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 Enters Formula 1 - Not Yet Complete
4년, 아우디는 완성되지 않은 채 F1에 도착했다
2026-04-06 / 05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아우디는 이미 레이스 중이었다. 

아우디의 F1 데뷔는 단순한 경기를 넘어 거대 제조사가 SDV 체제로 전환하며 겪는 ‘통합의 고통’을 트랙 위에서 정직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그들이 보여준 미완의 상태는 실패라기보다, 극한의 환경에서 조직의 민첩성과 통합 역량을 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이 리포트는 스즈카(Suzuka)의 ‘1초’ 격차 뒤에 숨겨진, 현대 자동차 산업이 마주한 ‘성장의 속도’에 관한 기록이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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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1에 완성된 팀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팀은 이미 검증된 기술, 운영, 조직, 학습, 그리고 드라이버 활용 구조 위에서 미세한 미완성을 다듬는다. 하지만 아우디는 그 기반 구조 자체를 만들고 있는 상태로 트랙에 올랐다. 2022년 참전 선언과 동시에 자체 파워 유닛(Power Unit) 개발을 시작해 4년 만에 그리드(grid)에 섰다. 같은 시기 그리드에 데뷔한 신규 제조사 중 처음부터 자체 엔진을 직접 만들어 온 팀은 아우디가 유일했다. 
그 첫 번째 증명의 장소는 3월 호주 그랑프리, 멜버른(Melbourne)이었다.




멜버른 야라강 위의 아우디 플로팅 허브. 브랜드가 먼저 도착했고, 레이스는 그 다음이었다.



아우디의 데뷔 

공항에서 도심까지 아우디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새로 공개된 퍼포먼스 모델 RS 5와 야라강(Yarra) 위의 플로팅 팀 허브(Floating Team Hub), 그리고 ‘이제 시작된다’는 공기는 아우디의 F1 프로젝트가 단순한 레이싱 참가가 아니란 사실을 시각적으로 먼저 말해줬다. 그러나 레이스가 시작되자 곧 현실도 드러났다.
가브리엘 보르톨레토(Gabriel Bortoleto)는 10번 그리드에서 출발해 9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데뷔전에서의 포인트 획득! 새 규정과 새 조직, 새 브랜드 정체성을 동시에 안고 출발한 팀으로서 충분히 인상적인 결과였다. 차량(R26)은 하루 동안 안정적으로 돌았고, 파워 유닛과 레이스 운영 역시 기본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런데 같은 날, 같은 차고에서 니코 훌켄베르크(Nico Hulkenberg)의 머신은 포메이션 랩 이전 기술적 문제로 출발조차 하지 못했다. 한쪽에선 포인트를 가져왔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끝난 것이다.
이 두 장면이 바로 아우디 레볼루트 F1 팀(Audi Revolut F1 Team)의 첫 모습이었다. 성공과 실패가 아닌, 작동하는 시스템과 아직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이 동시에 공개된 순간이었다.
제조사는 데뷔 장면을 최대한 매끈하게 연출하려 한다. 하지만 아우디는 매끈하지 않았고, 정직했다. 그 때문에 오히려 팀의 성격이 더 분명해졌다. 말하자면, 획득한 포인트는 이미 속도가 있다는 것이고, DNS(Did Not Start)는 그 속도를 지탱하는 구조가 아직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완전치 않은 상태였나

왜 아우디는 불완전한 상태로 시즌을 시작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레이스 운영의 실수를 묻는 것이 아니다. 더 정확히 하면, 이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그리고 아우디가 포뮬러 1을 어떤 무대로 보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먼저, 포뮬러 1이라는 무대 자체가 달라졌다. 물론, 넷플릭스 ‘F1: 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가 처음 던졌던 충격은 이제 지나갔지만, F1이 더 이상 경기 결과만 소비되는 스포츠가 아니라, 팀과 드라이버, 기술과 긴장이 하나의 서사로 확장되는 글로벌 플랫폼이 됐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데 여기에 비용 상한제와 2026년 파워 유닛 규정 변화가 더해지며, 과거처럼 무한정 자원을 태워야만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일부 완화됐다. 즉, 신규 제조사도 이제 계산가능한 방식으로 진입을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규정이 기술적 진입의 문을 열었다면, 변화한 F1의 성격과 비용 구조는 그 진입을 브랜드와 조직 차원의 전략적 선택으로 바꿔 놓았다.
아우디 F1 대변인 베네딕트 스틸(Benedikt Still)의 설명은 왜 이 변화가 아우디와 맞아떨어졌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2026년 규정은 아우디의 기술 로드맵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약 50:50 수준의 하이브리드 비율, 완전 지속가능 연료(Sustainable Fuel), 효율성 중심 규제는 아우디가 미래 제품 전략에서 핵심으로 보는 전동화, 탈탄소화, 지능형 에너지 관리와 정확히 겹칩니다.”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는 단순히 참가가능한 환경이 아니라, 아우디가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대에 자신의 기술적 전환을 입증하고 가속할 수 있는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무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아우디에게 F1은 단순한 레이싱 팀의 추가가 아니다. 그들은 커스텀팀이 아니라, 차량과 엔진 모두를 한다. 이는 회사 전체 전환 전략의 일부다.
중요 마케팅 수단이자, 기술과 조직을 압축된 속도로 밀어붙이는 환경이며, 기술 실험실인 동시에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글로벌 플랫폼이기도 하다. 또한 레볼루트, 아디다스와의 파트너십이 보여주듯, 아우디는 트랙 안팎에서 동시에 새로운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 
스틸은 그 이유를 이렇게 정리한다.
“아우디가 F1에 들어온 이유는 단지 우승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2030년 챔피언십 경쟁이란 목표 이전에 포뮬러 1은 아우디가 조직 전반에 심고자 하는 사고방식을 구현하는 무대입니다. 대담한 결정, 빠른 학습, 명확한 우선순위, 그리고 매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그것입니다.”
그래서 핵심은, 아우디가 설명하는 F1은 ‘극한의 연구개발 실험실’이다. 고성능 배터리 시스템, 인버터 아키텍처, 에너지 회수 효율, 하이브리드 통합 등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그것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법이고, 이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완성품의 형태로 등장할 수 없다. 실제 레이스를 경험하면서 통합하고,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과정 자체가 이 프로젝트의 본질이다.




피트월의 엔지니어들. 노이부르크와 힌빌에서 4년을 달려온 조직이 처음으로 실전 앞에 섰다.  



내부는 진행 중인 레이스 

아우디의 F1 이야기는 2026년 멜버른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2022년 봄부터 시작됐다. 
노이부르크(Neuburg)에서의 파워 유닛 개발이 이미 그때부터 가동됐고, 아우디는 별도 법인인 아우디 포뮬러 레이싱(Audi Formula Racing GmbH, AFR)을 세워 이 프로젝트를 독립된 구조 안에서 추진했다. AFR의 CEO 아담 베이커(Adam Baker)와 CTO 슈테판 드라이어(Stefan Dreyer)는 노이부르크에 22개의 최첨단 테스트 벤치를 구축하고 실제 레이스 조건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능을 검증했다. 예를 들어,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2 km 풀스로틀 구간까지 시뮬레이션 환경 안에서 구현했다는 점은 이들이 트랙 바깥에서 이미 얼마나 많은 레이스를 먼저 치르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모든 준비는 결국 파이어업이란 하나의 순간을 향했다. 프로젝트 총괄 마티아 비노토(Mattia Binotto)는 이 파이어업을 두고 단순히 머신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명의 열정과 야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2025년 12월, 내연기관과 고전압 배터리, MGU-K, 냉각 회로, 섀시 인터페이스까지 핵심 시스템 전체가 처음으로 하나의 유기체처럼 함께 작동했다. 이는 수년간 따로 개발되던 부품들이 비로소 하나의 시스템으로 숨쉬기 시작한 순간이었고, 동시에 왜 이 팀을 ‘통합 프로젝트’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답이기도 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개발이 처음부터 부품 단위가 아니라 팩토리 팀 통합의 관점에서 설계됐다는 점이다. 드라이어에 따르면, 노이부르크와 힌빌은 이미 진짜 팩토리 팀 모드로 협업해  파워 유닛과 변속기 결합 테스트, 냉각 회로 설계, 패키징 최적화까지 모든 것을 처음부터 하나의 조직적 틀 안에서 동시 진행했다. 2023년부터 힌빌에서 조기에 가동된 컨셉 팀의 목표도 명확히 파워 유닛 패키징 측면에서 팩토리 팀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아우디는 차를 만들고 나서 엔진을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파워 유닛과 섀시가 하나의 구조 안에서 함께 성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실, 이런 접근은 비용 상한제 환경과도 맞물린다. 베이커의 설명대로 F1에서는 재무와 운영 효율은 직접적으로 성능과 연결된다. 그래서 애초 별도 법인을 세워 구조와 시스템, 사고방식을 처음부터 설계한 것이 아우디의 강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팀은 전통적인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복잡한 기술을 시간 내에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내는 조직 실험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 통합은 아직 고정된 상태가 아니다.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아우디는 다시 지휘 구조를 손봤고, 마티아 비노토는 프로젝트 총괄에 더해 팀 프린시펄 역할까지 맡게 됐다. 단순 인사 이동이 아니라, 아우디가 지금도 시스템 자체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팀은 시스템을 완성한 뒤 트랙에 온 게 아니라, 트랙 위에서 시스템을 완성해 가고 있다.
스틸은 “전략을 정밀하게 실행하고, 학습하며, 계속 전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도전자 입장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실수는 허용되지만, 멈추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다시 트랙으로 돌아오면, 아우디의 시즌 초반 3연전은 하나의 패턴을 드러냈다. 아우디는 이미 포인트권 근처의 속도를 갖고 있었다. 문제는 그 속도를 안정적으로 결과로 바꾸는 완성도였다.
멜버른에서는 한 대가 포인트를 가져왔고, 다른 한 대는 출발조차 하지 못했다. 상하이에서는 연속 포인트 가능성이 있었지만, 훌켄베르크의 레이스는 휠건(wheel gun) 문제로 발생한 16초 피트스톱에서 무너졌고, 보르톨레토는 기술적 문제로 다시 DNS가 됐다. 일본 스즈카(Suzuka)에서는 훌켄베르크가 첫 랩에서 19위까지 밀렸다가 11위까지 올라와 마지막 포인트권 차량을 1초 차로 추격했다.
세 레이스의 결과는 달랐지만, 드러난 진실은 비슷했다. 차가 느린 것이 아니라, 결과를 흔드는 약점의 위치가 계속 바뀌고 있었다는 점이다. 멜버른에서는 신뢰성, 상하이에서는 피트 운영, 스즈카에서는 스타트와 레이스 전개가 발목을 잡았다. 만약 단순히 속도가 부족했다면 이야기는 오히려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포인트가 가능한 차였기 때문에 무엇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지가 더 또렷하게 드러났다.
일본 대회 이후 비노토가 말한 “긍정적인 부분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공존한다”는 평가는 그래서 의례적인 코멘트가 아니었다. 그는 신뢰성과 운영 측면의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스타트 성능과 에너지 매니지먼트를 여전히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훌켄베르크의 표현은 더 직설적이었는데, 추월은 가능하지만 곧바로 다음 상황에서 다시 취약해지는 트레이드오프가 있다는 것이었다. 스즈카에서의 1초는 단순 격차가 아니라, 그 미완의 상태 전체를 압축한 시간이었다.




상하이. 피트스톱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너무 오래 걸렸고, 보르톨레토는 출발하지 못했다.



‘속도는 있다, 완성도는 없다’가 뜻하는 것

중요한 건, 아우디가 이런 리스크를 모르고 들어온 것이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이 프로젝트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실제 경쟁 환경 속에서 더 빨리 통합, 학습, 개선하겠다는 선택 위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를 단순한 신생 팀의 시행착오로 읽는다면 반만 읽는 셈이다.
진짜 흥미로운 건 시행착오 자체가 아니라, 그 시행착오가 드러내는 형태와 구조다. 아우디 F1은 느린 팀이 아니다. 과제는 그 속도를 피트스톱, 스타트, 에너지 매니지먼트, 기술 신뢰성 같은 운영 변수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일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이 프로젝트는 많은 전통 OEM이 SDV 전환에서 마주한 과제와 닮았다. 개별 기술과 프로토타입은 가능하지만, 실제 운영 환경에서 그것들을 하나의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묶어내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스틸이 말했듯, F1에서는 개별 기술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시스템 전체의 통합과 빠른 학습이 승리를 만든다. 아우디가 스스로 도전자로 규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수는 가능하지만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1위는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이 팀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무엇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될너 CEO가 이 프로젝트를 두고 “더 슬림하고, 더 빠르고, 더 혁신적인 기업으로 변화하는 촉매”라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F1은 아우디에게 실제로 변화를 훈련하는 공간이다.



다시, 스즈카

다시 스즈카로 돌아가 보자. 마지막 포인트까지 1초.
훌켄베르크는 첫 랩의 손실을 극복하고 필드를 가로질러 올라왔지만, 공격을 완성할 랩 수가 부족했다. 그 1초는 스타트 성능, 에너지 관리, 추월 후의 취약성, 그리고 운영상의 미세한 어긋남이 모두 압축된 시간이었다. 아우디는 느리지 않았다.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F1은 가장 빠른 머신의 무대이기 전에, 가장 빠르게 통합하고 가장 빠르게 배우는 팀의 무대다. 그런 점에서 아우디의 첫 시즌 스타트는 결과보다 팀의 현재를 먼저 드러낸 데뷔다. 그들은 완성된 시스템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가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스즈카. 아우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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