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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상용차 LTE-V2X 의무화 추진에 이어 9개 부처 국가계획으로 차량과 도로의 직접통신을 확대하고, 이제 오토바이와 취약도로이용자까지 연결하려 한다. 인도는 2028년 모든 신차의 V2V 의무화를 추진하고 일본은 레벨 4 자율주행을 위한 V2X 인프라 시간표를 세웠다. 아시아가 V2X를 실증에서 안전요건으로 옮기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구축한 산업 생태계를 지켜달라는 호소문이 나왔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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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오른쪽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접근한다. 자동차의 카메라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도로변에 세워진 대형차가 시야를 가렸고 레이다도 아직 오토바이를 포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동차는 오토바이의 위치와 속도, 진행 방향을 이미 알고 있다. 오토바이가 C-V2X 직접통신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기 때문이다.아직 중국 도로에서 일반화된 장면은 아니다.
그러나 이 장면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표준 제정이 시작됐다. 중국모터사이클상회는 2026년 8월 10일 '오토바이 및 모페드 C-V2X 직접통신 시스템 기술요건 및 시험방법'을 올해 첫 번째 단체표준 개발계획에 포함했다고 공고했다. 계획번호는 2026-19다. 톈진내연기관연구소, 톈진모터사이클기술센터가 제정을 주도한다. 중국 오토바이 분야의 국가표준 제정에 참여해온 기관이다.
아직 완성된 표준도 의무규정도 아니지만 입안 심사를 통과해 개발계획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적용 대상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자동차와 도로 인프라를 중심으로 논의돼온 C-V2X 직접통신을 오토바이와 모페드로 확장하는 것이다. 자동차가 감지해야 할 대상이었던 이륜차가 자신의 움직임을 직접 전송하는 통신 주체가 되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V2X 업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 산업계가 C-V2X 적용 범위를 취약도로이용자(VRU)로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 표준이 오토바이 업계에서 시작됐지만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단계적으로 자동차에 폭넓게 적용되는 국가표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초기 사용 사례가 C-NCAP 2027에서 다루는 취약도로이용자 관련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의 카메라와 레이다, 라이다를 대신하는 장치가 아니라 "VRU에 하나의 안전 계층을 더하는 것"이다.
대형차 옆을 통과하는 오토바이, 주차 차량 뒤에서 교차로로 진입하는 이륜차, 차량의 사각지대에 머무는 모페드는 자동차 센서가 다루기 어려운 대상이다. 차체가 작고 움직임이 빠르며,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꾼다. 건물이나 다른 차량에 가려지면 센서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감지할 수 없다. C-V2X는 보이지 않는 대상을 보는 센서가 아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존재를 무선 신호로 먼저 알리는 별도의 정보 경로다.
상용차에서 시작된 7초
오토바이 표준은 따로 떨어진 프로젝트가 아니다. 중국은 이미 상용차부터 C-V2X의 초기 장착 기반을 만들기 시작했다.
본지는 중국 교통운수부가 영업용 차량의 LTE-V2X 직접통신 시스템 장착을 강제성 국가표준안에 포함해 의견수렴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영업용 차량 운행안전 기술 및 관리 요구사항' 제4.6항은 트레일러를 제외한 영업용 차량이 직접통신 기반의 차량 정보 상호작용 시스템을 갖추고, 차량 대 차량과 차량 대 인프라 안전경고 기능을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출발점은 전방 차량이 비상등이나 타이어 이상 신호를 보내는 '이상 차량 경고', 노변장치(RSU)가 도로 붕괴와 결빙, 미끄러운 노면을 알리는 '도로 위험 경고' 두 가지다. 적용 조건과 성능 기준은 더 구체적이다. 시속 60 km에서는 충돌예상시간 7초 이상, 80 km에서는 8초 이상 전에 이상 차량을 경고해야 한다. 도로 위험은 해당 지점에 도달하기 10초 이상 전에 알려야 한다.
2026년 1월 중국 옌청 시험장에서는 시간당 50 mm 이상의 인공강우와 가시거리 50 m 이하의 모의 안개 속에서 시험이 진행됐다. 시속 60 km로 달리던 화물차에 LTE-V2X를 작동시키자 운전자는 충돌 7초 이상 전에 경고를 받았다. 같은 조건에서 V2X를 끄고 AEB만 작동시킨 차량은 정지 표적을 충분한 거리에서 인식하지 못했다. AEB는 작동하지 않았고 차량은 표적과 충돌했다. 물론, 이 결과를 V2X가 AEB보다 우수하다는 증거로 읽어서는 안 된다. 시험에서 V2X가 한 일은 자동제동이 아니라 음성경고였고 실제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밟았다. 진짜 의미는 폭우와 안개로 센서의 시야가 가려질 때 위험을 전달하는 두 번째 경로가 작동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 7초를 실증에 남겨두지 않고 사고 위험과 운행거리가 크고, 만재 시 제동거리가 긴 상용차부터 규제에 넣었다. 표준안이 확정될 경우 일정한 준비기간을 거쳐 새로 도로운송 시장에 진입하는 차량부터 적용된다. 표준 제정 완료 목표는 2027년 7월이다. 차량 출고 단계에서 장착 수요를 만들고, 칩과 모듈, OBU, RSU의 양산을 촉진한 뒤 군집주행과 자율 화물운송으로 이어가겠다는 산업적 목적도 제정 설명서에 담겼다.
남은 질문은 어떤 차량과 어떤 안전 시나리오부터 적용할 것인가. 중국이 내놓은 첫 번째 답은 상용차와 고장 차량, 도로 위험. 두 번째 답은 오토바이와 취약도로이용자다. 악천후에 가려진 정지 차량과 교차로에 가려진 오토바이는 서로 다른 위험이다. 그러나 대응 원리는 같아 자동차 센서가 볼 수 없는 순간에도 위험 정보가 차량에 도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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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표 사이에 놓인 9개 부처 계획
오토바이 단체표준만 보면 이륜차 업계의 개별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공고 한 달 뒤 나온 국가계획과 함께 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안부, 교통운수부, 상무부, 자연자원부, 주택도농건설부, 시장감독총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등 8개 부처와 함께 9월 10일 '지능형 커넥티드 신에너지자동차 산업 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工信部联规函〔2026〕305号)'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고속도로와 도시고속도로, 일부 도시도로에서 고도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자동운전 기능을 갖춘 차량을 규모화해 적용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자동운전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의 안전성은 인간 운전자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명시했다.
C-V2X는 이 목표를 뒷받침하는 통신 기반으로 들어갔다. 주요 도시와 일부 고속도로의 5G·5G-A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C-V2X 직접통신 RSU를 구축한다. 차량의 5G·5G-A 및 C-V2X 직접통신 능력 보급률을 높이고, 교통신호와 표지, 차선 등 도로시설의 디지털화를 추진한다.
계획이 그리는 흐름은 네 단계로 이어진다. 먼저 주요 교차로와 도로 구간에 감지·에지컴퓨팅·통신 능력을 갖추게 한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도시와 고속도로를 아우르는 클라우드 제어 기반으로 올라간다. 클라우드는 교통통제와 사고 정보를 정리해 다시 차량으로 내려보낸다. 그리고 이 순환이 쌓이면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가 함께 인지하고 판단하는 기능이 규모 단위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중국이 말하는 '차·도로·클라우드 일체화'다.이는 RSU 몇 대를 설치하는 실증사업의 표현이 아니다. 차량 탑재율, 도로 디지털화, 통신 인프라, 클라우드 플랫폼, 협력 인지와 의사결정을 하나의 보급 흐름에 넣었다. 자동차가 판단에 사용하는 정보의 범위를 주변 차량과 도로, 클라우드로 넓히는 접근이다. 여기에 오토바이가 들어간다. 자동차와 RSU가 서로 통신해도 도로 위의 오토바이가 이 순환에서 빠져 있으면 사각지대는 남는다. 오토바이 C-V2X 표준은 9개 부처 계획에 담긴 차량 직접통신 보급과 RSU 구축보다 작은 뉴스로 보이지만, 노변장치-클라우드-차량으로 이어지는 통신망이 실제 안전망이 되기 위해 마지막으로 연결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잘 보여준다.
자동차 OEM에 남은 과제
오토바이 C-V2X는 오토바이 업계만의 일이 아니다. 자동차가 그 메시지를 받아 판단하지 못하면 안전기능은 완성되지 않는다. 메시지 수신과 인증, ADAS 센서융합, 위험 판단, 운전자 경고, 오경보 관리, 사이버보안, 기능안전성과 실차 검증이 차량 측에서 준비돼야 한다. 향후 제동이나 회피제어까지 연결하려면 책임 범위와 안전요건도 다시 정해야 한다.어떤 정보와 기능이 먼저 들어갈지는 표준안이 공개돼야 알 수 있다.
다만 관계자의 설명처럼 C-NCAP 2027의 VRU 관련 시나리오와 연결될 경우, 자동차의 수동적 수신 기능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토바이 표준은 송신 단말의 규격인 동시에 자동차 ADAS가 새로운 외부 정보를 어떻게 신뢰하고 사용할 것인지 묻는 표준이 된다.중국의 적용 순서는 선명해지고 있다. 사고 위험과 사회적 비용이 큰 상용차에 초기 장착 수요를 만들고, 국가계획을 통해 RSU와 차량 탑재율을 함께 높인다. 이어 자동차 센서가 놓치기 쉬운 오토바이와 VRU로 통신 대상을 넓힌다. 규제가 차량을 만들고, 차량이 인프라 투자의 가치를 높이며, 인프라가 다시 차량 장착의 효용을 키운다. 중국은 오래된 V2X의 ‘닭과 달걀 문제’를 적용 순서로 풀고 있다.
인도는 모든 신차, 일본은 L4 인프라
중국만 움직이는 게 아니다. 인도 도로교통·고속도로부는 중앙자동차규칙 개정안을 통해 C-V2X 기반 V2V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7년 10월 1일부터 V2V 시스템을 장착한 L·M·N급 차량은 AIS-230을 준수해야 한다. 2028년 10월 1일부터는 새로 생산되는 모든 L·M·N급 차량에 AIS-230 기반 V2V 시스템을 탑재하도록 할 계획이다.L급에는 이륜차와 삼륜차가 포함된다. 중국이 오토바이와 모페드용 C-V2X 기술요건과 시험방법을 만들기 시작했다면, 인도는 이륜차·승용차·버스·화물차를 아우르는 신차 전체의 적용 시점을 제시한 것이다. 개정안이 현재 내용대로 확정·시행될 경우, 인도는 C-V2X 기반 V2V를 신차 전반에 의무화하는 최초의 대규모 자동차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본은 다른 경로를 택했다. 총무성은 2026년 7월 '자율주행 사회를 뒷받침하는 통신 인프라 전략'을 발표하고 4G·5G 이동통신과 V2X 직접통신의 역할을 구분했다. 이동통신이 넓은 지역의 정보와 클라우드 연결을 담당한다면, V2X 직접통신은 신호와 교차로, 합류, 사각지대처럼 낮은 지연과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안전정보를 맡는다. 일본은 13개 선행 사업화 지역과 주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레벨 4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하고, 2026~2027년 도쿄·나고야·오사카권에서 5.9GHz V2X 기술 기준과 통신규격을 우선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기존 5.9GHz 무선국의 주파수 이전과 전국 적용을 추진한다.중국이 차량 탑재와 RSU 확산을 제도적으로 밀고, 인도가 모든 신차의 V2V 의무화 일정을 제시했다면, 일본은 통신과 주파수, 인프라, 레벨 4 서비스를 하나의 국가 시간표에 넣었다. 이처럼 세 나라의 방식은 같지 않다. 중국은 고위험 차량과 구체적인 경고 기능에서 시장을 열고 인도는 방대한 이륜차와 자동차 시장 전체에 공통 통신 기반을 넣으려 한다. 일본은 자율주행 서비스가 필요한 도로와 지역부터 통신 인프라를 맞춘다.공통점은 실증사업의 수를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어떤 차량에 어떤 주파수와 표준으로 언제부터 적용할지를 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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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나온 것은 호소문
중국의 오토바이 표준 공고와 9개 부처 계획이 이어지고, 인도와 일본이 각자의 적용 일정을 제시하는 동안 한국에서 나온 것은 새로운 보급계획이 아니다. 국내 V2X 생태계를 지켜달라는 업계의 호소문이었다.
"최근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국내 V2X 정책의 불확실성과 동력 상실로 인해, 10년 넘게 공들여 쌓아 올린 기술력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이 순식간에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C-ITS협의회 부회장사 에티포스의 홍승수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이 발표된 뒤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에 공개 호소문을 보냈다. 그는 한국이 지난 10년간 V2X 전용 모뎀 칩셋 팹리스부터 모듈, RSU·OBU 장비, 서비스와 소프트웨어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드문 산업 생태계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구체적인 추진 의지와 후속 정책, 예산이 보이지 않는 사이 국내 기업들이 하나둘 사업을 포기하고 있으며, 생존을 위해 국내 시장을 떠나거나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한번 사라진 기업과 인력, 공급망을 복원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물론 홍 CBO의 의견을 곧바로 한국 V2X 산업 전체의 단일 입장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중국, 인도, 일본의 움직임과 나란히 놓으면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는 분명해진다. 한국은 C-ITS와 LTE-V2X를 시험했고, 통신 칩과 모듈, 기지국과 단말을 개발했다. 기술이 잘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단계는 오래전에 지났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차량군에 어떤 안전기능부터 적용하고, 차량 장착과 도로 인프라를 어떤 순서로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다.
중국과 한국의 격차를 기술 수준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은 상용차에서 첫 수요를 만들고, 9개 부처 계획으로 차량과 도로의 보급 방향을 정한 뒤, 오토바이와 VRU까지 연결하려 한다. 인도는 2028년이라는 날짜를 제시했고, 일본은 레벨 4 서비스와 5.9GHz 인프라의 지역별 일정을 정했다. 옌청 시험장에서 화물차가 받은 7초의 경고는 기술 하나의 승리가 아니다. 자동차의 눈이 가려지는 순간에도 위험을 전달할 다른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증명이었다. 중국은 그 7초를 상용차 규제로 옮기고, 국가 인프라로 확장하며, 이제 자동차가 보지 못하는 오토바이까지 연결하려 한다. 한국에 남은 질문은 C-V2X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이미 만든 기술을 어떤 차량과 어떤 안전 시나리오에 먼저 적용할 것인지, 그리고 그 첫 번째 날짜를 언제로 정할 것인지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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