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모터쇼 2007|그린 향기 그윽한 감동의 16일
2007년 12월호 지면기사  / 특별 취재팀

도쿄모터쇼는 1999년 제 33회 행사부터 승용차·이륜차와 상용차를 분리하여, 2005년 제 39회 쇼까지 홀수년에 승용차와 이륜차쇼를, 짝수년에 상용차쇼를 매년 교대로 개최해 왔다. 2007년 제 40회 행사부터는 승용차, 이륜차, 상용차, 바디, 부품관련 제품과 같은 모든 부문이 일제히 전시되는 종합 쇼의 형태로 바뀌었다. 개최 주기는 격년제.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도쿄모터쇼는 올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바탕으로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래형 컨셉트카를 잇달아 발표하며 자동차의 발전 방향을 유감없이 제시했다. 또한 환경과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도쿄모터쇼 2007의 최대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환경’. 각사마다 예외 없이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자동차를 출품했다. 이것은 일본 자동차 제조사가 차세대 자동차로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자동차를 얼마나 염두에 두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각사의 부스를 들여다보면, 환경을 표현한 파란색과 녹색의 부스가 특히 많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의 컨셉트 카의 대다수는 파워트레인에 전기를 상정하여 디자인되었다. 즉, 미래의 차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환경 대응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기로 달리는 것이 필수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것이 이번 도쿄모터쇼의 최대 메시지였다.
도요타 자동차는 프리우스 다음의 차세대 하이브리드차라고도 할 수 있는 ‘충전용 엔진 장착 전기자동차’의 컨셉트 모델 1/X를 선보였다. 이 자동차는 전기로 달리는 미래 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다임러 사는 환경을 연상시키지 않는 세련된 분위기로 부스를 디자인했다. 하지만 블루텍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신형 C 클래스와 S 클래스를 부스 중앙에 배치하여 역시 환경에 대한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했다. 블루텍은 원래 디젤차의 배기가스 정화 시스템인데,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란 인상이 강해졌다. 이산화탄소 배출 대책으로는 하이브리드차보다 디젤차를 우선해 온 이 회사의 배기가스 대책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엿보게 한 대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도요타 자동차가 이미 도로 주행 실험을 시작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도 이번 모터쇼에서 만날 수 있었다. 스바루의 G4e CONCEPT, 볼보의 ReCharge Concept 등은 부스 위에 배선을 노출시켜 전시했다. 하이브리드 차의 전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여 전기자동차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는 조금은 어정쩡한 존재로도 보이지만, 많은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전기자동차 시대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자동차 시대 촉발

이번 도쿄모터쇼에서는 미쓰비시의 놀랄 만한 발표가 있었다. 그동안 2010년에 전기자동차를 시판하겠다고 밝혀 온 이 회사는 이번 행사의 프레스 발표에서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09년에 전기자동차를 시판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시판되는 차종이 얼마나 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iMiEV 또는 경차급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배터리의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당분간은 경차가 유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쓰비시에서는 시판 차량의 가격을 200만 엔 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본 현지 언론들은 동급의 다른 차보다 높은 가격에, 또한 공공 충전시설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현 단계에서 보급 여부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주행에 드는 전기료는 연료비보다 저렴하다. 미쓰비시는 이 상태로 유가가 계속 치솟으면 전기자동차의 상품성이 단숨에 높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는 듯했다. 분명한 것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포함해서 환경면에서는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자동차가 유리하며 가까운 장래에 본격적인 시대가 열릴 것이란 사실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도쿄전력이 관동권에서 운용 시험을 위해 40대의 스바루 R1e 전기자동차를 운행하고 있으며 10대의 급속 충전기가 사업소에 배치되어 있다고 들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며, 급속 충전기를 수년 안에 400개소 이상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거리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한발 앞서고 있는 스바루 역시 2010년에 시판을 예정하고 있다. 이미 일본 언론은 미쓰비시와 스바루, 여기에 도쿄전력 3사가 2010년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놓고 주도권 경쟁이 시작되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실 현재의 전지 성능면에서 보면 전기자동차는 경차나 소형차가 현실적이다. 그보다 큰 차량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가 우선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도요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의 도로 주행 시험을 3년 예정으로 개시했다. 차기 프리우스에 축전량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플러그인 차로서의 시장 투입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번 모터쇼에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중요한 테마로 내세우며 저공해 차를 앞다퉈 선보였다. 이런 추세라면 적어도 다음 모터쇼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자동차가 대거 쏟아질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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