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W 저가차로 위기 탈출
舊 플랫폼 재활용 비용 절약
2012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송 하 임 기자 <arrias@hanmaill.net>

폭스바겐이 저가차로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舊 플랫폼을 재활용해 비용을 절약한다.



2013년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최대 위기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와 카 메이커들의 의견이 많다. 이들은 9월의 독일 내 자동차 판매현황을 불황의 시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독일 내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 250,082대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10.9% 하락한 수치다. 또한 무엇보다 시장에서 ‘다운사이징’이라는 말이 보편화되고 있을 정도로 소형차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소형차 판매량이 19% 증가했고 소형 스테이션 왜건 판매량도 9.2%가 증가했다. 반면, 중대형 자동차 판매량은 16.2% 감소했다.
유럽 자동차시장의 불황에도 아직 독일 자동차의 상황은 괜찮아 보인다. 실제로 독일의 카 메이커와 서플라이어들의 직원들은 불황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남부 지역의 경우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9월 판매량이 20% 이상 감소했다. 이들의 영향으로 유럽 전체 자동차 산업은 8%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2013년이 1993년 이후 20년 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프랑스의 자동차 공장들은 8,00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이탈리아의 피아트도 공장 하나를 문 닫아야 할 처지에 있다.
독일에서도 포드와 오펠의 경우엔 문제가 심각하다. GM의 자회사인 오펠의 경우 독일 내 판매대수가 약 15.6% 감소해 중요 생산공장을 폐쇄할 위기에 처했다. 보쿰(Bochum)에 위치한 오펠 생산공장은 2016년까지 가동을 보장받기는 했지만 이후의 상황은 알 수 없어 수천 명이 실업위기에 놓여있다. 한편 독일의 대표 카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Passat 생산량을 줄였다.

저가차 생산

이같은 움직임 때문일까. 폭스바겐은 저가차 모델 생산을 준비 중이다. 사실 독일인에게 폭스바겐은 소형차임에도 안정적 수입을 가진 사람들만 탈 수 있다는 선입견이 있을 정도로 중형차에 맞먹는 가격 정책을 유지해왔다. 국민차라는 `Volkswagen`이란 브랜드명이 무색할 정도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수입자동차의 저가 공세에 맞서 더 싼 가격의 모델을 생산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가 됐다. 실제로 프랑스 르노의 자회사인 다시아(Dacia)는 6,000유로에서 8,000유로(860만 원~1150만 원) 사이에 구매할 수 있는 저가차를 내놓고 있다. Logan, Lojan MCV 스테이션이라는 모델이 성공했고, 다시아의 판매대수는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7배나 증가했다.
폭스바겐은 새로운 저가차 시장으로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1/3이 저가차다. 중국의 저가차 판매대수는 380만 대. 그 외 인도는 110만 대, 러시아가 90만 대 순이다. 폭스바겐은 중국, 인도, 러시아를 우선 타깃으로 하고 유럽시장도 염두에 둘 것이다. 유럽의 저가차 판매대수는 40만 대 수준이지만 점차 판매대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리무진, 스테이션, 밴 등 총 3개 모델을 준비하고 있으며 가격은 6,000~8,000유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격은 옵션을 뺀 가격으로 이는 폭스바겐 그룹에서 생산하는 다른 SEAT와 스코다 브랜드보다 저렴하다. 특히 폭스바겐은 이 저가차로 한국의 메이커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대상인 다시아보다 싸지만 품질, 효율, 성능에서는 절대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전략이다.



원가절감법

폭스바겐은 저가차 개발에서 엔진의 성능보다 실내 크기와 가격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따라서 엔진은 새 엔진이 아니라 1, 2리터 엔진과 1.6리터 엔진을 탑재할 예정이다. 비교적 저렴한 수동 기어를 탑재할 것이며 휘발유와 디젤 모두에 대응시킬 것이다. 하이브리드 등은 비용 문제로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폭스바겐의 최대 과제는  판매가격 6,000유로를 넘지 않게 하기 위해 생산비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고로 내몰린 옛 모델의 부품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들 부품들은 새로운 모델에 맞지 않을 뿐, 결코 기술적으로 뒤떨어지는 것들이 아니다. PQ24, PQ34, PQ35 플랫폼의 옛 골프(Golf)와 폴로(Polo) 모델 부품들을 사용할 전망이다. 특히 폴로의 뒷축은 저가차를 계획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최대 관심사다. 이를 활용할 경우 현재 새로운 모델의 디자인보다 250유로의 원가를 줄일 수 있다.



엔진 마력보다 편의성과 가격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기 때문에 전자장치, 실내장식, 에어백, 안전기술 등 특히 골프 신 모델의 것과 동일한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3가지 모델의 저가차 휠베이스는 동일하게 2,500 mm다.
차체 크기는 골프(Golf)와 같은 크기가 될 것이다. 3개 모델 모두 4도어 디자인을 채택한다.
골프의 최신 모델은 생산비가 비싸다. 판금을 5번 포밍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오래 걸리며 비싸다. 다시아의 경우 3번 포밍한다. 그러나 새 차는 2번만 포밍할 예정이다. 엔지니어들은 두 번만 포밍해도 비틀처럼 어느 정도 좋은 디자인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 저가차 디자인은 비틀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폭스바겐의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상황과 글로벌 시장에 비춰볼 때 적절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이들은 유럽의 경제위기로 인해 경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자동차의 명성에 기대 고가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엔진의 견고함과 연비 경쟁에서 이미 한 발 앞서 있는 폭스바겐이기 때문에 저가차 시장에도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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