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차량 자동차 시스템 국제표준화 현황
2007년 10월호 지면기사  / 글│류 시 복 책임연구원 (sbyu@katech.re.kr) 자동차부품연구원 첨단동력/IT종합연구센터

고안전 지능형 차량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첨단 안전 차량(Advanced Safety Vehicle, ASV)은 밀리미터파 레이더와 레이저 레이더, 카메라 등을 차량에 장착하고, 이를 통하여 취득한 주변 상황 또는 자차의 상황에서 위험 요소를 판별하여 운전자에게 경고를 하거나 차량을 직접 제어하여 안전성 또는 운전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장치들로써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이미 많은 제품이 출시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제품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서는 ACC(Advanced Cruise Control), LDWS(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Pre-Crash 등이 있다. 향후 ASV 분야는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며 레이더를 장착하는 ACC 시스템만의 경우에도 2010년에 전세계적으로 2,000만 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Global Industry Analysis, Inc의 Adaptive Cruise Control Systems-A Global Strategic Business Report, 2005. 1.), 최소 10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이 예상된다.

표준화 활동

ISO(International Standard Organiz-ation)에서 주행 안전을 위한 경고 및 제어 시스템 분야에 대한 표준화 활동은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에 대한 전반적인 부문을 다루고 있는 TC204 산하에 있는 WG14에서 담당하고 있다. 표 1은 TC204의 각 부문별 역할을 나타내고 있다. ISO TC204에서 한국 측 표준화팀의 활동은 주로 산업자원부의 기술표준원과 한국표준협회의 지원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20여명의 박사급 전문 인력이 대학, 연구소, 기업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TC204는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ITS의 도로, 인프라, 통신, 차량 제어, 물류, 인간공학 등의 다양한 표준을 다루고 있다.
WG14는 주로 차량에 장착되는 경고 시스템과 제어 시스템에 대한 부분을 다루며, 차량과 인프라 간의 통신을 포함하는 장비와 같이 타 WG과 중복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WG 간의 상호협력을 통하여 표준화 안건 선정을 조율한다. 주요 참여국은 캐나다, 프랑스, 한국, 일본, 독일, 영국, 미국 등이다. 일본과 독일은 주로 기업 측의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학 연구소와 기업, 한국은 연구소 위주의 전문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표준 안건에 대한 주도(Work Item Leader)는 일본, 독일, 미국이 주로 맡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일부 안건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회의는 1년에 2회, TC204의 정기회의가 열리는 4월과 10월에 개최된다.
WG14는 일본 측의 제의에 의하여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의장국 역시 일본이다. 이는 일본이 대규모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이미 1991년부터 5년 단위의 ASV 개발 사업을 단계별로 진행하여 독일과 함께 가장 빠른 상용화를 이뤄낸 데 따른 시장 필요성에 기초하고 있다. WG14의 운영에 대한 행정 지원은 JSAE(일본자동차공학회)가 담당하고 있다. JSAE는 또한 자국 기업 측 전문가들이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출장비 등을 지원하고 일본 내 기업 간 이견 조정과 표준안 검토도 담당하고 있다. WG14의 의장은 JARI(Japan Automotive Research Institute; 일본자동차연구소) 소속의 전문가가 담당하고 있었으나, 2007년 4월 회의에서 대학 측 전문가로 바뀌었다. 이러한 지원과 적극적인 기업의 참여로 인하여 일본은 Toyota, Honda, Nissan과 같은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Matsushita Electronics, Sumitomo Electronics, Daihatsu Motor와 같은 부품업체들도 참여하고 있어 항상 가장 많은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독일은 주로 BMW, Daimler Chrysler, Bosch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독일 측 표준화 안건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버클리대 소속의 연구소인 PATH(Partners for Advanced Transit and Highways) 소속 전문가가 국가 대표를 맡고 Delphi, Itersis 등의 업체에서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으나 완성차 업체의 참여는 최근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은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대표를 맡고 자동차부품연구원과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WG14는 근 10년간의 활동을 통하여 ACC, FVCWS(Forward Vehicle Collision Warning Systems), 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s), MALSO(Maneuvering Aid for Low Speed Operation)에 대한 표준을 확정한 바가 있으며, 현재 LCDAS(Lane Change Decision Aid Systems), RECMS(Rear-End Collision Mitigation Braking Systems), ERBA(Extended Range Backing Aid System), LSF(Low Speed Following Systems), FSRA(Full Speed Range ACC), ISIVWS(Intersection Signal Information and Violation Warning Systems)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가장 최근의 2007년 4월 회의에서는 신규 표준화 안건으로서 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s), CSWS(Curve Speed Warning Systems), RDWS(Road Departure Warning Systems)을 선정하고 표준화 문건 작성을 주도할 국가를 배정하였으며, 표준 제정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시스템 사양이 많이 달라진 ACC와 MALSO에 대한 재개정 작업 시작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주요 표준 안건

이 글에서는 다양한 표준화 안건들에 대한 설명보다는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우선 ACC와 유사한 기능을 갖는 FSRA와 LSF에 대해서 알아보자.
ACC는 자차의 속도를 세팅하면 자동으로 그 속도를 유지하던 Cruise Control의 진보된 형태로서 밀리미터파 레이더나 레이저 레이더를 이용하여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한 후, 자차의 속도보다 느린 차량이 앞에 있으면 그 차량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위하여 감속을 하고, 만약 앞차가 차선 변경을 하여 전방에 여유가 있는 경우에 가속을 하여 목표한 속도를 유지하는 장치이다. 많은 경우 전방 충돌 경보 장치(Forward Collision Warning System) 또는 전동식 안전벨트(Seat Belt Retractor) 등과 함께 패키지로 판매된다. Toyota와 Honda의 경우 이 패키지를 250~350만원 수준에 옵션으로 판매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출시 일정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CC는 60km/h 이상의 고속에서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이보다 낮은 속도 대에서 동작하는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FSRA와 LSF가 개발되게 된다. 저속에서는 좀더 세밀한 차량 제어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내 정체 구간에서 정차와 가속의 반복을 고려하기 때문에 ACC보다 어려운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FSRA는 저속에서 고속까지 전 속도 구간에 사용할 수 있는 장치이며, 저속 제어에서 고속 제어 모드로의 전환은 자동으로 진행된다. 독일의 BMW가 표준을 주도하였다. LSF는 Toyota와 Honda와 같은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였으며 시내 구간에서 사용되어지는 Stop and Go로 불린 장치와 동일하다.
LSF는 전방 목표물의 자동 설정 기능(Auto Re-targeting)에 따라서 두 가지 형태가 표준으로 제정되었다. LSF의 센서와 제어기, 액추에이터 등 하드웨어는 ACC 패키지와 동일하게 구성된다. 기본적으로 LSF와 FSRA는 매우 유사한 시스템이어서 2006년 4월 회의에서는 LSF와 ACC를 조합한 시스템이 FSRA와 유사하기 때문에 별도의 표준이 필요하지 않다는 독일 측의 주장과 LSF는 별개의 기능을 갖는 시스템이라는 일본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으나, 결론적으로 LSF와 FSRA가 별도의 표준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논쟁의 배경에는 BMW가 FSRA 시스템에 대한 상용 개발을 마친 상황과 함께, Toyota와 Honda가 각각 Type 1과 Type 2의 형태로 LSF 시스템에 대한 상용 개발을 마친 상황이 깔려 있었다. 세 완성차 업체는 각각 자사에서 개발한 제품의 출시를 대비하기 위한 표준화 제정이었기 때문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LSF 표준안의 경우 시스템을 정의함과 동시에 브레이크 등 작동, 운전자에게 알려야 하는 사항, 기능 고장에 대한 대응 기능, 타 시스템과의 연동 등의 기능을 정의하고 있다. 시스템의 시험에 대해서는 센서의 감지 영역, 목표물 식별 능력을 정의하고 있다. 또한 목표물 재습득, 커브 구간에서의 추종 능력 등에 대하여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FSRA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LSF와 FSRA에 대한 중요한 논의 사항 중 하나는 시스템의 기능 이상에 대한 경고와 함께 운전자의 과신뢰(Overtrust)에 대한 부분이다. 이들 시스템들은 앞차가 정지하는 경우 자동으로 거리를 유지하며 자차를 정지시키기 때문에, 만약 기능 이상이 발생한 경우 운전자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에 따라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개발 상의 주의가 요구된다.
다음으로 ERBA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ERBA는 미국에서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안건으로서 도로에서 주택의 차고까지 어느 정도 거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위하여 개발된 시스템이다. 주차된 차량을 후진으로 상당 거리 이동한 후에 도로에 나서게 되기 때문에 후방에 레이더나 초음파센서 등을 장착하여 후방에 위치한 물체에 대한 경고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장치이다. ERBA는 차량 직후방에 위치한 물체에 대한 경고를 포함하지 않으며, 이와 같은 근거리에 대해서는 MALSO에서 표준을 규정하고 있다. 표준안은 시스템과 기능에 대한 정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경고는 시각적 경고와 소리 및 촉각을 통한 경고를 모두 포함할 수 있다. ERBA가 FSRA 등과 같이 레이더 센서를 사용하기는 하나, ERBA는 매우 다른 시험 조건을 갖는다. FSRA의 경우 목표물이 대부분 차량과 같은 크기이고 수십 미터 이상의 감지거리를 갖는 반면에, ERBA는 목표물로 차량 후진 방향의 사람, 특히 아이까지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ERBA는 최대 감지거리가 5최소 미터이상이라는 작은 감지거리 규정을 갖고, 사람정도의 크기를 감지하기 위하여 10cm×10cm 크기의 작은 격자를 차량 후방의 감지 영역에 조밀하게 위치시킨 후 이 격자마다 여러 높이의 금속막대를 세워서 이 막대를 감지하는 지 체크하게 된다. 감지하는 것이 요구되는 영역 내에서 센서가 실제로 감지하지 못한 영역의 비율을 측정하는 시험과, 감지하는 영역 내에서 연속적으로 목표물 감지가 이루어지지 않는 격자의 수를 측정하는 시험을 포함하고 있다. 표준화 과정에서는 이 때 사용되어야 하는 금속막대의 직경과 운전자에게 주어지는 경고의 형태에 대한 논의 등이 이루어졌다.
RECMS는 미국이 표준을 주도하고 있으며 자차의 차선 상에 위치한 전방 차량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위험 시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거나 제동 제어를 통하여 사고를 경감하는 장치이다. Daimler Chrysler의 벤츠 트럭에 적용된 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이 장착된 트럭의 경우 전방 차량과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며, 시스템의 작동 도중 운전자의 운전 조작이 감지되면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전적으로 이관하고 작동을 정지한다. 이는 승용차에 이 시스템이 장착된 경우에 운전 조작이 감지되더라도 시스템의 작동을 지속하는 것과는 상반된 동작 방식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졸음운전 시에 운전자가 특유의 운전 조작을 반복하는 문제 등 상당한 논란이 있었으나, 벤츠에서 신중한 실험을 통하여 설정한 기능이다. 트럭과 같은 중대형 차량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차량뿐만 아니라 후속 차량에 연속적인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나 주변 교통상황을 마비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벤츠는 트럭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했다. 독일 측의 자료에 의하면 트럭 사고의 39%는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고, 20%는 부분적으로 브레이크를 사용하였으며, 풀브레이크를 사용한 경우는 단지 38%에 불과했다. 또한 이 38%의 풀브레이크 중에서도 많은 경우 브레이크 조작이 늦은 경우가 발견되었다. 벤츠는 자사의 트럭에 대한 상용 개발을 완료하였다. 벤츠 승용차의 경우 역시 이 제품이 패키지 옵션으로 판매되고 있다.
FSRA 기능을 갖는 Distornic Plus와 RECMS 기능의 Brake Assis Plus, 충돌 시 탑승자의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동식 안전벨트 등을 포함하는 Pre-Safe가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차량 전방 중앙의 장거리 레이더 1개와 전방 측면에 장착된 두 개의 근거리 레이더를 사용하여 작동된다. 벤츠 측의 연구에 의하면 Brake Assist Plus를 통하여 53%의 사고 감소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표준화 과정에서는 주로 각국별 제동거리 기준과 충돌 시까지의 시간(Time To Collision, TTC)의 수치에 대한 이견 조정이 이루어졌다.
표준안은 시스템의 정의와 함께 작동 범위, 특히 작동해야 하는 조건과 작동하면 안되는 조건을 명기하고 있다. 제품의 시험은 정지 및 주행시험 상황을 포함한다. RECMS는 목표물 식별 능력에 대해서 종방향과 전방의 횡방향 두 가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종방향 식별의 경우, 레이더로 식별이 어려운 2륜차량이 전방에 위치하고, 그 앞에 다른 차량이 있는 경우 자차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2륜차량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하는 필요성에서 요구되었다. 전방의 횡방향 식별의 경우, 자차 차선 상의 전방에 위치한 차량과 그 이웃한 차선에 위치한 차량을 식별하기 위해 요구된다(그림 2).

 적극적 참여 중요

다른 표준화 안건들에 대한 내용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소개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ASV 장치들은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출시되어 있으며, 매년 괄목할만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미래형 자동차 시험인증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미래형자동차 사업을 통하여 고안전 지능형 자동차의 국산화 개발을 위한 과제들이 산업자원부의 지원으로 국내 기업체와 연구기관,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만, WG14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담당자를 파견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 개발 실무자보다는 책임있는 위치의 전문가들이 파견되고 있으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표준화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교체 없이 다년간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제 표준에 상정되는 제품들의 경우 최소한 기능 구현을 위한 개발이 완료된 제품들이며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 상정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내 기업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되면 해외 시장에 해당 제품이 출시되기 수년 전에 제품의 특성에 대한 부분을 검토할 수 있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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