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전용 통신기술 및 표준화 동향
2007년 10월호 지면기사  / 글│이 상 선 교수 (ssnlee@hanyang.ac.kr) 한양대학교 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오늘날 자동차 수는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반면, 도로를 포함한 기반시설의 증가는 연 2%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서 교통 시설의 공급을 확대하거나, 교통 시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많은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그 중 교통 시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텔레매틱스(Telematics)와 ITS이다.
텔레매틱스는 최근까지 위치탐색이나 경로설정 등 단순한 기능이 중심이었으나 점차 그 응용분야를 넓혀 응급 시 긴급통보, 원격 도어 잠금 등에까지 확대되었다. 향후 차량 원격진단, 인터넷 접속 및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ITS는 교통 수단 및 시설에 전자, 제어, 통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교통체계의 운영 및 관리를 과학화, 자동화하고 교통정보를 수집·처리·보관·가공하여 이를 제공함으로써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포괄적 개념의 신 교통체계로 이후 첨단 차량 및 도로 시스템(AVHS)과 같은 보다 진보한 차량 주행 안전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텔레매틱스와 ITS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통신 시스템이 요구되며, 이는 기존의 무선통신 시스템이 제공하지 못하는 고속(160km/H)의 이동성까지도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개발된 시스템이 이 글에서 분석한 단거리 전용 통신(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 DSRC)이다.
DSRC는 통신 반경이 수 미터에서 수십 미터 사이이며 도로변 노변장치(Road Side Equipment, RSE)와 RSE가 만들어 내는 통신 영역을 지나가는 차량 탑재 장치(On Board Equipment, OBE) 사이에서 양방향으로 고속의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응용 서비스로 가장 많이 알려진 분야로는 자동요금징수(Electronic Toll Collection, ETC)와 버스 정보 시스템(Bus Information System, BIS)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5.8GHz 대역의 마이크로파를 사용하는 RF-DSRC 시스템과 850nm 대역의 적외선을 이용하는 IR-DSRC 시스템이 상용화되어 있으며 그림 1과 같이 OSI 7계층 중 물리계층, 데이터 링크 계층 및 응용계층만을 이용하여 구현되어 있다.
그러나 사용되는 매체의 특성(물리계층)이 달라짐으로 인해 매체를 제어하는 데이터 링크 계층(Data Link Layer)의 구조는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응용계층만이 시스템과 무관하게 동일한 구조와 기능을 갖는다. 표 1에서 각 물리 매체에 따른 물리계층과 데이터 링크 계층의 특징을 비교하였다.
이 두 시스템 중 RF-DSRC 시스템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그 표준(TTAS.KO-06.0025: 5.8GHz 대역 노변기지국과 차량단말기 간 근거리 전용 무선통신 표준)과 시험규격(TTAS.KO-06.0052: 5.8GHz DSRC L2 시험규격, TTAS.KO-06.0053: 5.8GHz DSRC L7 시험규격)을 제정했으며, IR-DSRC 시스템은 한국기술표준원에서 그 표준(KS X 6915: ITS 섹터에서의 적외선 통신기술)과 시험규격(KS X 6916: ITS 섹터에서의 적외선 통신기술 적합성 평가 방법)을 제정해 놓고 있다. 국외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이 DSRC를 이용한 ITS/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한발 앞서 2001년 4월에 DSRC를 이용한 ETC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06년 2월 1,063만대가 보급되었고, 일일 주요 고속도로 이용 차량 703만대 중 58%에 달하는 406만대가 이용하면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DSRC 시스템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WAVE(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s)를 IEEE 산하 표준위원회에서 제정하여 관련 시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노변기지국과 차량단말기간 근거리 전용 무선통신 표준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국내에서는 사용되는 물리 매체에 따라 적외선(IR)과 주파수(RF)의 두 방식이 사용되고 있으며, 관련 표준은 크게 표준의 목적, 구성 및 범위를 다루는 서론 부분과 시스템을 구성하는 물리, 데이터 링크, 응용계층의 구조를 정의하고 설명하는 본문,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파라미터 및 프로세서의 예시를 담은 부록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물리계층
본 계층에서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을 위한 단거리 전용 통신 시스템의 물리계층 규격이 기술되어 있으며 개방형 시스템 접속(Open System Interconnection, OSI) 계층 1의 요구조건들을 충족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계층에서는 차량 탑재 장치와 노변 장치를 이용한 시스템들 간에 다중 접속을 위한 상호 호환성을 제공하며 광범위한 통신 영역에서 고속의 데이터 통신을 목적으로 하고, 자유롭게 운행하는 차량들과의 접속방식은 시간을 분할하여 대역을 이용하는 시분할 다중 접속방식(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TDMA)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의하고 있다.
이외에 각 표준에서는 노변 장치에서 차량 탑재 장치로 정보를 전송하기 위한 통신 요구조건은 하향 회선(down link) 파라미터로 설명되며, 차량 탑재 장치에서 노변 장치로의 정보 전송과 관련된 요구조건들은 상향 회선(up link) 파라미터로 설명된다. 각 파라미터는 반송파 주파수, 송신기 스펙트럼 마스크, 수신기 대역폭, 복사 전력 등의 항목으로 세분화되어 기술되어 있다.

데이터 링크 계층
본 계층에서는 단거리 전용 통신 시스템의 데이터 링크 계층 규격이 기술되어 있으며, 노변 장치가 자신의 통신 영역을 통과하는 차량 탑재 장치들에게 통신 매체를 할당해 주고 이를 이용하여 노변 장치와 탑재 장치 간의 원활한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위해 통신 프레임의 구조와 채널 사용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되어 있다.
우선, 통신 프레임의 구조는 일반적으로 MAC(Media Access Control) 계층으로 정의되며 통신 프레임 생성, 통신 채널에 대한 에러 검출 기능, 점대점 통신 링크 초기화, 프로토콜 데이터 단위 및 확인(ACK) 신호 송수신, 메시지 데이터의 단순 암호화 및 복호화, 상위 데이터의 분리(Fragmentation) 및 결합(Defragmentation)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본 표준에서는 동기식 TDMA 프레임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 링크 계층에서의 채널 사용방법은 논리적 연결 제어계층(Logical Link Control layer, LLC layer)에서 담당하게 된다. 본 계층에서는 데이터의 논리적인 흐름을 제어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이를 위해 수신된 명령 PDU를 해석하고 적절한 응답 PDU를 생성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논리 링크 제어 모듈을 가진다. 이를 위해 프로토콜 데이터 유닛(PDU)의 송신을 시작하거나 수신을 시작하는 기능, 데이터의 논리적인 흐름을 제어하는 기능, 수신된 명령 PDU를 해석하고 적절한 응답 PDU를 생성하는 기능 및 논리 링크 모듈 내에서 오류 제어 및 오류 복원 기능 등을 갖게 된다.

응용계층
본 계층에서는 단거리 전용 통신 시스템의 응용계층(Application Layer)에 의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그 구조를 기술하고 있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응용 서비스 요소(Application Service Element, ASE)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 규정은 응용 서비스 프로토콜 데이터 단위(Application Protocol Data Units, APDU), 응용 서비스 데이터 단위(Application Service Data Unit, ASDU)와 ASDU에 관한 활동들로 이루어져 있다. ASDU의 송수신은 서비스 프리미티브(Service Primitives, SP)의 호출로 실행될 수 있다.
이 응용계층 구조는 ITS 단말장치의 응용 기능이 단순한 서비스에서부터 복잡한 서비스까지, 또한 다수의 서비스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적절한 범위 요소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응용계층의 목적은 응용 시스템에 대한 통신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며, 그 범위는 응용계층에서 제공하는 도구를 이용하도록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응용 프로세스가 사용할 수 있는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어 다른 통신 환경, 즉 다른 통신 수단을 사용하는 경우에서도 응용 프로세스의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응용계층은 그 용도에 따라 전송 커널 요소(T-KE), 방송 커널 요소(B-KE), 초기화 커널 요소(I-KE)로 나누어진다. 그림 1에서처럼 가장 아래 단에 존재하는 T-KE는 대응되는 시스템의 상대 개체에 APDU의 전송을 담당하고, 상위 커널 및 응용 프로그램에 Get, Set, Action, Event-Report, Initialization 등과 같은 서비스 프리미티브에 의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그림 2).
I-KE는 RSE와 OBE 간 통신 초기화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상대 시스템의 프로파일과 응용 서비스에 관련된 정보에 담겨 있는 BST(Bast Service Table)와 VST(Vehicle Service Table)를 교환하게 된다. 이를 통해 RSE의 응용 서비스 존재를 OBE 응용 서비스에 알리게 되며, 이후 데이터 교환을 위한 OBE의 LID를 생성할 수 있다(그림 3).
마지막으로 B-KE는 방송 풀(Broadcast Pool)을 교환함으로써 OBE와 RSE 간 서로 다른 응용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수집, 방송 및 분배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관련 응용 서비스 구현사례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DSRC 시스템의 구체적인 사용 사례로서 한국도로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HiPass’ 시스템을 들 수 있다(그림 4).
흔히 ETC라고 하는 자동요금징수 시스템(이하 HiPass)으로 2000년 6월 30일부터 판교, 청계, 성남의 3개 영업소를 대상으로 17,000대의 차량에 대해 시범운영하기 시작하여 2007년 9월 현재 40만대이상이 보급되었다. 연말까지 262개 영업소에 시스템을 설치하고 약 65만대까지 단말기를 보급할 계획에 있다.
또 하나의 응용 서비스로서 중앙정부 및 지방 자치단체의 u-City 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2001년 서울의 u-상암 사업을 시작으로 인천,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각 시도의 중요 거점 도시에 이르기까지 문화·관광·교통·주거·환경·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중 교통분야의 서비스로 각 지자체의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한 광역 ITS 사업과 광역 BIS 사업 등이 텔레매틱스/ITS와 관련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다양한 무선통신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으며 대전, 전주 등에서는 DSRC를 주요 통신매체로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 표준 및 서비스 구현사례

관련 국제 표준화 기구
ISO TC204는 현재 텔레매틱스/ITS의 전반에 관해 다루고 있는 유일한 국제 표준화 기구다. 구성을 살펴보면 정보 상호교환 및 DB에 대해 논의하는 WG01과 WG03, 그리고 통신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WG15와 16을 제외한 모든 WG는 각 서비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구성은 그림 5와 같다.
DSRC의 경우 국제표준의 논의가 기술개발보다 늦어짐으로써 각 국가 간에 다른 표준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관련 전 분야를 국제 표준으로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응용계층만 국제표준으로 정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표준 제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WG15는 도태되었고, 새로운 개념의 통신을 추구하는 WG16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그림 6).
CALM(Continues Air interfaces-Long and Medium range)은 네트워크의 이동성(Mobility)을 지원하는 IPv6를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무선통신 시스템(셀룰러 이동통신 시스템, IMT-2000, wireless LAN, DSRC, WiMax(WiBro), DAB(DMB)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그림 7). 현재 각 부분에 대한 표준 제정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서비스 구축사례
일본은 1996년 7월, “일본 ITS 종합계획(Comprehensive Plan for ITS in Japan)”을 통해 향후 ITS 사업을 정부 주도의 하향식(Top-down)으로 유도하기 위한 종합적인 틀을 제시했다. 이 계획에 따라 ITS 사업이 궁극적으로 광역적인 통합 시스템을 구현하는 정보화 사업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아키텍처와 표준화 계획을 세우고 기존의 연구개발 성과를 가지고 일본 현실에 맞는 여러 구축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1단계(~2000)는 교통정보 수집 및 제공을 위한 ‘VICS(Vehicl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ystem)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2005년 9월까지 1,337만대의 단말기를 보급하여 교통정보를 수집, 제공하고 있다.
2단계(2000~2005)에서는 또 ‘다른 ITS 서비스 구현’이라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다른 ITS 서비스가 바로 ETC 서비스이며 2001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06년 2월에 1,063만대가 보급되었고, 일일 주요 고속도로 이용 차량 703만대 중 58%에 달하는 406만대가 이용하면서 현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단계는 2010년까지로 계획되어 있으며 그 목표는 ‘자동 운전 시스템의 서비스 개시’이며, 이를 위해 삿뽀로의 ‘대중교통 차량 우선 시스템’, 아오모리 현의 ‘주차정보 시스템’, 도쿄의 ‘VICS`, 오사카의 ‘한신고속도로 FTMS’ 등의 시험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범사업들은 모두 일본의 5.8GHz DSRC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관련 표준을 살펴보면 1997년 ARIB STD-T55를 시작으로 2001년 STD-T75, 2004년 STD-T88 등 활발한 표준화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그림 8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본에서는 ETC의 기반이 되는 5.8GHz DSRC를 상황에 따라 계속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기존 시스템의 변경 없이 새로운 ITS/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서비스 구축사례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과 조금 다르게 5.9GHz를 중심으로 하는 DSRC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IEEE 산하 표준화 기구에서 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그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200km/H의 높은 이동성을 보장하고, 최대 통신반경 1km에서 최소 1Mbps 이상의 전송속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총 7개의 채널을 사용하는 QPSK OFDM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림 9는 WAVE의 구성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고성능의 ITS/텔레매틱스 전용 통신 시스템을 이용하여 차량 간 통신 및 차량과 인프라 간의 통신을 보다 원활하게 구현하여 차량 간 충돌방지, 교차로 진입경고 시스템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변기지국과 차량단말기 간 근거리 전용 무선통신 표준 및 각국의 주요 서비스 현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0년 이후 IR/RF-DSRC 표준이 만들어져 본 표준을 기반으로 버스 정보 시스템과 자동요금징수 시스템을 구현하였으며, 그간의 사용과정에서 확인된 표준의 오류 및 호환성 확보를 위해 추가로 정의해야 할 내용들을 간추려 관련 기업과 기관이 함께 수정 및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의 경우와 같이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응용 서비스가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통신 시스템을 통한 응용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하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국가적으로 많은 손실을 불러 올 수 있으므로 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본 기고문을 통해 DSRC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있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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