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환경친화적 자동차’라고도 부르는 저공해차의 개발 배경이 되는 문제는 지구환경문제(CO2, 지구온난화)와 석유 문제(석유 고갈 우려, 대체 연료, 연비 효율)이다. 이런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으나, 그 심각성이 커지면서 각국은 환경규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갱신,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규제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혁신적인 저공해 기술과, 이를 사용한 저공해차 개발 양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저공해차의 종류별 동향
저공해차에는 저공해 연료로 달성하는 것(이하 기호 N으로 나타냄), 메커니즘으로 저공해를 달성하는 것(이하 기호를 M으로 나타냄), 둘 다를 채택한 것(이하 기호 NM으로 나타냄)이 있다.
클린 디젤차(M)
유럽에서는 1997년 승용차에 커먼레일이 장착된 이래, 가솔린차 수준의 정숙성과 동력 성능이 실현되어 경제성이 우수한 디젤차의 비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1997년에 20% 정도였던 디젤차 비율은 2005년에 약 50%로 뛰어올랐다. 현재 유럽의 경우 전체 승용차 가운데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정도다.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의 차기 배출가스 규제를 클리어하기 위한 더 많은 클린 디젤차의 기술 개량에 노력하면서 일본과 미국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클린 디젤차 실현을 위해서는 Bosch, Siemens 등 대형 부품 메이커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이들은 각종 하이브리드 시스템(마이크로, 마일드, 풀 하이브리드), 배출가스 후처리 시스템, 각종 전자제어 장치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유럽시장 확대를 위해서 전략 차종으로 클린 디젤차가 필수이므로 유럽향 클린 디젤차의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005년 유럽시장에 투싼과 싼타페 등 디젤 SUV 모델을 투입하면서 20만대의 수출을 돌파했으며, 기아자동차 역시 기존 SUV 모델 외에 2005년부터 쎄라토, 프라이드, 로체 등의 디젤 모델을 유럽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현재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씨드의 45% 가량을 디젤 모델로 생산하고 있다.
수소연료차(NM)
연료인 수소는 고갈의 우려가 없으며 산소와 반응하여 배출되는 것은 대부분 순수한 물뿐이므로 앞으로 수소사회의 수송을 담당할 ‘저공해차의 주역’으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 항속 거리(수소저장기술), ? 스택 내구성, ? 소형·고성능화, ? 저온·고온 작동성, ? 가격 등의 문제로 혁신 기술의 출현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기술적으로 가격 저감을 위해 전극 촉매 사용량 저감, 값싼 고분자 전해질막의 개발 등을 비롯해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차의 확대를 위해서는 수소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므로 초기 연료전지차 시장의 규모를 고려할 때, (350기압의 고압 수소를 공급하는) 충전소의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일본에서는 경제산업성의 ‘연료전지 실용화전략 연구회’의 전략 책정 아래, 실무는 NEDO가 주체가 되어 추진하고 있다. 일본 메이커들은 이러한 정부기관과 연동 또는 자체적으로 연료전지차를 개발하고 있다. 혼다, 도요타, 닛산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에 의해 상기 ?~?에서 일정한 진보를 보이고 있다. 또 가격 면에서도 양산이 되면 학습효과와 양산효과에 의한 대폭적인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기점으로 친환경 수소연료전지차의 보급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획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기자동차(NM)
지금까지 전기자동차는 가솔린차와 동등한 주행 성능을 실현하려면 무겁고 강한 2차전지를 탑재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각 메이커의 전기자동차 개발이 사실상 중단되었었다. 그러나 니켈수소전지나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이 향상되고 항속거리 150~200 km의 한정 지역 사용이라면 실용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후지쯔와 미쓰비시자동차가 경승용차를 기반으로 휴면 상태였던 전기자동차 개발을 재개하고 있다. 이들 메이커는 전력회사와 연계하고 있어서 우선은 주행 영역을 알고 있는 전력회사의 영업차를 대상으로 실증 테스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연료차(N)
바이오연료의 장점은 CO2를 흡수해서 성장하는 식물로 제조하는 연료이기 때문에 식물의 흡수 CO2와 연소해서 배출되는 CO2가 서로 상쇄되는 ‘카본 뉴트럴’ 효과, 넓은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비편재성에 있다. 또 바이오연료는 농업 진흥에도 도움이 되는 연료라는 면도 있다.
바이오연료는 알콜 연료이며 ‘흡수성에 의한 고무/일부 금속의 취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에탄올과 같은 연료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가솔린차용은 개질을 해서 자동차의 연료계에 영향이 적은 바이오연료(ETBE)로 개질해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가솔린차용으로 ETBE를 도입하게 되었고, 또 디젤차용으로는 수소화유를 유력 후보로 개발중이다.
천연가스(CNG, LPG차)(N)
실용화에 견딜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시판된 것은 최근의 일이며, CNG차는 그때까지는 저공해차의 하나의 기둥이었다. 현재도 하이브리드차와 클린함이 비교될 만큼 여전히 저공해차의 주역이다. 상용차를 중심으로 디젤차 이외의 저공해차 중에서는 가장 좋은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천연가스 액화연료(GTL, DME)차 (N)
GTL/DME 연료
천연가스로 만드는 GTL 연료의 장점은 천연가스가 석유 이상으로 매장량이 많고 GTL화로 클린 연료라는 점, 가반성(transferability)이 좋은 액화 연료로 석유와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천연가스의 액화라고 하면, LNG(Liquid Natural Gas)도 있지만, 이것은 -162℃로 냉각한 것이며 수송·LNG 전용 배관이 필요해 제약이나 불편함이 있었다. 현재 대형 석유자본이 GTL 연료로 눈을 돌려 개발을 진행중이며 향후 주목할 만한 연료이다.
* GTL이란 Gas To Liquids의 약어이며, GTL 제조기술이란 넓은 의미에서는 천연가스에서 등유, 경유, 가솔린, 메탄올, DME(Di-methyl Ether) 등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LNG와 달리 -30℃, 6기압에서 액화할 수 있다.
DME 연료
DME 연료는 에탄올의 탈수축합이나 합성가스에서 직접 합성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인공적인 합성품이다. 천연가스·석탄가스 등의 다양한 원료로 제조할 수 있고 클린, LPG와 마찬가지로 저장이나 운반 가능, 경유 대체 등의 특징이 있다. 아직 생산시설의 FS(타당성검토)가 진행중이며 실용화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 할 연료이다.
클린 디젤 소형차의 판매 동향
유럽(승용차, SUV, 미니밴 등)
유럽 승용차 시장은 원래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90년대 초에도 디젤 비율이 5~40%를 차지하며 타 지역보다 디젤 승용차 선호 지역이었다.
또한 1997년에 커먼레일이 실용화된 이후부터는 디젤 승용차의 보급이 급격하게 늘었다. 향후에도 디젤 비율은 높아질 여지가 있으며 2015년에 유럽 15개국 평균 60%에 이를 전망이다. (유럽 15개국: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핀란드,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이태리, 룩셈브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일본 디젤 소형차
(승용차, SUV, 미니밴 등) 동향
197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서 디젤 소형차가 판매되기 시작하여 1980년대 초에는 RV 붐으로 디젤엔진이 탑재된 SUV, 미니밴 등의 차가 거리를 활보했다. 1990년대 전반의 세제 변경에 따른 증세나 가솔린과 경유의 가격차 축소 등으로 디젤 소형차는 급격한 모델 중지가 잇따랐고 현재는 아주 소수의 디젤 소형차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에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이 최신 디젤차를 투입함에 따라 일부 일본 메이커들이 일본향 투입 의향을 밝혔다. 일본에서는 디젤 소형차가 유럽시장 개척의 전략차로서 개발·생산되고 있으며 일본의 디젤 소형차는 유럽에서 육성되고 있다.
미국 디젤 소형차 동향
현재 미국은 디젤차의 판매 대수가 미미한 수준으로 가솔린 중심의 자동차 대국이지만, 2001년부터 디젤 소형차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 증가의 이유는 빅3의 풀사이즈 픽업, 디젤 신 SUV, VW/Benz의 디젤 승용차 투입 등을 들 수 있다. 원유가 상승에 민감한 미국시장의 특성도 있지만, 빅3 자체도 디젤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어 디젤차를 ‘구세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디젤차의 판매가 5년 안에 하이브리드를 앞설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2012년 미국 내 디젤차의 판매가 150만대를 넘어서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120만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기술이 디젤과 접목되면서 메르세데스는 물론 폭스바겐, 아우디까지 2008년부터 미국에 디젤차를 투입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메이커 동향
표 2는 저공해차와 메이커 동향을 살펴본 것이다. 최근 주목할 만한 사실은, 도요타가 이스즈자동차와 클린 디젤엔진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합작사는 폴란드나 일본 훗카이도에 연 20만개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5년 이내에 풀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11월 이스즈의 지분 5.9%를 취득했으며 현재 하이브리드 디젤 시스템을 공동 개발중이다. 도요타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디젤엔진의 생산을 늘리고 있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새로운 촉매 기술을 사용해 질소산화물 등의 배출을 대폭 줄인 디젤 엔진을 개발, 유럽 업체들을 따라잡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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