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친환경차 시장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친환경차의 시장 확대는 단순한 수요 증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파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소는 모터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친환경차의 경연장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차가 대거 출품됐습니다. 사실 이러한 경향은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기점으로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입니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그간 모터쇼의 아이콘이었던 SUV의 자리를 소형차와 하이브리드 카, 전기차가 대체했습니다. 예를 들면, 포르쉐는 하이브리드 컨셉의 레이싱 머신인 ‘918RSR’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포르쉐 918RSR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도 선보인 911 GT3 R 하이브리드의 기술과 918 스파이더의 디자인을 접목시킨 미드십 쿠페 스포츠카입니다. 포드는 소형 SUV와 함께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차의 라인업 네 가지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아우디는 A6 하이브리드 카를 공개하고 하이브리드 카 개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다임러 그룹은 연료전지차 기술의 실용성을 입증하고 글로벌 수소충전소 네트워크 개발 캠페인을 위해 기획된 ‘월드 드라이브’ 이벤트 발표와 함께 걸윙 수퍼 전기차 ‘SLS AMG E-Cell’을 선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눈을 감고, ‘10년 후 도시 교통체계는 어떻게 변하고 사람들은 어떻게 출퇴근을 하며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전기차는 장거리 운행이 가능해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머릿속에 돼내어 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속화 하고 있는 고령화와 핵가족화, 이민 증가 등 인구학적 변화와 나날이 심각해지는 도시화, 이로 인한 이동규제 강화, 그리고 탈물질주의 가치관 등은 이동수단의 선택과 자동차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미래 전략 또한 자동차라는 제품 자체가 아닌 전반적 미래 이동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교통의 패러다임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녹색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교통수단, 인프라, 운영체계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10년 후 개인 이동성의 키워드가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다중 방식의 통근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개발․보급․정책 또한 이같은 관점에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이번호 커버 스토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기능안전성 ISO 26262에 관한 내용입니다. 올들어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ISO 26262 기반의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전자제어 제품을 납품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며, 그 출발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야흐로 자동차 산업의 성장 키워드가 고성능에서 친환경, 스마트화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여러 환경 규제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올해가 또 한 번의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판단됩니다.
3월 6일은 24절기의 하나인 경칩(驚蟄)입니다. 날씨가 따뜻하여 각종 초목의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땅위로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하여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봄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씨뿌리는 수고가 없으면 결실의 가을에 거둘 것이 없듯, 경칩 때부터 부지런히 서둘러 씨 뿌려야 풍요로운 가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올해 자동차 업계에서도 많은 씨가 뿌려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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