parallel·Series식), 전기자동차(Lithium Polymer 등 축전지 개발), 연료전지(Fuel Cell)차
- 저연비화 기술(엔진의 개량) : 직분 엔진, CVT 및 AMT, 경량화, 차세대 디젤엔진, 차량의 소형화
- 신소재와 관련 가공기술 : 첨단 성형공법(Taylored Blanking/Hydro Forming), 초경량 철강재 차제 개발(ULSAB), 알루미늄 소재와 최신 가공방법, 플라스틱, 복합소재, 마그네슘, 분말야금, 세라믹
- 안전관련(정면충돌/측면충돌 기준 강화) : 에어백, ABS/TCS(Traction Control System), VDC(Vehicle Dynamic Control), 충돌경고 시스템, Head-Up Display, 야간장애물 검지 카메라, DRLs(Daytime Running Lamp System)
- 지능형 시스템 : 차량 네트워크 기반의 부품 모듈화 및 많은 양의 데이터 송수신 가능 기술, 텔레매틱스, ITS(Intelligence Traffic System), 내비게이션 등.

기술적 필요성
앞서 언급한대로 자동차의 전자화는 미래 지능형 자동차로의 전략적 이동에 초점을 맞춘 큰 흐름으로서 여러 선진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용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전자화는 제어를 위한 많은 데이터의 이동이 수반되므로 차량용 네트워크 시스템을 채택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통신 프로토콜은 여러 완성차 업체에서 규격을 달리 함에 따라 부품업체들은 납품 완성차 업체의 규격을 기준으로 부품을 개발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투자비 증가, 개발인원 증가 등의 부품 단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듈화를 기반으로 차량 네트워크 시스템의 세계 표준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국내 지역 산업체의 대비는 아직 초기 단계 수준으로 체계적 준비의 필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 이유는 차량 네트워크의 세계적 표준이 정립되면 차량 부품의 전자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이에 따른 개발방법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 지능형 자동차의 부품 개발은 방법론부터 새로 준비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화 부품과 기존 부품은 소비자와 완성차 업체의 “싼가격-좋은 성능의 차”라는 절대적 가치를 따른 전략적 이동이 급속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른 산업 재편이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세계 표준의 차량 네트워크 시스템의 핵심 기반 기술에 대한 연구와 기반 구축을 위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