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연비(燃費) 기준이 오는 2012년부터 지금보다 15% 가량 강화됩니다. 유럽의회는 자동차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강제 목표를 2015년부터 125g/km 이내로 한정하기로 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카(HEV) 등 친환경 차량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요즘 자동차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경 대응 자동차 개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카는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책 차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토요타자동차의 프리어스가 이 시장을 현재 주도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발매 10주년을 맞이한 프리어스는 올해 중 세계 누적 판매 대수 100만대 돌파가 확실시 됩니다. 토요타자동차는 그 여세를 몰아 올해도 하이브리드 카를 많은 차종으로 확대하여 시장지배력을 한층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내년에 일본의 하이브리드 카 출시 대수가 30만 대 규모에 이를 전망입니다. 토요타자동차와 혼다에 의해 자국 하이브리드 카 시장을 잠식당한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도 내년부터 하이브리드 카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하이브리드 카의 보급 확대를 위해 수도권과 5대 광역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카 1930대를 올해 시범 보급하고, 2009년 이후에는 일반인들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하이브리드 카가 비록 완전한 무공해차는 아니지만 연료전지를 이용한 완전 무공해 차량의 상용화 이전까지는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연료전지자동차(FCEV) 개발도 큰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혼다는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연료전지자동차 FCX 클러리티(Clarity)를 작년 가을부터 일본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리스 판매를 개시했습니다. 수소를 공급하는 인프라 정비가 아직 과제로 남아 있긴 하지만 상징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이브리드 카 전쟁”에서 일본보다 한발 늦었지만, 연료전지자동차의 핵심인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세계 수준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본지 통권 3호 Hot Issue 참조). 일례로 2000년에 스포티지를 시작으로 2001년 싼타페, 2004년 투싼 스포티지 업그레이드 버전 등이 개발되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3세대 연료전지 콘셉트카 ‘아이블루’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선 2006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국비 240억원을 투입해 추진되는 이 사업에서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34대를 운행하면서 연료전지의 내구성, 신뢰성, 환경성 등을 평가해 제품 개발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한편, 새로운 환경 대응 차로서 배기가스의 정화 성능을 크게 높인 클린디젤 승용차도 올해 주목해 볼만 할 것입니다. 디젤차는 시커먼 배기가스를 배출하고 소음이 심하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차세대 디젤 전쟁”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연비가 뛰어나 CO2 배출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디젤 비율이 약 50%에 이르는 유럽시장 공략에는 디젤 승용차의 확대가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화두가 “친환경”인 만큼 올해도 하이브리드 카, 연료전지자동차, 클린디젤 등 친환경차를 둘러싼 관심이 더욱 고조될 것입니다. 하지만, 친환경차의 경우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소요되는 데다 상용화와 보급화라는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무한경쟁 체제에 진입한 친환경자동차시장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친환경자동차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부품업체의 육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국내 자동차산업에 “환경”이라는 화두로 이미 문제지는 그 답과 함께 던져졌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답은 있지만 그 풀이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친환경”을 화두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힘찬 비상과 혁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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