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RM 코어를 내장한 반도체 칩 출하량은 2006년 한해 24억5,000만 개에 달했다. 그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반도체 칩이 핸드폰용이었다. 즉 16억 개 전후의 ARM 코어 내장 칩이 핸드폰에 탑재된 셈이다. ARM은 ARM 코어 내장 칩의 출하량이 앞으로도 순조롭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2010년에 연간 약 5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주요 응용 분야인 핸드폰과, 비록 수량은 적지만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에서 ARM 코어 내장 칩의 출하량 확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ARM 사가 주력하고 있는 핸드폰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ARM 코어가 이미 주도하고 있는 핸드폰 분야에서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ARM 사가 ARM 코어의 적용분야를 다각화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중 하나가 자동차용 임베디드 컨트롤러 분야이다.
차량용 MCU 분야는 ARM 코어가 그다지 보급돼 있지 않은 거의 ‘신대륙’이나 다름없다. ARM 사의 발표 자료를 보면, 차량용 MCU의 출하량 기준으로 본 ARM 코어 시장이 2010년에 2006년의 31배 규모로 성장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ARM 사의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초당 94개
ARM 코어는 연산 속도나 소비전력에 따라 20여종의 제품이 나와 있다. 이미 200개사가 넘는 반도체 메이커가 ARM 코어를 채택했고 라이선스 수는 500을 초과했다(표 1). 누적 출하량은 100억 개를 넘었다. 현재 ARM 코어 내장 칩은 1초 당 평균 95개씩 출시되어 연간 출하량이 대략 30억 개(31,536,000초×95개)에 이른다.
ARM 코어의 경쟁력은 처리성능 당 소비전력이 적다는 데 있다. 최근 들어 자동차에 탑재되는 MCU 수는 많아지고, 소비전력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ARM 코어의 장점과 시장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차량용 MCU 시장을 욕심내는 회사는 비단 ARM 사만은 아니다. 현재 미니노트북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톰(Atom)’ 프로세서가 ARM 코어의 ‘대항마`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인텔은 올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그 포문을 열었다. 인텔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사의 ARM11 코어 내장 멀티미디어 프로세서와 아톰 프로세서의 성능비교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그림 1(a)). 이에 대해 ARM 측은 “사과와 귤의 비교”에 비유하며 반박했다(그림 1(b)). ARM 사의 주장대로라면, 인텔은 공정하지도 않은 자료로 대중을 현혹시킨 꼴이다.
ARM 사는 임베디드 용도를 노리고 있는 인텔의 아톰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소비전력을 비교한 데이터에서, ARM 코어의 성능과 저전력 특성이 확실히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ARM 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그림 2), ARM Cortex-A8 기반의 TI OMAP3440은 인텔 Centrino Atom에 비해 소비전력 및 사이즈 면에서 모두 4분의 1에 불과하다. 시스템 수준에서 PCB 사이즈를 비교해도 아톰 칩이 8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MCU의 ARM 코어 채용은 이미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차량용 MCU나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등에 ARM 코어를 라이선스 한 반도체 메이커는 공표된 업체만 17개사에 이른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프리스케일 반도체, 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NXP 반도체, 후지쯔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NEC전자, 도시바 등이 있다.
예를 들면, ARM 코어 내장 차량용 MCU인 TI의 TMS570은 보쉬(Robert Bosch)의 전자제어장치(ECU)에 채용되었다. TMS570은 IEC 61508 SIL3 표준에 따른 인증을 지원하며 브레이크, 스티어링, 새시 제어 애플리케이션에서 구현할 수 있다.
확산일로 ARM 코어
NEC전자는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용 시스템온칩 ‘NaviEngine’에 ARM11 MPCore를 채용했다. NaviEngine에는 동작 주파수 400 MHz, 연산 속도 480 MIPS의 ARM11 코어가 4개 들어간다.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용 MCU에는 1,000 MIPS 이상의 연산 속도와 5 W 이하의 낮은 소비전력이 요구된다. NaviEngine의 연산 속도는 최대 1,920 MIPS이다. NEC전자는 차세대 내비게이션 시스템용 시스템 칩에도 멀티 코어용 ARM 코어 Cortex-A9을 이용할 예정이다. 또 도시바는 Cortex-M3 코어와 Cortex-R4F 코어를 제어계 MCU 개발을 위해, Cortex-A9 코어를 정보계 MCU 개발을 위해 각각 채용할 예정이다.
ARM 사의 주장에 의하면, ARM 코어는 휴대형 내비게이션 시스템(PND) 시장에서 80% 이상의 디자인 윈(design wins) 실적을 올렸으며, 전자 브레이크 장치(EBS)의 65% 이상, 에어백의 40% 이상에서 ARM 코어가 사용되고 있다.
ARM 코어의 질주가 차량용 MCU 분야에서도 재현될 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빅3가 포함된 ARM 코어 생태계의 위력을 감안하면 소위 경쟁사보다 유리한 입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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