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제어하는 통합 OS를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현재 유럽의 표준화 규격인 OSEK,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리눅스, 나고야 대학의 다카다 히로시 교수를 중심으로 한 TOPPERS 등이 이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이다. 앞으로, 확대가 기대되는 자동차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개발경쟁도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일본의 TOPPERS는 임베디드용 OS의 향후 5년간의 개발 로드맵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에는 OS의 안정 동작에 중요한 메모리와 인터럽트 시간 보호 기능의 강화, 안전성이 요구되는 자동차 응용에 충분한 기능 안전성의 확보, 차량용 네트워크 미들웨어의 개발 등 새로운 기준이 제시됐다. OS의 핵심이 되는 커널은 올 5월에 일반 대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TOPPERS의 개발 프로젝트에는 자동차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전문 IT벤더와 부품업체들이 참여하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시킬 계획이다. OS에 의한 메모리 관리나 시간 보호 기능에 대해서는 10월말 실제 자동차를 이용한 실증 실험을, 자동차부품 메이커인 아이싱정밀기기의 테스트 코스를 이용하여 실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토요타자동차 등에 의한 본격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용 Windows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1억 달러의 개발 투자를 단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도 전년도 대비 30% 늘려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자동차 임베디드용 OS시장에서도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Windows가 서버를 비롯해 퍼스널 컴퓨터,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 자신감의 배경이다. 또한 앞으로 자동차용 시스템을 ITS나 인터넷 등을 통해 외부의 네트워크와 연결하는데 있어서 Windows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주장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규격화가 진행되고 있는 OSEK의 영향력도 더욱 커지고 있다. OSEK은 차량용으로 특별히 설계된 실시간 운영체제 표준이다.
현재 자동차업계에서는 어느 것을 메인으로 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OSEK은 오픈성을 우선시 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규격이나 특정 IT벤더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토요타자동차 등 일부 자동차 메이커 중에는 독자적으로 OS를 개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TOPPERS가 장기적으로 토요타자동차의 본격 채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토요타자동차도 여전히 협상 대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자동차용 임베디드 OS는 자동차업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파괴력을 숨기고 있다. 토요타의 독자 노선이나 유럽 자동차 메이커의 연합,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과 리눅스의 도전은 이에 대한 생생한 반증이기도 하다.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 자동차용 임베디드 OS의 진검승부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대리전을 방불케 한다. 한편에서는 휴대폰이나 정보가전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수요가 정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향후 자동차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폭발적인 수요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OS 추이를 바라보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업계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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