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규제 대응 파워트레인 전쟁
2007년 10월호 지면기사  / 자료출처│월간 조사보고서 No.90 2007, A&D Consultants

독일 자동차 업계의 저항과 집중적인 로비 활동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에 대한 CO₂ 배출을 규제하는 법적 강제 조치 도입을 결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7일 발표한 자동차 CO₂ 감축 통합 전략 Communication[COM (2007) 19 final]을 통해 EU 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차에 대해 2012년까지 CO₂ 배출량을 평균 130g/km로 의무화하는 법률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위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 자동차 CO₂ 규제 조치 도입 결정에 따른 구체적인 법률안을 금년 말이나 늦어도 2008년 중순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이 제안에 대해 상반된 반응이 제기되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이 제안이 자동차 산업에 불필요한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이 수천 명의 인건비에 해당한다고 커미셔너(Commissioner)에 건의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환경론자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비난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생산자협회(ACEA)는 EU에 제안되었던 자동차의 CO₂ 배출량을 평균 130g/km로 제한하기란 현재의 기술로 실현 불가능하므로 개발이나 생산 사이클의 준비 기간을 고려하여 규제 시행 시기를 2015년으로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CEA는 1998년에도 2008년을 목표로 140g/km를 EU측에 약속한 바 있다. 환경 로비 그룹 Transport and Environment를 위해 작성된 ‘R.L. Polk Marketing Systems’의 자료에 의하면, 소형차 제조업체 피아트, 시트로엥, 르노는 2008년까지 평균 140g/km의 CO₂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는 ACEA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를 포함한 몇몇 자동차 업체들에게 2012년까지 130g/km의 목표치 달성에는 크게 무리가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작년 통계에 따르면 소형차 위주인 이탈리아 피아트는 CO₂배출량이 146g/km로 가장 낮고 GM 유럽, 프랑스 르노, PSA 등이 150g/km대이며 폭스바겐(VW)이 162g/km로 조사됐다.
그러나 고급차나 대형차를 주로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들에 있어서 130g/km는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CO₂ 배출량이 높은 브랜드로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있다. 다른 회사처럼 소형차가 없는 두 회사는 이 수치를 만족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입장이다(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IAA에서 럭셔리 세단으로 새롭게 디자인 한 1.8L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F700 ‘리서치 카’를 공개했다. 이 엔진은 129g/km의 적은 CO₂ 배출량과 갤런 당 44.3마일의 연비를 제공한다). 독일 자동차 리서치 센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BMW는 190g/km이고 포르셰는 2005년 평균 배출량이 무려 297g/km였다.
그러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업체는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VW은 1997~2005년에 실적이 극히 저조했던 기업 중 하나다. 이에 따라 VW은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법률 규정을 충족시키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두 독일 기반 업체, 포드와 GM은 2008년 목표치에 근접한 상태로 일본이나 한국 경쟁업체들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GM과 포드는 향후 법률에 대한 적합성 측면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으나 EU에 대해서는 독일 로비의 일원이었다.
이들 업체의 독일 사업책임자는 BMW, 다임러크라이슬러, 폭스바겐과 마찬가지로 강제 제한 계획을 비판하는 의견서에 서명했다. 그들은 성명서에서 특히 독일을 포함하여 전체 유럽 자동차 산업의 붕괴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재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견서에서 그들은 그러한 움직임은 생산 위치로서의 독일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워트레인 대책

기술적으로 CO₂ 배출량을 낮추는 가장 빠른 방법은 좋은 타이어를 쓰는 것이다. 연료를 덜 소비할수록 배출량이 줄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엔진에 손을 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CO₂ 삭감이 강하게 요구되는 가까운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엔진으로 달릴까?
향후 엔진에 채용될 기술의 대부분이 이미 유럽 메이커에서 채용한 것이 많다. 예를 들면 몇 년 전부터 상용화가 시작된 디젤 관련 기술과 직분사, 가변 밸브 타이밍, 터보 기술 등이 광범위하게 쓰일 것이며 실제로 최근 다수의 모델에 장착되고 있다. 예전에 일본 자동차 메이커는 혼다의 ‘VTEC’로 대표되는 가변 밸브 기구나 희박 연소 엔진, 미쓰비시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화한 가솔린 직분사 엔진 ‘GDI’ 등 연비 저감 기술에 있어서 세계 선두를 달려왔다. 그런데 향후 강화될 연비 규제를 만족하기 위한 유망기술은 독일 BMW가 2001년부터 실용화하고 있는 ‘밸브트로닉(Valvetronic)’과 같은 가변 밸브 리프트 기구나 독일 완성차 업체가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직분사 가솔린 엔진, 그리고 여기에 과급기를 조합시킨 직분사 터보 엔진 등의 기술이다.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경우, 일본 메이커 중 상품화하고 있는 곳은 도요타와 닛산, 마즈다 정도이며 예전에 상품화했던 혼다, 미쓰비시자동차 등은 현재 탑재 차종을 내놓고 있지 않다. 도요타도 4기통 엔진에는 더 이상 탑재하지 않고 V6 엔진 정도에만 탑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일본에서 개발됐지만, 오히려 BMW나 폭스바겐 등의 유럽 메이커가 앞서 많은 차종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은 1.4L의 작은 배기량의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조합하여 1.6L의 자연 흡기 엔진보다 양호한 연비와 2.4L의 자연 흡기 엔진에 필적하는 출력·토크를 실현한 ‘TSI 엔진’을 상품화했다.
확립한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컨셉트를 만들어낸 이 엔진은 요소기술로서는 그다지 새롭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더욱이 폭스바겐은 TSI 엔진을 가솔린 엔진의 주력 엔진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자동차의 가격’일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는 코스트 삭감을 중시하면서 마찰 절감이나 운동부품 경감화 등 충실한 개량을 거듭하여 연비를 향상시켜 왔다. 이 노력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니지만, 일본 메이커들은 그간 새로운 발상을 엔진에 포함시킨 유럽 메이커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에는 자동차의 평균 연비 20km/L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수치는 기존 기술의 연장선 상에서는 달성할 수 없다. 일본이 선행하고 있는 분야인 하이브리드 기술이 이 시대에는 보급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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