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ing Silicon Without Owning Silicon
실리콘 없이, 실리콘을 이끄는 법
EDA 넘어, 산업을 재설계하는 지멘스EDA
2025년 09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지멘스EDA는 실리콘 IP 없이도 디지털 트윈, AI, 3DIC를 통합한 포괄적 솔루션을 앞세워 경쟁사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단순한 EDA 툴 공급자를 넘어, 산업 전체의 설계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이 융합되는 ‘시스템 오브 시스템(System of Systems)’ 시대에, 지멘스는 디지털 트윈을 핵심 도구로 삼고 독립성과 개방형 생태계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거대한 기술 전환의 교차점에서 지멘스는 새로운 반도체 산업의 질서를 설계하고 있다. 마이크 앨로우(Mike Ellow) CEO와의 이야기를 전한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실리콘 IP의 부재가 우리의 성장에 제약이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지난 2년간의 실적을 보면 경쟁사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성장은 실리콘 IP 사업에 힘입은 측면이 있지만 우리는 순수 EDA 분야에서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특히 코어 EDA만 놓고 보면 훨씬 더 우수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지멘스EDA는 실리콘 IP 시장을 오랜 기간 주시해 왔으며 전략적 확장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분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알파웨이브(Alphawave)와의 최근 파트너십 또한 고객에게 더 넓은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였습니다. 다만, 우리는 실리콘을 직접 생산하지 않으며 고객과 경쟁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실리콘 공급자들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독립성을 유지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3DIC 시대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실리콘 IP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입니다.”

7월,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Siemens EDA Forum Seoul 2025’에서 지멘스EDA의 마이크 앨로우(Mike Ellow) CEO는 “지멘스는 실리콘 IP 비즈니스가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실적을 전면에 내세운 헤드라인은, 지멘스EDA의 경쟁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그들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철학을 드러낸다. 시높시스(Synopsys)나 케이던스(Cadence)처럼 실리콘까지 아우르는 수직 통합 대신, 지멘스는 독립성과 파트너십에 기반한 에코시스템 전략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산업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멘스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부상한 지멘스EDA는,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포괄적인 디지털 트윈 역량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AI 구동’, ‘3DIC 실현’ 등 차세대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EDA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며, 반도체 시장의 질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19%의 성장과 
사상 최대 규모 인재 영입 



지멘스EDA 포럼에서 마이크 앨로우(Mike Ellow) CEO는 지멘스EDA의 최근 비즈니스 성과를 공유하며, EDA가 지멘스 그룹 내부는 물론 산업 전반에서도 얼마나 전략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지멘스EDA는 지난해 전년 대비 1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주요 경쟁사인 시높시스(Synopsys)는 15%(EDA 12%, SIP 24%), 케이던스(Cadence)는 13.5%(EDA 6.6%, SIP 29%, 시스템 41%)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앨로우는 “우리는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성과는 결코 뒤처지지 않습니다. 지멘스 그룹 본사의 랄프 토마스(Ralf Thomas) CFO가 매 분기마다 EDA의 기여도를 강조하듯, 지멘스EDA는 그룹 전체에서도 전략적 핵심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멘스 그룹은 ‘디지털 세계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핵심 질문으로 삼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디지털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전략 속에서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Siemens Digital Industries Software)의 핵심 구조 또한 ‘반도체와 전자 시스템’을 중심에 두며, EDA와의 긴밀한 통합이 강화되고 있다.
이런 전략적 위치와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멘스EDA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 R&D 중심의 인재 확충에도 전례 없는 투자를 진행 중이다.
“우리가 새롭게 채용하고 있는 인력의 90%는 R&D 분야입니다. 이것은 고객들이 실제 사용하는 제품을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반입니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사람의 역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앨로우가 말했다.


 
반도체, AI, 그리고 지속가능성
융합의 중심에 선 반도체



“2030년, 반도체 시장 규모는 1조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준비가 되었을까요?”
마이크 앨로 CEO는 이 질문과 함께, 오늘날 산업을 주도하는 세 가지 축, 소프트웨어, 반도체, AI가 어떻게 융합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과거에는 각기 독립적으로 발전해 온 기술들이 이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며 산업 전반에 전례 없는 도전과 과제를 던지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제품 차별화의 핵심이 됐다. 항공우주, 방위산업, 자동차, 헬스케어, 소비가전까지, 업계 전반에서 “우리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것이다”라고 선언할 정도다. 시스템 설계의 패러다임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위에 소프트웨어가 덧입혀졌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먼저 정의되고 그 목적에 맞춰 설계된 반도체, 즉 ‘목적 지향형 실리콘(Purpose-Driven Silicon)’이 이를 실현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AI도 예외가 아니다. NVIDIA의 젠슨 황이 “AI가 소프트웨어를 삼키고 있다”고 표현했듯, AI는 기존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슈퍼차지’하며,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도 반도체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이슈를 넘어, 사회 전체가 직면한 지속가능성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동일한 전력 예산 내에서 4~10배의 연산 성능을 요구하는 시장은, 결국 고효율 반도체 설계 없이는 대응할 수 없다. 또한 팬데믹은 반도체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계기돼, 반도체 없이 작동하지 않는 세상을 직접 경험한 이후 각국 정부는 반도체 접근권을 국가 안보와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지멘스EDA는 이런 반도체 중심 시대에 AI,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융합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앨로우 CEO는 “기술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을까요?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와 드론입니다. 이들은 동일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수천 대의 플릿 규모로 운행되고, 생성된 데이터는 데이터센터에 모여 분석되며, 이는 다시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이 모든 흐름은 AI로 구동되고, 반도체로 구현되며,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시스템의 현실화를 보여주는 예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구조의 실현은 단일 기업이나 독자적인 솔루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멘스는 그 해법으로 개방형 에코시스템(Open Ecosystem)을 제시한다. 복잡한 시스템 오브 시스템즈(를 구현하려면 다양한 기술 기업, 도메인 전문가, 고객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생태계는 개방성, 보안성, 연결성, 유연성이라는 네 가지 원칙 위에 구축돼야 한다.
“시스템 오브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있어 폐쇄적인 표준이나 일방적인 강요는 생태계 확장을 가로막을 뿐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다양성과 자율성이 보장된 열린 산업 구조입니다. 지멘스는 AI와 소프트웨어, 반도체가 만나는 이 교차점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신뢰할 수 있는 연결 고리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앨로우 CEO가 말했다. 







 
3DIC의 도전과 생태계 전략



3DIC. 이 기술은 전 세계 선도 기업들의 최첨단 역량이 집약된 분야다. 반도체는 미세 공정을 끊임없이 좁혀가고 있고, IMEC 같은 기관의 로드맵은 향후 10~15년을 내다보고 있다.
“결국 우리는 그 미세한 트랜지스터 구조를 실제로 구현해 낼 것입니다. 이 생태계는 실리콘 IP 공급자, EDA 기업, 팹리스 반도체 회사, 서브시스템 제작사, 그리고 시스템 인티그레이터 간의 유기적인 협업을 전제로 합니다. 각 단계에서 IP, 소자, 모듈, 시스템 등 자산의 납기, 비용, 기능 요건이 명확히 보장돼야만 합니다.” 앨로우 CEO가 말했다.
오늘날 반도체 생태계는 더 이상 고립된 팀들이 각자 작업하고 나중에 통합하는 방식으로는 유지될 수 없다. 실시간 요구사항 검증은 각 스윔레인 간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이며, 이를 통해서만 일정, 비용, 기능 측면에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사일로 구조로는 현재의 속도와 복잡성에 대응할 수 없으며, 이제 반도체는 거대한 시스템 오브 시스템즈의 일부로서 실시간 조율과 협업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이것은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3DIC와 이기종 집적 기술을 통해 1조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이 산업은 지금까지 1조 달러에 도달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5년 만에 2조 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이미 3DIC 기반 시스템은 연평균 44%에 달하는 반도체 소비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첨단 노드 기술은 그 핵심 축입니다.”
그러나 도전도 만만치 않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75%가 일정 지연을 겪고 있으며, 첫 시도에서 성공하는 비율은 15%도 되지 않는다. 비용은 급등하고 일정은 지연되며, 숙련된 인력은 줄고 있다. 동시에 반도체는 이제 소프트웨어, AI, 제조, 전자·기계 시스템, 유체, PLM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시스템 오브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건 단순히 반도체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반도체, 첨단 노드 제조, 3DIC 통합, 열 및 응력 관리, 전기·전자 시스템, PCB, 기계 시스템, 현실 세계의 공기·유체 흐름, PLM, 데이터 활용과 연결성, 그리고 제조 프로세스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이 복잡한 구조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에코시스템 안에 있습니다.” 앨로우 CEO가 말했다. 
이 에코시스템에는 설계 최적화, 검증, 구현, 제조, 배포, 유지보수까지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지멘스는 이처럼 긴밀히 협업하는 개방형 에코시스템 없이는 미래를 실현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시스템 설계의 근간:
디지털 트윈과 멀티 도메인 시스템의 연결 



시스템 오브 시스템즈를 현실로 구현하려면, 가장 포괄적인 디지털 트윈이 필요하다. 이 디지털 트윈은 단순히 반도체의 가상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고 조립되며 작동하는지를 가상 공간에서 완전히 재현하는 종합적인 모델이다. 그 중심에는 소프트웨어, 반도체, 전자 시스템이 있다.
포괄적인 디지털 트윈은 멀티 도메인 시스템 모델(Multi-Domain System Model)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는 먼저 특정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정의하고, 이후 해당 기능을 실리콘 기반 하드웨어로 구현할지 결정한다. 이후 시스템 소프트웨어, DevOps, 전기/전자 시스템, 기계 설계, 열·공기·유체 등 물리적 요소, 제조, PLM까지 계층적으로 통합된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특정 주행거리를 목표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예상보다 주행거리가 25% 줄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반도체 플랫폼을 수정하고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며, 그에 따라 차체 구조와 제조 공정도 다시 설계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사양 변경이 전기, 기계, 제조, PLM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에서는 요구사항에 대한 실시간 검증과 지속적 평가가 필수이며 배포 시점에 일정·기능·비용 측면에서 확신(Certainty)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앨로우 CEO가 설명했다.
이런 기반이 갖춰지면, 시스템을 실제 현장에 배포한 뒤 능동형 센서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수백만 개의 자산에서 축적되는 이 데이터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패턴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산 간, 자산-사용자 간, 자산-인프라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생태계 수준의 동작을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현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유지·보수 및 성능 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에서 3DIC 기술은 실질적인 전환점입니다. 이제 우리는 특정 워크로드에 맞는 목적 지향형 실리콘을 설계하고, 그 위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이기종 칩 내부에 다양한 기능이 혼재돼 최적화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기능 단위로 세분화된 설계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소프트웨어 정의, AI 기반, 실리콘 중심 시스템이 현실화됐고, 지멘스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에코시스템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앨로우 CEO가 강조했다.






EDA의 진화, 그리고 AI 통합



지멘스EDA는 소프트웨어, 반도체, 전기·전자 시스템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통해 EDA의 경계를 넓혀 왔다. 현재 지멘스는 네 가지 핵심 영역에 전략적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첫째는 실리콘 아키텍처의 가상화를 통한 시스템 설계 가속화이고 둘째는 첨단 노드 설계(Advanced Node Design)다. 트랜지스터는 점점 더 작고 정밀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성능, 전력, 메모리 풋프린트 등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지멘스는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솔루션을 통해 고객의 차세대 노드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셋째는 3DIC다. 지멘스는 이를 전체 툴 포트폴리오에 깊이 통합하면서 현재 TSMC,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들과 함께 설계, 프로토타이핑, 분석, 구현까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넷째는 복잡한 시스템 구현이다. 3DIC 기반 디바이스가 PCB 위에 배치되면서 기존 설계 방식은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는 AI 기반 기술 스택 위에서 구축되고 있다.
“기술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AI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멘스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산업용 AI(Industrial-grade AI)를 위한 기준을 설정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과 데이터의 검증 가능성, 사용 용이성, 도메인 간 범용성, 환경 변화에 대한 강건성, 반복 사용 시의 일관된 정확성이 그 기준입니다.” 앨로우 CEO가 말했다.
이는 2024년 발표된 지멘스의 AI 통합 플랫폼 ‘EDAI’에 반영돼 있다. EDAI는 지멘스의 전체 설계 툴에 통합된 형태로 온프렘과 클라우드 환경 모두에서 동일하게 운영되며, 보안은 고객사의 정책을 그대로 따른다. 민감한 데이터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활용할 수 있다. 또 사용자의 데이터 소유권을 보장하며 다양한 설계 툴에서 생성된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개방성을 갖춘다. EDAI는 검증된 데이터 레이크 위에서 작동하고, 지멘스의 LLM 뿐 아니라 고객이 사용하는 특화형 LLM도 그대로 연동된다. 그 위에서 ‘어시스턴트’, ‘리즈너’, ‘에이전트’ 등의 AI 컴포넌트가 작동하고, GUI나 CLI 등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생성형 AI나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이 회자되고 있지만, 지멘스는 이를 실제 기술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Solido 이후 20년 넘게 쌓아온 EDA 경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Questa One과 Aprisa AI는 지멘스가 EDA에서 생성형 AI를 실질적으로 적용한 대표 사례입니다. 모든 AI 기반 제품군은 NVIDIA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NIM 마이크로서비스와 NeMo 프레임워크를 플랫폼에 통합해 자연어 처리나 코드 생성 등 AI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Questa One은 지난 5월 공개된 차세대 AI 기반 검증 도구로, 빠른 시뮬레이션과 높은 생산성을 목표로 한다. Aprisa AI는 숙련 설계자의 노하우를 학습한 모델이 최적 구현을 제안하는 툴로, 실제 환경에서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 Calibre Vision AI는 물리적 검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AI 기반으로 분류·처리해 병목을 줄이고 검증 사이클을 단축시킨다.







 
3DIC 플랫폼 혁신, 그리고 멀티피직스 통합



지멘스EDA는 Innovator 3DIC 플랫폼을 통해 설계 계획, 프로토타이핑, 구조 기반 예측 분석까지 아우르는 일종의 설계 콕핏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에서는 플랫폼 전반의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레이아웃 엔진은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과 전력 무결성(Power Integrity)을 고려한 정밀 분석 기능이 향상됐고, 칩렛 인터커넥트 표준인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전용 분석기도 새롭게 추가됐다. 모든 분석 결과물은 통합 데이터 저장소(repository)를 통해 단일 환경에서 관리되며, 이 전 과정은 멀티피직스(Multiphysics) 기능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지난해 공개된 Calibre 3D Thermal은 3D 적층 구조에서 발생하는 열 문제 해결에 기여했으며, 올해 새롭게 발표된 Calibre 3D Stress는 웨이퍼 박막화와 수직 적층의 증가로 인한 열 뒤틀림(warpage) 현상을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PAVE360이 여는 
실시간 버추얼 트윈 설계



지멘스의 Accelerated System Design(가속화된 시스템 설계) 전략은 단순한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또는 합성된 워크로드를 실리콘 아키텍처에 직접 실행해보는 버추얼 트윈(Virtual Twin) 개념을 중심에 둔다. 이를 실현하는 대표 플랫폼이 PAVE360이다.
PAVE360은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주목받는 개발 환경으로, 최근 ARM의 CSS(Compute Subsystem)를 통합하면서 CPU 및 GPU 상에서 네이티브 속도(At-Speed Execution)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했다. 이로써 반도체 생산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개발이 병행될 수 있으며, 실시간 동작 검증도 가능해졌다. 또, 지멘스는 AMD와의 협력을 통해 Radeon GPU 기반 환경을 구축했고, Microsoft Azure 클라우드 상 최적화도 마무리했다. 또한 ARM으로부터 에뮬레이션 및 소프트웨어 프로토타이핑 분야의 공식 인증을 획득해 기술 신뢰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ARM은 Neoverse CSS 플랫폼의 사전 검증을 위해 지멘스의 Veloce CS 시스템을 도입했다. Veloce CS는 고성능 에뮬레이션 플랫폼인 Veloce Strato CS와 대규모 FPGA 기반 소프트웨어 프로토타이핑 플랫폼인 Veloce proFPGA CS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ARM 생태계 파트너들은 최대 40BG 규모의 확장형 에뮬레이션, PCIe 통합 디바이스, 펌웨어 및 OS 개발 가속화 등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지멘스와 ARM의 협력은 버추얼 트윈 기반의 시스템 설계와 검증, 그리고 실리콘 출시 전 소프트웨어 통합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개발 환경을 제공하며, 복잡한 시스템 설계의 상용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 인수와 전략적 확장



지멘스는 최근 일련의 전략적 인수와 파트너십을 통해 EDA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칩 설계 내 계층적 시스템 설계 제약(Hierarchical System Design Constraints)과 타이밍 해석 기술을 보유한 Excellicon을 인수하면서, 검증, 구현, PCB 설계 및 제조 문서화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력을 더하고 있다. 복잡한 PCB 문서화가 업계 전반의 과제로 남아 있는 가운데 지멘스는 Downstream Technologies을 인수하며 보다 효과적으로 이를 자동화할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파트너십 측면에서는 AlphaWave와의 협력이 주목된다. 지멘스는 ‘칩+툴+서비스’가 통합된 솔루션을 지향하며, AlphaWave와 수년간 협력해 왔다. 또 다른 핵심 파트너인 Perforce의 IPLM(Intelligent Product Lifecycle Management)은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메타데이터(metadata)를 관리하며, Siemens AI 플랫폼과의 통합 가능성 면에서도 큰 잠재력을 보여준다.
가장 주목받은 인수는 알테어(Altair)다. 지멘스는 105억 유로 규모의 인수를 통해 멀티피직스 시뮬레이션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마지막으로 Dotmatics 인수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의약품 탐색(Drug Discovery) 분야에 속해 있지만, 시뮬레이션 기반 접근이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지멘스의 디지털 트윈 전략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지멘스가 단순한 툴 제공을 넘어, 인접 기술을 포괄하는 통합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멘스EDA는 더 이상 단순한 EDA 툴 공급자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반도체, AI,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이 연결되는 거대한 전환점에서 지멘스는 기술과 기술, 기업과 고객, 그리고 사람과 산업을 잇는 ‘신뢰 가능한 연결 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리콘을 직접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산업을 설계하는 법. 이것이 바로 지멘스EDA가 생각하고 전개하는 새로운 리더십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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