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에서 분사해 자율주행 및 자율 시스템용 기능 안전성 칩렛 기술을 개발해온 스타트업 아토스 실리콘(Athos Silicon)이 사업 종료를 알렸다. 업계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실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2일(현지시간) EETimes에 따르면, 아토스 실리콘은 이사회 결정에 따라 사업을 종료하고 법인을 정리하기로 했다. 찬지브 방가르(Charnjiv Bangar) 전 아토스 실리콘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품화와 상용화를 계속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가르 전 CEO는 기술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술은 기술 커뮤니티와 협력 가능성을 검토한 잠재적 파트너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회사의 재무 상황과 지분 구조(cap table)가 문제였다는 것이다.
아토스 실리콘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약 5년간 내부에서 진행한 반도체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2025년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상당한 규모의 지식재산권(IP)을 제공했다. 양사는 아토스 실리콘의 첫 번째 칩렛 기반 참조 설계인 폴라리스(Polaris)와 관련해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자율주행 기능 안전성 겨냥한 칩렛 아키텍처 개발
아토스 실리콘이 개발한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 및 자율 시스템의 기능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칩렛 기반 아키텍처다.
자율주행 시스템에서는 프로세서나 시스템온칩(SoC)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차량의 핵심 기능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드웨어 중복성(redundancy)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방식에서는 복수의 프로세서나 칩을 별도로 구성해 장애 발생 시 다른 칩이 기능을 이어받도록 하고 있다.
아토스 실리콘은 여러 칩렛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구성하고 특허 기반 ‘voting’ 메커니즘을 적용해 칩렛끼리 서로의 상태를 감시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한 특정 칩렛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워크로드를 다른 칩렛으로 이동시켜 시스템의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하드웨어 수준의 이중화와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구현한다는 전략이었다.
당초 외부 칩렛 결합 방식 추진
아토스 실리콘은 당초 자체적으로 모든 칩렛을 설계하기보다는 외부 업체의 칩렛을 결합하는 멀티벤더 전략을 추진했다. 칩렛 허브 기술을 보유한 드림빅(DreamBig)의 기술 등을 활용해 여러 업체의 칩렛을 통합하는 방식이었다.
2025년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폴라리스는 3개의 컴퓨팅 다이와 중앙의 캐시 역할을 하는 드림빅의 칩렛 허브(Chiplet Hub), 그리고 신경망처리장치(NPU) 다이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드림빅은 같은 해 아토스 실리콘과의 협력을 공식 발표하면서 자사 칩렛 허브를 폴라리스에 통합한다고 밝혔다. 아토스 실리콘은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로봇, 항공우주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Arm이 드림빅을 인수하면서, 아토스 실리콘의 멀티벤더 칩렛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아토스 실리콘은 2026년 4월 새로운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자체 설계한 단일 SoC 칩렛을 중심으로 제품 구조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칩렛에는 외부에서 확보한 CPU, GPU, NPU IP를 통합하고, 하나의 테이프아웃(tape-out)으로 제작한 칩렛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개발 및 제조 비용을 낮추면서 자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기술 상용화 앞두고 자금 확보에 실패
아토스 실리콘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독립한 이후 자동차 이외의 자율 시스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 확보한 IP를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항공기, 드론, 로봇 등 다양한 자율 시스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마련했다.
그러나 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했다. 결국 외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발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아토스 실리콘의 사업 종료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라이선스받았던 기존 IP는 메르세데스-벤츠로 반환된다. 분사 이후 아토스 실리콘에서 새롭게 개발한 IP는 개발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토스 실리콘 사례는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만으로 상용화에 도달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기능 안전성과 자율주행을 겨냥한 반도체는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검증이 요구되는 만큼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다.
아토스 실리콘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5년간 진행한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독립 기업으로 출범했고 칩렛 기반 기능 안전성 아키텍처를 제시했지만, 제품화와 상용화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서 결국 약 1년간의 독립 기업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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