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고와 자율주행: 가능성과 보편성은 다르다
′2016 Automotive Innovation Day′ Review
2016년 09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7월 14일 양재동 더케이호텔. 본지가 개최하는 제4회 오토모티브 이노베이션 데이(Automotive Innovation Day, AID)가 열렸다. 미 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두 달 가까운 조사 끝에 5월 7일 발생한 테슬라 모델S의 자동주행 사고를 공식적으로 ‘미국의 자동주행차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고’로 발표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어서인지, 자율주행, 자동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커넥티드 카 트렌드 관련 최고 기업들인 콘티넨탈, 마그나, NXP 반도체 등의 중역들이 나란히 연단에 올라서인지, AID에는 무려 60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테슬라 자동주행 사고, AID 세미나를 리뷰한다.

 

7월, 우리나라에서는 봉평터널에서 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4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전방추돌 방지 시스템(FCW), 자동 긴급제동(AEB) 기능 내지 졸음운전 방지가 아쉬운 대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같은 교통사고, 사망사고가 매일 수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왠만하면 뉴스화 되지 않는다. 한편, 미국에서는 5월 7일 플로리다 레비 카운티(Levy County), 윌리스턴(Williston)에서 테슬라 모델S 자동주행 차량이 사망사고를 냈고, 이것이 7월에 ‘미국의 자동주행차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고’로 공식화되면서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본지가 개최한 AID 세미나에서도 테슬라 사고는 곳곳에서 언급되며 그 여파를 실감케 했다.

 


모델S 사고

모델S의 사망사고. 중앙분리대가 있고 회전이 가능한 고속도로에서 18휠 대형 트레일러가 좌회전하는 동안 맞은편의 좌측 차선을 타고 자동주행하던 테슬라 모델S가 그대로 트레일러 아래쪽으로 돌진하면서 사망사고를 냈다. 사고 과정에서 모델S의 오토 파일럿 시스템은 물론 운전자 모두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못했다. 테슬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운전자, 오토 파일럿 센서 모두가 트레일러의 흰색 측면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모델S와 트레일러는 쾌청한 하늘을 배경으로 거의 직각을 이루고 있었다”며 “모델S는 차체가 높은 트레일러가 거의 직각으로 좌회전을 하면서 만들어낸 하부 공간을 통과해 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고 밝혔다.

얼마 후 테슬라 모델S의 오토 파일럿 기능에 대한 주요 기술 제공사인 모빌아이(Mobileye)의 댄 갈베스(Dan Galves) CCO는 “최근의 충돌회피 기술 또는 AEB 시스템은 리어엔드 충돌 회피에 따라 정의되고 이에 맞춰 디자인돼 있다”며 “교차로를 횡단하는 차량에 대한 5월 7일의 사고와 관련해 현세대의 AEB 시스템은 작동되도록 디자인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모빌아이의 시스템은 LTAP(Lateral Turn Across Path) 인지기능을 2018년부터 포함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 AVS(Automated Vehicle Symposium)에 참석 중인 자동차부품연구원(KATECH)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의 유시복 센터장은 “NHTSA는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모드가 기술적으로, 검증 차원에서 유즈케이스가 너무 부족한 상태에서 출시된것이 최대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센서 솔루션, ADAS 시스템 공급사가 아무리 기능과 성능을 강조한다고 해도 실차, 실제 도로주행 환경에서의 적용과 테스트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레벨 2 시스템

 

테슬라 사고는 두 가지를 말해주고 있다. 첫째, 모델S의 주행 자동화가 고도화된 자율주행 레벨인 3, 4에 해당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자율주행차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중은 자율주행차는 완벽히 안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자율주행차를 크게 ‘autonomous vehicle’과 ‘automated vehicle’ 두 가지로 말하고 있는데, 전자는 차에 장착된 온보드 센서를 통해 차 스스로가 제어할 수 있는 것이고, 후자는 V2X와 같은 커넥티드 기능까지 통합된 ‘자율협력형차’를 말한다. 테슬라의 모델S의 경우엔 전자의 범주에 속하지만, 운전자가 차량제어와 관련해 언제나 전방을 주시해야만 하며 특정 조건에 따라서만 손과 발을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에서 잠시 뗄 수 있는 레벨 2, 쉽게 말해 ‘적응형 순항제어 시스템(ACC)’의 기능이 향상된 수준의 차다.

차는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자율주행차이든, 단지 더욱 향상된 ADAS를 장착한 차이든 간에 주행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신뢰성, 안전성을 확보해야만 한다.

유 센터장은 “자율주행 단계에서 가장 위험한 단계는 레벨 2로 여겨진다”며 “운전자들은 미디어를 통해서, 또 직접 경험하면서 너무 쉽게 자동주행 시스템을 신뢰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더욱 자주 이용하고, 뒷좌석의 물건을 집거나 심지어는 뒷좌석으로 이동하는 등 전방주시 의무를 잊는다”며 “기술의 신뢰를 얻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잃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에 운전자의 의무를 떠나 정말로 준비가 됐을 때 자동주행 기능이나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자율주행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교통당국과 관련 업계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7월 22일 미국 교통부(DOT)가 주제하고 전 세계에서 1,200여명의 자율주행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AVS(Automated Vehicle Symposium)’에서 NHTSA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감소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자율주행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이같은 업계의 방향은 전 세계 미디어를 통해, 올 AID 세미나를 통해서도 자동차업계가 철저한 기술 검증 및 ADAS 기술을 점진적으로 발전, 확대시켜 자율주행 시대로 갈 것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AID 세미나에서 키노트 스피커들은 이구동성 “자율주행의 가능성은 이미 도달한 것 같지만 보편성은 다른 문제로 이는 안전성, 친환경성, 연결성, 편의를 추구함에 있어 ADAS와 같은 각각의 컴포넌트에 대한 완벽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동화의 점진적 추진과 함께 올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의 생존을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의 확보와 산업 경계를 뛰어넘는 협업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투른 테슬라

 

자율주행을 추진함에 있어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이 철저한 검증을 통해 안전성과 면책성을 확보하면서 기존 사업을 유지확대하려 한다면, 테슬라와 같은 신규 플레이어, IT 기술기업들은 매우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과 비즈니스를 창출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간에도 차이는 존재한다.

AID에서 스스로를 25년 이상 모듈, 시스템 부분에 종사하며 자동차 회사는 물론 구글 등과 긴밀히 일해 왔다고 소개한 NXP의 라스 레거(Lars Reger) CTO는 “구글의 경우엔 라이더를 비롯해 수많은 센서를 차에 장착하고 도로주행만 수 100만 km를 실시하면서 매일의 일상에서 센서의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구글은 영리하게도 매우 경미한 사고에 대해서도 어느 부분에 어떤 스크래치가 어떤 이유에서 발생했는지까지 매우 정확히 밝히고 있지만 테슬라는 이런 점에서 현명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레거 CTO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업계의 리콜은 역대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에어백 관련 2,000만대, 점화 스위치 1,600만대, E/E 시스템 500만 대, 브레이크 470만 대, 파워트레인 380만 대, 스티어링 250만 대, 연료 시스템 200만 대 등 자동차의 주행안전성과 밀접한 부분의 리콜 수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예를 들어 파워 스티어링이 오작동하게 된다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이런 기능의 문제는 지난해 사례들처럼 해킹을 통해 발생할 수도 있다. 자동차에서 E/E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관련 안전성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철저한 신뢰, 검증, 기능안전성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레거 CTO는 “자율주행이 상용화되고 업계가 수익을 창출하려면 기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기능안전성, 기능보안성, 디바이스 신뢰성, 도로안전성과 사회적 용인의 확보란 기술의 마스터가 필요하고 그렇지 못한 혁신기업들, 대형 자동차 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쉬운 V2X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코리아 C&S 부문 오희근 사장은 “테슬라 사고 때문에 ‘자율주행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차의 주행거리 대비 사망사고 비율을 테슬라 오토 파일럿과 비교하면 테슬라의 주행거리가 훨씬 더 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자동주행으로 오히려 차량 안전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은 다양한 혜택과 수요뿐만 아니라 이미 택시 업계와 같은 특수 분야에서 비용 측면에서의 가능성도 열렸다면서 실질적인 자율주행 기술의 보편화를 위한 업계의 전개 방향을 콘티넨탈의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해 설명했다.

콘티넨탈이 생각하는 자율주행은 센스-코멘드-액트라는 정의 하에 최종적으로 자동차를 기계가 제어하는 것이다. 즉 크게 3~4가지의 액추에이터가 해내는 것으로, 이는 스티어링 휠, 액셀 페달, 브레이크 페달의 제어이고 하나를 더 추가하면 트랜스미션이 속한다. 차가 주변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들이 필요하고, 여기서 나오는 온갖 신호들을 분석, 분류하고 자율주행에 맞게 정보를 변환할 컴퓨팅 파워가 요구된다.

오 사장은 테슬라 모델S와 관련해“차가 차나 인프라와 통신하는 자율주행(automated vehicle)을 구현하려면 어마어마한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해 V2X를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상당히 단순한 인프라와의 통신으로도 어느 정도 해낼 수 있고 이는 고속도로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테슬라 모델S의 사고 당시 V2X 기술의 부재를 크게 안타까워했다.

 

우주선과 자율주행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 national)의 프랭크 오브라이언(Frank O'Brien) 아시아 수석부사장은 테슬라를 포함한 자율주행 이슈에 대해 달착륙 우주선과 마그나에 차량 제작 등을 문의해온 수십 개 IT 기업들을 언급하며 “1969년 인류가 달에 착륙했지만 언제든지 달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과 보편성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자율주행의 전개를 과거 전통적인 리어뷰 미러에서 시작,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마그나의 비전 기반 ADAS 시스템 역량과 당면과제를 통해 풀이하면서 자동화의 진행은 이미 그 가능성과 역량은 충분하지만 상업적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율주행 역량과 실제 시장 간의 큰 간격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자율주행은 아니더라도 ADAS 시장은 200억 달러(22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특히 “중국이 세계 최초, 최대 규모로 자율주행을 시행하는 나라가 될 것인가란 질문에 대해서 중국에서 운전을 해봤냐고 되묻고 싶다”며 “자율주행은 단순히 내 차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 그 밖의 다양한 것들에서 정보를 얻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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