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는 무엇으로 달리는가?
2008년 06월호 지면기사  / 이건용 편집장

 

경유 값 급등에 이어 LPG(액화석유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추이는 잠재고객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자동차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은 최근 고유가와 경기부진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미국 내 승용차와 경트럭 판매량이 1990년대 수준인 1,500만 대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경유 값 상승으로 SUV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고유가의 여파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던 직장인 중 절반 이상을 대중교통을 비롯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내몰고 있습니다. 살인적인 고유가 앞에 자동차는 더 이상 ‘애마’가 아닌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우리는 에너지의 대량소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경제는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경제성장은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소비한 에너지의 양이 400만년의 인류 역사상 약 60%에 이른다는 자료를 보았습니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문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에너지 정세와 환경문제는 자동차 메이커와 전장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장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전기 자동차 등 차세대 대체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걸쳐 등장한 자동차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와 연비 규제는 기계적 메커니즘에 의존하던 제어에서 전자식 제어로 자동차의 엔진을 일변시켰습니다. 이것이 진화의 한축을 담당해왔습니다.

자동차는 120년의 역사에 걸쳐 달리고, 회전하고, 멈추고 하는 자동차 본래의 가치에 충실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2005년의 승용차 1리터 당 평균 연비는 15.1 km이었습니다. 2015년에는 1리터 당 18.5 km를 달리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에너지 효율도 꾸준히 향상돼 온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1리더 당 10 km도 주행하지 못하는 차량이 여전히 수두룩하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에선 자동차가 최첨단 장치로 무장하면서 각종 편의 사양과 시스템이 적용되어 전기와 에너지 소모가 많아진 것이 한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일견 맞는 지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자동변속기, 에어컨, 열선시트와 같은 각종 편의장치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러한 편의장치가 주는 혜택과 달리는 즐거움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050년까지 세계 40%의 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자동차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하이브리드 카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BMW코리아는 최근 서울에서 수소차 Hydrogen 7 시승행사를 가졌습니다. Hydrogen 7은 연료전지차나 전기차와 달리 기존의 휘발유 엔진에 휘발유 대신 수소를 넣어 폭발시키는 구조입니다. BMW가 이처럼 엔진 방식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화석연료가 고갈된 시대에도 달리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40년에 걸쳐 자동차의 전자 시스템은 비약적으로 고도화되었습니다. 고급차의 경우 제조 가격의 23% 이상 일렉트로닉스 부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자동차에서 케이블의 총 길이는 4 km, 총 중량은 50 kg에 이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차량 네트워크를 도입함으로써 15 kg의 중량이 삭감되어 연비 향상에 기여합니다.

그저 두서없이 적었는데, 제 결론은 이렀습니다. 당면한 에너지 문제와 환경문제를 놓고 자동차가 무엇으로 어떻게 달려야 할지, 또 진화의 방향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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