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ctopus and the Software-Defined Vehicle (SDV)
문어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2026-02-05 / 01월호 지면기사  / 편집부

자동차 산업은 점점 더 지능화되고 있지만, 그 지능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잦은 협력업체 변경과 아키텍처 재편 속에서 소프트웨어 지식은 매번 초기화되고, 투자의 대부분은 혁신이 아닌 유지와 재통합에 쓰인다. 진정한 SDV 전환의 핵심은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학습한 지식을 세대를 넘어 보존하는 데 있다. 이 글은 ‘적정 규모(right-sized)’의 SDV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OEM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짚는다.<편집자 주>




글 | 번드 하르둥(Bernd Hardung)
비즈니스 솔루션 아키텍처 총괄, 일렉트로비트(Elektrobit)





생물학과 기술 모두에서 지능(intelligence)은 매번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connection)와 경험을 통해 진화한다. 그러나 지능 자체만으로는 영속성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문어를 예로 들어보면, 문어는 퍼즐을 풀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지구상에서 지능이 높은 생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수명은 보통 3~4년에 불과하다. 문어의 뛰어난 지능은 개체가 죽으면 사라지고, 종(種) 차원의 본능만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문어처럼 자동차 산업 역시 자체적으로 지능화 주기를 제한하곤 한다. 잦은 협력업체 변경으로 인해 OEM 업체들은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매번 재통합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렵게 축적한 전문지식은 사라지고 매 프로젝트가 마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끊임없는 재시작은 막대한 비용을 수반한다. 차량 한 대당 소프트웨어 개발에 약 2,000달러가 지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가운데 혁신에 투입되는 비중은 5~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통합, 유지보수, 협력업체 변경에 따른 구조 재편에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오늘날 소프트웨어 투자의 대부분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 결과는 지속 가능한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지능의 반복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더 똑똑해지는 방법만이 아니라, 이미 습득한 지식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제조사(OEM)는 비용 부담 없이 어떻게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SDV를 구축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어떻게 ‘적정 규모(right-sized)’의 SDV를 구축할 수 있을까?

비용 효율적인 적정 규모의 SDV 구축
 


그래프는 접근 방식에 따라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진화하고, 그 결과가 고객 가치에 어떤 잠재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ECU 개수 감소

대부분의 OEM은 당장 실행 가능한 과제부터 착수하여 ECU 개수를 줄이고 아키텍처를 단순화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차세대 모델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전략적 해법이라기 보다는 전술적 대응에 가깝다. 새로운 파트너가 등장하면, 지금까지의 성과가 다시 초기화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비안(Rivian)의 초기 ECU 통합 사례는 이 방식의 잠재적 효율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엔트리 레벨부터 고급 차량까지 폭넓은 차급과 다양한 모델 라인업으로 확장했을 때 동일한 방식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합리적인 SDV 아키텍처

진정한 혁신은 OEM 업체들이 적정 규모의 SDV 전략과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할 때 시작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일렉트로비트(Elektrobit)의 장기적 접근방식이 의미를 갖는다. 목표는 단순한 현대화가 아니라, 차량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AI)이 스스로를 기억하고, 매번 새로 시작하는 대신 이전 성과 위에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이 비전은 세 가지 핵심 축을 기반으로 한다:

1. IVI 시스템의 빈번한 업그레이드
IVI는 운전자와 항상 마주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플랫폼 업데이트는 코드 변경 없이도 빈번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인터페이스와 애플리케이션 개선 역시 제한된 하드웨어 옵션을 기반으로 보다 빠르고 일관되게 배포할 수 있다.

2. 잦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시맨틱 API(semantic API)를 통해 하드웨어가 바뀌더라도 시스템 간 정보 교환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을 분리함으로써 업그레이드가 단순해지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세대를 넘어 인터페이스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3. 완전히 유연한 존(zone) 아키텍처
기능 소프트웨어를 중앙 컴퓨팅으로 이전하고, 물리적 구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프트웨어만을 남긴 뒤 플러그앤플레이 메커니즘과 결합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플랫폼 전반에 걸쳐 재사용하면서도 완전한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축은 분명한 장기적 방향성을 제시하지만, 대부분의 OEM 업체에게는 아직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핵심 질문은 지금 당장 어떻게 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즉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기억’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수평적 분리와 사전 통합 또는 점진적 도입

전략적 전환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적정 규모의 SDV 아키텍처를 향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도입이 그 출발점이다. 변화가 반드시 급진적일 필요는 없다. 작지만 의도적인 조정만으로도 실질적이고 측정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도어’라는 단일 기능 도메인을 생각해 보자. 여러 개의 로컬 ECU에 분산된 도어 로직을 공용 컴퓨팅 환경으로 옮기고 중복 하드웨어를 제거함으로써 최적화되지 않은 기존 토폴로지 대비 엔트리급 차량에서 대당 약 15유로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하나의 기능 그룹에 불과하다. 동일한 패턴을 다른 도메인과 트림에 적용하면 누적 효과는 더욱 커진다.

목표는 모든 곳에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모델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각 OEM의 제품 및 시장 전략에 맞춘 SDV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다.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조직에게 수평적 분리와 사전 통합은 현실적인 진입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마치 미리 지어진 집으로 이사하는 것과 같다. 처음부터 모든 취향을 충족하지는 못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며 확장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제공한다.

실제로 이러한 접근방식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 공급업체별로 ECU를 설계하는 대신, 통합된 중앙 ECU 세트를 중심으로 하드웨어를 설계한다.
  • 생산과 하드웨어 설계를 분리하고,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분리한다.
  • 시맨틱 API를 사용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을 명확하게 분리함으로써 차량 세대 전반에 걸쳐 유연성과 안정성을 보장한다.
이것은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폭스콘(Foxconn)은 일렉트로비트와의 협업을 통해 이미 이러한 접근방식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양사는 차량 소프트웨어를 현대화하는 동시에, 지식을 학습하고 보유하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지능이 매 프로젝트마다 초기화되는 대신 지속적으로 축적되도록 하고 있다.

진화의 방향 선택

준비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얼마나 비용을 절감하고 싶은지, 결과에 대한 소유권을 얼마나 확보하고 싶은지, 향후 3~5년 동안 SDV 여정을 어디까지 가져가고 싶은지에 따라 결정은 달라진다.

ECU 개수 감소에 집중하면 즉각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향후 프로그램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제한되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이 떨어진다. 경제적인 SDV 아키텍처는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으나, 상당한 투자와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수평적 분리와 사전 통합, 또는 점진적 도입 전략은 단기 성과와 높은 고객 가치를 균형 있게 달성할 수 있는 선택지다.

일렉트로비트는 이러한 중간 경로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문어의 사례처럼, 지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존은 그 지능을 다음으로 전달하는 능력, 즉 여러 세대에 걸쳐 기억을 보존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생물학이든 기술이든, 지속 가능한 지능으로 가는 길은 재발명이 아니라 기억에 있다. 적정 규모의 SDV는 학습하는 차량을 넘어, 기억하는 차량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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