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운전자의 신분을 스스로 식별할 줄 알고, 음성인식 장치에 의해 자동차 내부의 관련 기기 및 장치들이 운전자의 지시를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 스마트한 자동차가 등장한다.
#2 운전자가 운전을 시작하면 차량 거리 및 속도 측정 장치로부터 전달된 정보를 활용해 자동차 스스로 엔진을 제어하며,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받아 도착 지점을 향한 최단 경로가 내비게이션에 나타난다.
#3 디지털 방송 수신을 통해 운전자의 기분에 가장 알맞은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고, 이때 무선 통신을 이용해 사무실에 놓고 온 업무 파일을 집 PC로 보내도록 사무실 PC에게 운전자가 지시를 내린다.
#4 집으로 가기 전 디지털냉장고로부터 부족한 음식 물품을 전달받은 후, 근처 할인점에 주문을 하고 자동차 내 스마트카드로 결제한다.
위 예시는 미래 지능형 자동차의 모습이다. 영화 속에서만 가능했던 지능형 자동차의 등장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지능형 자동차의 등장을 가능케 한 핵심 동인은 첨단 전장부품 관련 기술과 제품 개발이다.
이 글에서는 첨단 전장부품의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의 환경 변화를 살펴보고 첨단 전장부품의 기술 트렌드와 주요 기술들의 특징을 분석한다. 그리고 올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전장부품 시장을 전망한다.
국내외 환경 변화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급변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연비가 좋은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도 있지만, Y세대 등장, 여성 소비자 확대 등으로 새로운 세그먼트나 모델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Y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자동차에 대해 단순한 이동수단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재미, 흥미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러한 소비자 선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모델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90년대까지 연평균 모델 수는 100~200개에 불과했지만, 최근 매년 300개 이상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모델 당 평균 연식도 3년 이상에서 1~2년으로 크게 단축되었다.
엔터테인먼트 자동차로의 변신을 가능케 하는 기술은 전자 및 통신 기술이며, 이들 기술들이 속속 자동차에 통합 또는 융합되고 있다. 또한 매년 300개 이상의 모델 간 차별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첨단 전장기술의 채용이 필수가 되고 있다.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보다 4.3% 증가한 7,180만대의 수요가 전망된다. 4년만에 1,000만대나 증가할 정도로 자동차시장은 성장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자동차시장 성장의 원동력은 BRICs를 포함한 신흥시장이 될 것이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의 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미국, 일본, EU 등 선진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고유가로 정체 또는 감소가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들의 지속적인 생산능력 확대로 공급과잉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자동차시장에서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빠른 선호 변화와 치열한 경쟁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 완성차 업체들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자동차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 첨단 전장부품을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으로 선정하고 각 메이커들은 R&D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첨단 전장부품 기술
지난해 11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일경 오토모티브 테크놀로지 세미나’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첨단 전장부품의 발전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첫 주제인 “카 일렉트로닉스, 두뇌의 진화”에서 발표자는 자동차가 전자정보계를 중심으로 진화할 것이며 핵심기술 분야는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의 두뇌인 소프트웨어 용량은 1981년 4단 자동변속기의 경우 4bit, 2kb 이었으나, 2004년 6단 자동변속기는 32bit, 500kb로 무려 250배나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사용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품질과 개발능력 확대라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프로세스 개선과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 주제는 “드라이브 레코더(차량용 블랙박스)의 실현 기술과 미래 가능성에 대하여”로, 교통사고를 분석하는 유용한 툴로서 드라이브 레코더의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 번째 주제는 “자동차와 인터넷 ITS의 융합”으로, 자동차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환경 구축과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0년에는 일본의 모든 차량이 통신 네트워크로 연결될 것이며 네트워크화 추진으로 통신 기술이 자동차에 더욱 빠르게 융합될 전망이다.
이러한 발표 내용을 감안할 때, 자동차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전기·전자, 통신 등 다양한 IT기술의 적용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IT기술이 적용된 첨단 전장부품 기술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의 지능화를 위한 제어 기능인 ECU(Electronic Control Unit)의 통합이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의 엔진, 트랜스미션, 브레이크 등을 제어하는 전자장치를 통틀어 ECU라고 하는데, 최근 차체 제어뿐 아니라 내이게이션 등과도 통합되어 두뇌 역할이 강화되는 추세다.
1대의 자동차에 탑재되는 ECU 숫자는 자동차의 지능화와 전자화에 따라 매년 늘고 있는데, 렉서스 LS시리즈의 경우 약 100개의 ECU가 탑재되어 있다. 그런데 토요타자동차가 기존 상식을 뒤집는 발상으로 ECU 통합을 통해 그 숫자를 줄이는 노력을 추진 중에 있다. 렉서스 시리즈에 탑재된 기존 3개의 ECU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기존 전자제어식 브레이크 시스템(ECB)용 ECU, 차량 운동 제어 시스템(VDIM)용 ECU 및 차량 내부 통신(Controller Area Network, CAN) 게이트웨이용 ECU를 ECB용 ECU로 통합했고, 제어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도 3개를 하나로 합쳤다. 토요타는 ECU 통합을 더욱 빠르게 진행하여 기능 기준으로 파워트레인 제어, 차체 제어, 안전 주행 제어 및 멀티미디어(ITS 포함)의 4개군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이러한 ECU 통합 움직임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2003년에 다임러, BMW 등이 주축이 돼 AutoSAR를 결성했고 2004년에는 토요타,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이 JasPar라는 단체를 결성해 ECU 통합 및 표준화를 추진중이다.
두 번째 기술 트렌드는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능동형/지능형 안전기술의 개발 및 적용이 확산될 전망이다. 지능형 사고방지/회피, 차량 내외부의 상황 인지, 자동 주행 보조 등의 시스템 및 서비스의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안전기술의 목표를 충돌하지 않는 차량을 개발해 교통사고를 제로화 하는 데 두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첨단 안전 자동차(Advanced Safety Vehicle, ASV)를 개발하고 있는데, ASV는 차량의 각 부분에 탑재된 센서와 카메라로부터 운전자의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위험상황 발생시 1차적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준다. 만약 사고 발생이 예상되는데도 운전자가 대응하지 않으면 자동차 스스로 충돌 회피 조치를 취하는 안전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말한다. 안전 관련 기술은 충돌방지 기술, 지능형 주차지원 기술, 차량 운동 통합 제어 기술 등이 있다.
세 번째 기술 트렌드는 자동차에 흥미와 재미를 더할 수 있는 기술인, 카-인포테인먼트 기술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동차에 운전자 통합 정보 시스템(Driver Information System, DIS),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텔레매틱스 등의 시스템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특히, 가전기기와의 연결, 네트워크를 이용한 생활정보의 입수 및 결제, 도로 정보의 수집 등이 추진되고 있다. 심지어 일본 스즈키의 경우 대형 LCD를 본네트에 장착한 게임 전용 경차를 모터쇼에 출품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소비자의 엔터테인먼트 욕구 충족과 제품 차별화를 위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에 출시된 렉서스 LS600hL의 경우 ECU 통합, 첨단 안전 기술 등이 적용된 대표적 차량이다. 이 차량은 스테레오 카메라로 보행자를 인지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PCS(Pre-Crash Safety), 브레이크/스티어링휠/엔진회전을 종합적으로 제어하는 차량 안정 장치(Vehicle Dynamics Integrated Management, VDIM) 등이 탑재된 첨단 안전장치의 집합체로 불리고 있다.
올 1월 출시된 현대차의 제네시스도 통합 운전자 정보 시스템(DIS) 뿐만 아니라, 레이더와 센서를 통해 차간 거리를 유지해 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mart Cruise Control, SCC), 운전자의 스티어링 방향에 따라 전조등이 움직이는 어댑티브 헤드 램프(Adaptive Head Lamp), 타이어 압력 측정 시스템(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TPMS) 등 각종 첨단 전장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를 통해 볼 때 20년 전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인 ‘전격 제트 작전’에서 등장한 키트와 같은 차량이 꿈이 아닌 현실로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부터 각광받을 전장부품
지난해 10월 포브스오토닷컴(www. forbesautos.com)에서는 10대 안전기술을 선정하고, 이 기술들의 적용이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코너링이나 급작스러운 방향 전환시 차량 전복을 방지하는 차체 자세 제어 장치(Electronic Stability Control, ESC) 기술을 추천했다. 자세 제어 장치로 ESC가 대표적인데, 여러 연구에 따르면 ESC를 장착한 차량이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충돌사고 발생 확률이 35%나 낮게 나타났다. 이 기능은 전자 시스템의 발전과 함께 급속히 진화하고 있는데, 기존 제동 조정 기능에 덧붙여 스티어링 조절 기능까지 추가되고 있다.
둘째, 레이더를 이용하여 충돌을 예상하고 브레이크 기능을 발휘하는 충돌 회피 기술이 있다. 최근 관련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데, 다임러는 두 가지 레이더를 이용해 작은 각도의 레이더는 멀리 있는 물체를, 큰 각도의 레이더는 근접한 물체를 각각 감지함으로써 거의 3차원 입체 형태로 차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토요타는 차량과 사람을 구분해서 인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개발했다.
셋째, 사각 지대 및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은 사각 지대에 다른 차량이 진입하면 센서가 감지하여 사이드미러에 적색등이 켜지면서 운전자에게 경고해 주는 장치이다. 또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은 카메라를 주변 고속도로와 차선의 이미지를 촬영해 운전자가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를 주거나 스티어링을 조절해 주는 장치를 말한다.
넷째,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장치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센서를 이용해 차량 전방을 1초에 10번씩 스캔함으로써 갑작스러운 충돌 가능성을 감지해 내는 장치다.
다섯째, 후방 카메라 및 레이더 장치가 있는데, 이 장치는 크래시패드에 장착된 스크린을 통해 차량 뒤쪽의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주차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섯째, 타이어 압력이 기준치 대비 15% 이상 하락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타이어 압력 경고 장치(TPMS)가 각광받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트레드법을 통해 지난해까지 모든 신차에 대해 TPMS 장착을 법규로 의무화한 상태이다.
일곱째, 승객의 탑승 여부를 감지하여 2단계로 작동하는 지능형 에어백이 있다. 심각한 충돌이 아니거나 어린이 승객일 경우 낮은 압력의 에어백이 작동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밖에 전복 보호 시스템, 액티브 헤드레스트, 자동 응급 구조 요청 시스템 등이 있다. 이 기술들은 이미 고급차에 일부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 대중차에도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기술 중에서도 ESC 관련 기술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ESC 장착 의무화 계획과도 관련이 있으며, 자동차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 증대도 ESC 수요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2011년 9월 이후, 모든 생산 차량의 ESC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ESC는 소형화·고기능화되는 추세로 진행되고 있어 긴급시에만 ESC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소형화는 ABS 모듈레이터가 소형화되는 것과 동시에 전자제어 부문의 무게와 부피가 감소하고 있다.
닛산은 1998년 3.2kg에 달했던 모듈레이터를 지난해 2.0kg까지 줄였으며, 보쉬와 TRW도 2.2kg 정도로 경량화했다. 또한 고기능화를 통해 ESC의 용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첫째, ACC(Adaptive Cruise Control System)과 연동해 충돌 피해를 경감시키는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해 안전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에는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하기 위한 레이저 레이더 또는 밀리파 레이더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기능은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차선을 감시하는 카메라를 장착한 차선 이탈 감시 시스템과 ESC가 연동하기도 한다. 지난해 연말에 발표된 닛산 인피니티 EX에 탑재된 차선 이탈 감시 시스템은 카메라로 차선을 감지하여 차선 이탈이 측정되면 그 정보를 ESC의 ECU로 보내고, 이 정보를 분석한 후 ESC는 차선을 이탈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당 바퀴에 제동력을 거는 장치이다.
둘째는 오르막길 스타트 지원, 내리막길 운행 지원 등을 통해 운전 편리성을 향상시켰다. 오르막길 지원 시스템은 오르막길에서 브레이크로부터 발을 떼도 몇 초간 ESC가 브레이크를 건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뒤로 밀리지 않고 출발할 수 있는 장치이다. 올해 1월에 출시된 현대차의 제네시스에도 전자제어 브레이크(ECB)란 이름으로 옵션 장착되기 시작했다.
셋째, ESC가 부압을 이용한 배력 장치를 보충함으로써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사륜 구동 차량의 경우 ESC를 통한 토크 배분을 적절히 함으로써 운동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평상시에 ESC를 작동시킬 때 발생하는 소음을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쉬는 소음 감소를 위해 ESC에 장착되는 피스톤 펌프 수를 기존 2개에서 6개로 늘려 진동 정도를 대폭 줄임으로써 저소음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밖에 올해부터 주목받을 주요 안전 관련 기술들로는 팜업 엔진 후드, 어라운드 뷰 모니터(Around View Monitor, AVM), 음주운전 방지 시스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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