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현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는 한편 올해부터 본격적인 에너지목표관리제를 시행하는 등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힘쓰고 있다.
김팀장은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송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다면 정부의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전기차 보급을 확산시키기 위한 충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팀장은 “아파트 등 주택용으로 개발된 완속 충전 스탠드는 기술이 크게 요구되는 부분이 아니지만 급속충전기는 다르다.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이 3년에 걸쳐 개발한 급속충전기를 한전은 지난해 9월 개발에 착수해 3개월 만에 완료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전은 가정용 전원 콘센트에 연결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완속 충전 스탠드를 지난해 6월 개발에 착수해 이미 시제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는 부문으로 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개발에 성공했다. 급속충전기의 경우엔 20분 만에 전기차를 충전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며 비용 또한 높다. 일본을 예로 들면, 급속충전기 가격은 완속 충전 스탠드 대비 10배가 높다.
김팀장은 “개발도상국들의 기술력도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누가 먼저 미래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한 때가 됐다”며 “국내 민간업체들도 급속충전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쌍수 한전 사장의 강력한 의지와 한전 전력연구원 연구진들의 밤낮 없는 연구로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급속충전기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급속충전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일본 동경전력과 전기자동차 충전기의 국제표준을 공동 추진키로 한 한전은 이번 충전기 개발로 동경전력과의 협의를 더욱 활발히 전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일본은 전기차 충전기 표준안 마련을 위해 전력사를 비롯해 자동차 회사, 배터리 회사 등이 참여하는 표준안 협의체를 발족시키기로 하고 동경전력이 간사업체로 준비중에 있다. 동경전력은 협의체를 준비하면서 한전에 참여를 요청했고 한전은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한전은 국내 자동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도 이 협의체에 관심이 있을 경우 참여할 수 있도록 동경전력에 협조를 요청해 놓았다. 동경전력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한전과 동경전력은 이 협의체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표준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며, 향후 공통된 표준안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김팀장은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가격적인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일본의 경우 급속충전기 가격이 설치비를 포함해서 4~5,000만 원 선인데, 대부분 자동차가 하루평균 2~3시간 운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급속충전기는 그리 많이 설치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완속충전 스탠드는 가격이 100만 원 선으로 낮아져야 시장성이 확보될 전망이다. 김팀장은 “올 하반기가 되면 지난해 한전과 협약을 맺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가 시내주행을 시작할 것”이라며 “급속충전기의 시범 보급과 함께 전기차가 시내주행을 시작하면 향후 우리나라에서 전기차의 상용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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