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mechanika Shanghai 2025 and What Comes After ‘China for China’: A Supply Chain That Is Complete - and Not Complete at All
Automechanika Shanghai 2025와 China for China의 그 이후
공급망은 완성됐지만, 완성되지 않았다
2026년 01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중국은 정말 ‘모든 것을 완성했을까?’ Automechanika Shanghai 2025의 일주일 동안 수많은 부스와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이 질문을 되새겼다. ‘China for China’란 말이 굳어진 지금, 상하이는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공급망은 완성됐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이 쇼의 이야기이자 바람이기도 했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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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컨설팅 리포트와 각종 분석 보고서들은 하나의 문장을 반복해 왔다.
중국은 부품·소재·조립·완성차까지, 자국 안에서 선순환하는 공급망을 완성했다고. 
‘China for China’란 표현은 그렇게 굳어졌다. 중국 안에서 중국을 위해, 설계부터 양산까지 닫힌 고리를 만드는 전략. 이 서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유럽·미국·아시아의 ‘앞선 이들’이 속도와 가격 경쟁, 지정학적 리스크와 규제 리스크를 체감할수록 이 문장은 더 강하게 각인됐다.
‘중국은 이미 다 갖췄다’는 일종의 체념 섞인 인식과 함께.

그런데 Messe Frankfurt의 마이클 요하네스(Michael Johannes)가 한마디를 던지며 이 세뇌를 비틀었다. 
“솔직히 저도 중국이 공급망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고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CEO Summit에서 확인한 건 조금 달랐습니다. 중국 기업 역시 공급망 탄력성(resilience)을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더군요.”

말하자면 이렇다. 중국은 분명 ‘완성된 것처럼 보이는’ 공급망을 갖고 있지만, 그 공급망은 똑같이 전동화·소프트웨어·지정학·규제 리스크란 새로운 파고 앞에서 “버틸 수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번 Automechanika Shanghai 2025는 단순히 ‘세계 최대 애프터마켓 전시회’란 타이틀을 넘어 ‘완성된 공급망이 어떻게 다시 재편될지’를 생각해 보는 자리였다. 그 답은 ‘로컬라이제이션 vs. 글로벌라이제이션’이란 이분법이 아니라, 둘 다를 동시에 붙잡아야 하는 전환기의 딜레마에서 출발한다.






 

숫자에 파묻힌 진실

먼저 숫자를 보자. 이것은 규모를 자랑하기 위한 나열이 아니라, 밀도와 조합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Automechanika Shanghai 2025에는 190개국 및 지역에서 총 25만 3,691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전시참가사 역시 역대 최대인 44개국·지역, 7,465개 기업이 참가해 최신 제품, 서비스, 기술을 선보였다.
이 전시회는 더 이상 ‘중국 내수 시장을 엿보는 창구’가 아니다. 공급망 전체가 재배치되는 현장을 상하이라는 한 도시에 통째로 펼쳐놓은 지도에 가깝다.
방문객 구성도 자동차 산업 전반의 공급망을 고르게 아우른다. 특히 티어 1 및 OE 협력사 비중이 크게 높아졌고, 기술·연구·조달이란 세 영역이 한 공간 안에서 섞이며 협업 생태계의 촘촘함이 보인다.

Messe Frankfurt HK의 피오나 추(Fiona Chiew) 총괄 매니저는 이렇게 정리한다.
“올해 확대된 전시 규모와 증가한 참가업체 수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강점과, Automechanika Shanghai가 제공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의 효과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올해의 부대 프로그램은 94개 행사와 450명 이상의 연사로 구성돼 국제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업계 트렌드에 부합하는 논의를 이어가며, 글로벌 공급망의 협력과 혁신을 촉진하고 더욱 효율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했습니다.”

숫자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숫자에 가려지기 쉬운 것이 있다. 바로 그 안에 모인 주체들의 ‘질’과 ‘조합’이다.
중국 NEV 업체, 유럽·일본·한국의 티어 1, 로컬 강소기업, 새로운 반도체·소프트웨어·로봇 스타트업,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 전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온 OEM. 이 조합을 이해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이곳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어떤 렌즈로 봐야 하는지 대략의 윤곽이 그려진다.


 
NEV와 Connectivity가 만든 새 중심

올해 전시회가 ‘산업의 방향을 따라잡았다’는 느낌은, 5관과 6관에 들어서는 순간 찾아온다.
신에너지 및 커넥티비티(New Energy & Connectivity), 타이어 및 휠(Tyre & Wheel) 두 분야는 각각 30% 성장을 기록했고, 부품 및 구성품(Parts & Components) 역시 전시 면적이 10% 증가했다. Electrics & Electronics, Accessories, Customising, Repair & Diagnostics / Body & Paint, Tyres & Wheels, Digital Solutions / Services 등 다양한 애프터마켓 제품군도 전체 공급망을 빼곡히 채웠다. 상하이 도로 위에 초록 번호판(전기차)이 절반 가까이 섞여 있는 풍경처럼, 전체 전시업체의 약 40%가 NEV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피오나는 이렇게 강조한다.
“올해의 핵심 하이라이트는 5관과 6관, 신에너지차(NEV) 및 커넥티비티(Connectivity) 구역의 강력한 성장입니다. 이 두 섹터는 전년 대비 30% 성장했습니다. 많은 브랜드가 올해 처음 참여했거나, 더 큰 규모로 돌아왔습니다. 이 구역에서는 신에너지차 부품,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 매우 흥미로운 기술들이 선보였습니다.”

신에너지 및 커넥티비티 분야에는 ATTC, C-Core, CalmCar, EVPT, Hella Bhap, HICI, HighStar Na+, KYLIN SOFT, Mycar, Quectel, Reavis, Siemens Xcelerator, Stardusts Robot, TIANNENG, Trinova, VERTAXI, Yura 등 약 30개 신규 기업이 데뷔했다. 여기에 BAOLONG, Carlinx Tech, Deco, Dehong, EVEN, FARET, Hansong, Raytron, Rsemi, Sanhua Automotive, SemiDrive, Tuopu, YINLUN, Youkong Zhixing 등 기존 참가기업들도 복귀했다. 이들이 다루는 기술 스펙트럼은 차량용 반도체, ADAS 시스템, 지능형 섀시, 파워트레인 제어기, 지능형 로봇, 저고도 항공 모빌리티(AAM)까지 매우 넓다.
또 Innovation4Mobility 구역에서는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IVC) 플랫폼과 NEV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국 스타트업들이 집중 조명됐다.
창저우(Changzhou), 후베이(Hubei), 룽취안(Longquan), 톈진(Tianjin) 등 지역관은 NEV 부품 및 공급망 제조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국 로컬”이 단순 저가 조립이 아니라 새로운 전기·소프트웨어 공급망의 생산거점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OEM이 돌아왔다:
브랜드와 그들의 그림자, 공급망 계열사

요하네스에 따르면, 올해 Automechanika Shanghai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전시장 중심에 OEM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Chery Holding, GAC Aion, Li Auto, Qingling Motors, Tesla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대거 참여했다. 이뿐 아니라, 그 뒤에는 브랜드의 공급망 계열사들이 그림자처럼 붙어 CZAG, DDAC, Dongfeng Wheel, FAW Foundry & Forging, FAWAY, FAWER, HPT, Qingshan Industry, SAIC, Stellantis, WeiChai의 TSINTEL Technology, Wuling Industry, Yuchai Parts 등이 참여해 내연기관차 및 NEV를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과 최신 기술을 전시하면서, 애프터서비스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제조, 판매까지 연결되는 통합된 산업 역량을 보여줬다.

“우리가 모터스포츠·클래식 카·감성 요소를 전시회에 집어넣는 이유 중 하나는 단지 재미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앞으로 OEM이 직면할 큰 과제 중 하나에는 애프터마켓도 있습니다. OEM이 애프터마켓과의 연결을 놓치면, 고객과의 연결도 함께 약해집니다.” 
요하네스는 OEM의 역할을 이렇게 정리했다.

Automechanika Shanghai 2025 전시장 어느 지점에서든 완성차 - 부품 - 서비스 - 소프트웨어 - 리마뉴팩처링 - 애프터마켓이 한 시야 안에 들어오는 경험, 과장하면 이 자체가 OEM에게는 압박이자 기회인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재집결:
애프터마켓의 재편과 NEV 40%

전시회에는 ABT, Aisin, Astemo, Autel, AUTOBACS, Bilstein, BOP, Borgwarner, Bosch, Bright, Continental, Dali, EAE, Gold, Henkel, Horizon, Jingwei Hirain, Launch, Lopal, MAHLE, MP Concepts, New SORL, SDS, Sensata, Shedrive, TOYOTA BOSHOKU (CHINA), VIE, Weifu, Winda BOTO, YAKIMA, ZF, Zhongding Group Perfusion 등 잘 알려진 글로벌 이름들이 대거 합류해 그들의 엔진·전동화·섀시·전자·진단·윤활유·브레이크·실링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전시했다.
한 줄로 요약한다면 ‘전통적인 애프터마켓의 전체 스펙트럼 위에 NEV를 덧씌운 모습’이었다.
전시회 전체 기준으로, 전시업체의 약 40%가 신에너지차(NEV) 관련 제품을 들고 나와 적어도 중국에서는 NEV가 ‘별도의 영역’이 아니라, 애프터마켓과 애초에 붙어 움직이는 구조였다. 


 
국가관·바이어단:
로컬과 글로벌이 만나는 실제 접점

Automechanika Shanghai의 “지도”를 한 장 더 펼치면, 국가·지역 파빌리온과 바이어 대표단이 눈에 들어온다. 립 서비스가 아니라, 모두가 대단한 규모를 갖고 등장했다. 예를 들어 한국은 거의 50개 이상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짐작될 정도였다.    
독일, 인도, 이탈리아,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페인, 태국, 튀르키예 등 15개 국가·지역관이 참여해 전년 대비 20% 확대된 규모로 홀을 차지했다. 바이어 대표단은 50개국·지역에서 온 261개 바이어 대표단, 총 24,000명이 참가했다. 아르헨티나, 덴마크, 스위스, 영국 등 10개 지역 대표단이 이번에 처음 참가했다.
이 숫자는 매우 단순한 사실 하나를 말해준다. ‘중국을 위한 중국(China for China)’이면서, ‘세계를 위한 중국(China for the World)’이란 것.
중국 로컬 업체는 세계를 향해 올라오고, 해외 업체는 중국과 동아시아 전체를 향해 내려온다. 이 양방향의 흐름이 만나는 실제 접점이 바로 국가관과 바이어단이 만들어내는 전시장 복도였다.


 
94개의 부대행사 
업스트림 의제와 인재, 규제까지

Automechanika Shanghai 2025는 쇼의 하루 전인 ‘International Automotive Industry Conference 2025 - CEO Summit’으로 막을 올렸다. 
이를 시작으로, 총 94개 이상의 부대 행사가 이어졌다. 450명 이상의 연사가 참여해, 산업 체인·통합과 협업·정책과 규제가 자동차 산업 환경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쏟아냈다.
CEO Summit은 글로벌 업계 리더들이 모여 자동차 산업의 중장기 로드맵과 리스크를 공유했다. Technical Seminar Series는 NEV 열관리, ADAS, 지능형 섀시 기술 등 7개 기술 컨퍼런스로 펼쳐졌다. Talent Development Series는 젊은 인재에게 “이 업계에 어떻게 들어오고,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고, Automotive Supply-Demand Matching Series는 완성차 - 부품사 간 자원 연계를 촉진하고, 스킬 갭과 인력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세션이었다. Innovation4Mobility, Green Repair Area, Customising x Tech Area: 곧 상용화될 스타트업 기술, 친환경 정비, 튜닝·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현장형 데모였다.

요하네스는 이 모든 흐름을 이렇게 요약했다.
“자동차 산업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산업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전환은 한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거대하고 복잡합니다. 그래서 협력과 공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로컬라이제이션은 옳습니다. 각 나라의 규제와 제도, 문화는 분명히 다릅니다. 동시에, 혁신을 이루려면 기업 간 협력이 필수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완성된 공급망’이란 말은 다시 질문으로 돌아온다.
‘그 공급망은, 혼자서 설계된 것인가? 함께 설계된 것인가?’


 




감성과 야망:
B2B에도 축제가 필요하다

흥미로운 지점은 또 있다.

요하네스는 공급망·규제·전환 같은 건조한 주제를 이야기하면서도, 계속해서 ‘감성(Emotion)’이란 단어를 반복했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감성’이란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은 단지 부품을 조이고 엔진을 만지는 일이 아닙니다. 실제 전시 경험과 반응 속에는 분명 감정과 열정, 흥분이 존재합니다.”

프랑크푸르트의 ‘Ambition’ 프로그램이 그 상징이다. 전시회 안에 젊은 세대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음악·파티·튜닝카·래퍼·타이어 교체 대회를 한데 모으는 시도.
상하이 역시 비슷한 공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Customising x Tech 에어리어에는 튜닝카와 커스텀 차량, 자동차 문화에 열광하는 젊은 관람객들이 몰렸고, 국제 기능경기대회 수상자들을 초청해 중국 비즈니스 환경을 직접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내년에는 가능하다면 대형 드리프트 쇼로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작년에 연기와 타이어 자국으로 가득한 퍼포먼스를 했던 것, 기억하시죠?”

B2B 전시회라 해서, ‘축제’의 레이어가 필요 없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지금처럼 산업이 구조적으로 전환하는 시기일수록, 사람과 사람, 브랜드와 세대가 만나는 ‘감성의 무대’는 더 중요할 수 있다.


 
글로벌 확장:
자카르타 삼각형과 중앙아시아의 에너지

Messe Frankfurt는 Automechanika 브랜드를 새로운 신흥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요하네스는 이를 ‘트라이앵글 구조’라고 설명한다.
동남아-중국 축의 상하이-쿠알라룸푸르-자카르타. 다른 하나는 중앙아시아-유라시아 축의 이스탄불-카자흐스탄 알마티-바쿠. 여기에 2027년 1분기, 우즈베키스탄에서 또 하나의 전시회가 열린다. 이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전동화, 물류, 상용차, 애프터마켓, 모터사이클, 배터리 등에서 막 스케일업을 시작한 에너지가 넘치는 신흥시장이다.
2025년 9월, Automechanika는 드디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상륙한다.

피오나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드디어 큰 결심을 했습니다. 가본 적도 없는 자카르타에 오토메카니카를 열자! 자카르타는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무엇보다 길이 너무 막힙니다. 15분 거리 식당을 가는데 40분 동안 빙빙 돌아간 적도 있어요. 그런데 바로 그 교통체증이, 이 시장의 규모와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이고, 모터사이클은 자동차를 10:1로 압도한다. 정부는 NEV·부품·조립 공장 유치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고, 이미 여러 중국 OEM과 부품사가 투자 중이다. 그래서 자카르타행 Automechanika는 처음부터 자동차 + 모터사이클 + 부품 + 정비 + 커스터마이징 + 드리프트 쇼를 묶은 자카르타형 오토메카니카로 기획되고 있다.


 



2026 프랑크푸르트:
Pit Lane, FIA, 그리고 Hi-Tech Mobility

2026년 9월,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완전히 새로 설계된 Automechanika가 공개된다.

요하네스는 이 계획을 소개하며 약간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전시 산업은 계속 진화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개념도 함께 변화해야 합니다. 기존 전략 축은 혁신, 지속가능성, 전환이었고, 여기에 교육과 인재를 올릴 것입니다. 클래식 카와 모터스포츠를 도입하고, FIA와 글로벌 계약을 체결해 트랙에서의 감성적인 경험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엔진 소리, 냄새, 기름의 감각, 이 모든 요소가 전시회에 더 강한 감성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Hi-Tech Mobility도 대폭 강화된다.
기술 기업들은 이제 자동차 산업의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 Siemens Xcelerator와 같은 소프트웨어·EDA·클라우드·데이터 서비스 기업, 반도체 기업, 커넥티비티·서비스 기업들이 Innovation4Mobility와 High-Tech Mobility를 통해 하나의 ‘새로운 자동차+테크 융합시장’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다시, 공급망으로

“과거에는 많은 실수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실수는, 고객에게 묻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지 않고, 정치인이나 규제기관만 보며 방향을 정해버렸죠. 특히 유럽에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고객이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에게만 ‘이렇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돌아보며 ‘왜 소비자들이 이 차를 사지 않을까?’를 스스로에게 묻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요하네스가 말했다.  

로컬라이제이션 vs 글로벌라이제이션의 논쟁도 결국 고객 - OEM - 공급망 전체의 관계, 각 나라의 규제·제도·문화에 뿌리를 두는 로컬 전략, 그리고 전환의 리스크와 기회를 함께 나누는 글로벌 협력이란 지점으로 돌아온다. 즉, Automechanika Shanghai 2025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안고 가야 하는 전환기의 산업 지형도를 보여주려 했다.
중국의 공급망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완성됐다. 하지만 그 완성은 “이제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는 선언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짜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출발점에 가깝다. 그리고 그 설계의 중심에는 여전히 OEM이 있어야 한다. 고객과 시장의 기대를 정확하게 읽고, 공급망·테크 기업·로컬 파트너와 함께 답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하이 전시장에서 보였던 그 거대한 인파와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다음 10년을 예고하는 ‘프롤로그’일지 모른다.



 
FAIRGROUND

 

PHINIA
수소 직접분사 기술
PHINIA의 Steven Li 매니저는 수소를 연소실에서 직접 분사하는 인젝터 기반 수소 엔진 시스템을 소개했다. 기술 자체는 이미 구현 단계에 와 있지만, 시장은 ‘개발 단계’다. Steven Li에 따르면, 현재 이 엔진을 상용화한 OEM은 없다. 중국 OEM도 관련 엔진을 개발 중이지만 명확한 양산 일정은 없다. 그는 조심스럽게 “빠르면 3~5년 후”를 언급했지만 이는 기술 성숙도보다 외부 조건에 달려 있다. 가장 큰 제약은 역시 인프라다.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면 Euro 7 수준의 강력한 배출 규제 적용이다. 



Bosch
EV 애프터마켓의 미래
보쉬 중국 애프터마켓 부스는 EV 시대의 정비가 더 이상 ‘부품 교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관점임을 보여준다. 배터리 SOC를 위한 디스차저 툴, 고전압 팩부터 모듈, 셀 단위까지 대응하는 다계층 전압 레벨 장비, 그리고 절연 테스트·누설(leakage) 테스트 등 안전 진단 장비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했다. 배터리를 내리고, 분해하고, 점검하고, 다시 사용하는 전 과정을 전제로 한 구성이다. 보쉬의 담당자는 “EV 수리와 유지보수를 위한 전체 솔루션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이 제품들은 특정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공급되며, 각 지역의 보쉬 법인이나 공식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Yura
전자식 레졸버 기반 ‘3-in-1’
유라는 기존 구동모터에 적용되던 VR 레졸버(Variable Reluctance Resolver)를 전자식으로 재구성한 신형 위치 센서 솔루션을 소개했다. 유라가 제시한 접근은 단순한 전자식 레졸버 전환에 그치지 않는다. 이 제품은 전자식 레졸버, 축전압 저감장치(SGR), 그리고 모터 커버를 하나로 통합한 3-in-1 구조가 핵심이다. 김상덕 매니저는 “전자식 레졸버 자체는 이미 시장에 존재하지만, 레졸버와 SGR, 모터 커버까지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한 사례는 세계 최초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의 장점은 명확하다. 기존처럼 세 개의 부품을 각각 설계·조달·조립하는 방식보다 원가 절감과 패키징 효율에서 유리하다.



ZF
전기 신호만 남긴 차세대 섀시 혁신
ZF는 유압 없이 전기 신호만으로 조향과 제동을 수행하는 차세대 ‘X-by-Wire’ 섀시 기술을 공개했다. ZF는 이미 steer-by-wire 시스템을 양산 단계로 끌어올렸고 brake-by-wire 기술을 결합해 SDV의 요구를 충족하는 완전 전동화 섀시 아키텍처를 완성하고 있다. 관계자는 “일부 고급 모델에 이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다”며 “전자식 제어 기반의 안정성·반응성·패키징 자유도가 고성능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Highland Technology
배터리 냉각의 효율을 다시 설계
Highland Technology는 EV와 ESS를 위한 고효율 배터리 열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국의 대표기술 기업이다. Fan Wu 매니저는 ”Highland의 냉각판은 일반적인 열간 압출 방식과 달리, 냉간 성형과 정밀 폴딩 공정으로 제작돼 더 얇은 채널 구조를 만들 수 있어 효율이 높고 에너지 소비와 오염도 적다”고 말했다. 실제 마이크로채널 튜브는 16~180mm 폭까지 구현가능하며, 복잡한 내부 유로 설계로 냉각 효율을 극대화한다. Highland는 BYD, BMW, NIO
Li Auto, Geely, Chery, FAW 등 주요 OEM과 협력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HIGHSTAR Na+
나트륨 배터리, 연구실을 떠나다
HIGHSTAR Na+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브랜드다. 이들은 이미 양산 셀과 모듈을 전면에 내세우며 산업용 전원과 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Guangdong Highstar Sodium Battery는 중국 내에서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나트륨이온 배터리 상용화에 집중해온 기업이다. 부스에는 160Ah급 셀과 함께, 실제 적용을 전제로 한 배터리 팩과 시스템이 전시돼 납기와 사양을 논의하는 영업 현장이었다.
Shen Jianfeng 영업총괄은 “우리 나트륨 배터리는 이미 상용 단계에 있으며, 중국 내 최대 사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GAC Aion i60
중국 전기 SUV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 주행거리 면에서 주목받는 최신 모델.
BEV 및 EREV 두 가지 옵션 제공으로 폭넓은 주행 수요 커버. EREV는 최대 1,240km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Vertaxi 
파일럿 없는 eVTOL로 그리는 도의 미래
상하이 기반 Vertaxi는 완전 자율비행 eVTOL을 통해 차세대 항공이동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하려 한다. 마케팅 매니저 Xinyi Chen은 기체를 소개하며 “활주로 없이 수직이착륙하고 최대 5명을 태우는 파일럿 없는 자율항공기”라며 “우리는 2027~2028년 여객 인증, 2030년 상업운항을 목표로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250km 항속거리와 200km/h 순항속도를 갖춘 이 eVTOL은 도시간 이동, 응급의료 수송, 섬 - 내륙 연결 등 지상교통이 해결하지 못한 이동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려 한다.



VIE Sci-Tech
40년 차량 제동기술 기업, 무선충전까지 확장
1985년 설립된 VIE Sci-Tech는 수십 년간 자동차 제동·차체 제어 솔루션을 개발해 온 기술 기반 기업이다. 최근 성과는 Hongqi와의 협력이다. 매니저 Luke는 VIE가 6홀에 있는 이유에 대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며 전시관이 재배치됐다”고 했다. 현장에서 눈에 띈 무선충전기 제품에 대해 Luke는 “중국에서 대중적인 기술은 아니지만 시장은 분명 존재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Huayan Huisheng(Brisonus)
AI로 완성하는 차세대 ‘소닉 인텔리전스’
Huayan Huisheng(브랜드명 Brisonus)는 자동차 음향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AI 기반 사운드 인텔리전스’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선도 OEM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음향·NVH 전문 기업으로, 실내 소리의 품질을 높이거나, 필요 없는 소음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중심에 두고 있다.
부스에서 만난 엔지니어는 “우리는 RC(road noise cancellation)와 ENC(engine noise cancellation), 그리고 ASQ·ADAS 기반 AVAS, 인캐빈 통신(ICC) 등 다양한 차량 오디오·소음 제어 기술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IAE Suzhou Technologies
데이터·시뮬레이션·모델링, 중국 로드 인프라를 디지털로 재현
IAE Suzhou Technologies는 로드사이드 센서, 차량, 테스트 머신 등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Lyeon Ting 매니저는 “우리의 핵심은 실도로 기반 데이터 수집과  모델 개발, 디지털 환경 구축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 시뮬레이션 체인”이라며 “차량뿐 아니라 로드사이드 머신에서도 데이터를 추출해 실제 주행 환경을 정밀하게 디지털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IAE는 200곳이 넘는 고객사와 협업하고 있고, 향후 시뮬레이션·센서·데이터 분석 등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 기업을 방문하기도 했다.



MOPLAT
QD-LED로 자동차 조명의 다음 장을 연다
MOPLAT은 한국의 조용하지만 강한 조명 기술을 준비 중인 회사다. 김주호 매니저는 “QD-LED는 자동차 라이트에 상용화된 OLED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기술로 몇 가지 결정적인 장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제조 공정이 단순하고 소재 비용이 낮아 OLED 대비 훨씬 낮은 가격을 구현할 수 있고, OLED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번인(burn-in) 문제와 휘도 저하에 강해 훨씬 긴 수명을 제공한다. 특히 OEM들이 눈여겨보는 부분은 색 순도(Color Purity)다. QD-LED는 순도 높은 R/G/O 컬러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그들의 기술은 이미 유럽까지 확장 중이다.



RNBC New Energy
배터리 열관리의 ‘조용한 강자
애프터마켓 홀 한가운데서, ‘이 회사가 왜 여기에?란 질문이 떠올랐다. RNBC는 원래 라디에이터·쿨러·히트 익스체인저 등 전통 HVAC·엔진 쿨링 제품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Keith Du 매니저(RNBC New Energy)의 설명은 회사의 현재 좌표를 정확히 보여준다. “우리는 신에너지(NEV) 부문을 별도 분리해 배터리 열관리 컴포넌트에 집중하고 있다. RNBC는 애프터세일즈 부문도 있는데, 이 전시는 그 부서가 사용하는 홀에 함께 배치된 것뿐”이라고 말했다.
RNBC의 글로벌 고객군은 CATL, Aion, Zeekr, BYD, Changan, Geely, FAW, LG, SAIC, CALB 등이다.
전시품은 배터리 콜드플레이트, 열교환 모듈, 파워 배터리(T-Pack)용 균열 냉각 솔루션, 셀·모듈 단위 열균일성 제어기술 등이다. 



rSemi
고속 링크부터 IVI까지
“요즘 차에서 인터넷 연결이 중요하잖아요. 저희 모듈에는 여러 개의 칩셋이 통합돼 있어서 신호가 불안정한 지역에서도 TV 시청, 음악 스트리밍, 차량 안테나 관리 등이 안정적으로 가능합니다.” 스티어링휠과 3개의 디스플레이가 놓인 데모대 앞에서 rSemi의 담당자는 이렇게 소개했다.
rSemi는 중국 로컬에서 빠르게 성장한 시리얼링크·고속 인터커넥트 전문 팹리스다. 차량 내부 통신(SerDes), 도메인 간 데이터 전송, 고속 영상 신호 처리, 게이트웨이용 칩셋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IVI·커넥티비티 모듈(4G/5G)·Cockpit Domain 통합 솔루션로까지 사업을 확장 중이다.
데모는 IVI 화면·T-Box 데이터·안테나 신호를 한 인터페이스에 모으고, 고속 링크로 덩어리화된 데이터를 cockpit 도메인으로 밀어 넣는 구조.



SHedrive
중국 EV 파워트레인 강자
SHedrive는 대형 상하이 본사를 배경으로 BEV·HEV·EREV까지 전 라인업을 아우르는 구동 시스템을 양산하는 이 회사로 중국 주요 OEM들은 물론 인도, 유럽, 한국 고객까지 확보하며 시장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Harry Ying 부총경리는 실제 양산되는 각 드라이브 시스템 앞에서 하나하나 목적 차종을 짚어줬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800V SiC 기반 4-in-1 e-Drive 시스템. 최대출력 250kW급으로, 중국뿐 아니라 인도·유럽 OEM들과의 프로젝트에서도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모델이다. SHedrive는 기존 2-in-1, 3-in-1 제품뿐 아니라 EREV 제너레이터 시스템, 48V~800V 구간의 보급형~고성능 PMSM까지 다층 구조의 라인업을 유지하며 전동화 전환의 폭을 넓히고 있다.



Siemens
‘AI-팩토리’ 비전 공개
지멘스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중심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AI·에지·산업 디지털 전환 포트폴리오를 대거 선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원래 이 전시는 애프터세일즈 중심이지만, 중국의 많은 젊은 엔지니어와 제조사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우리 솔루션을 보여줄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스의 핵심은 SiTANJI CBAM 플랫폼이었다. 이는 중국기업이 EU CBAM 보고를 자동화할 수 있는 지멘스의 로컬라이즈드 도구로, 탄소 데이터 표준화(10만+ 코드 매핑), AI 기반 오류 검증, 규제 문서 자동 생성, 탄소 가격·리스크 관리 등을 제공한다. 지멘스는 또 중국 파트너 DeepVision과 함께 AI 기반 360° 유연성 검사 솔루션, AI SCADA, AI MES, 산업 에지 생태계(Industrial Edge + Xcelerator)를 전면 배치했다. 이는 배터리·전자·차량 부품 제조사의 공정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에너지 효율·품질·예지정비를 동시에 강화하는 툴체인이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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