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B-1394 자동차 품에 안길 것인가?
2008년 02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기자 (bjyun@autoelectronics.co.kr)

안전하고 깨끗하고 쾌적한 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해 전자 제어의 고기능, 고성능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전자제어장치(ECU)에 의한 집중 제어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차량용 네트워크에 의한 분산 제어나 복수의 ECU에 의한 통합 제어가 이뤄지고 있다.
1980년대에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차량용 통신 프로토콜이 개발되어 일부 자동차에 채용되고 있었지만, ECU 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이 시기는 1대 1의 접속으로 비동기 시리얼(UART) 통신을 이용하는 예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 차량용 네트워크의 경우는 주행제어계나 운동제어계에 X-by-Wire화를 위해 FlexRay의 규격화가 진행되고, 주변감시 기능 등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는 정보계에서는 주로 MOST(Media Oriented Systems Transport)가 적용되고 있다(그림 1 참조).
10년 전만 해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신들이 멀티미디어 문제에 직면하게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기존의 카 오디오나 카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DVD 플레이어, 휴대전화 이외에 차종에 따라서는 후방감시 모니터나 비전 시스템 같은 능동안전 기기가 갖추어져 있어 음성이나 동영상 정보를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 용도로는 다채널로 대단히 높은 주파수 대역을 갖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MOST는 차내에서 멀티미디어 네트워크를 표준화하기 위한 프로토콜로 개발되어 이미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고급차에 채용돼 왔다. MOST는 차내 네트워크를 광케이블로 교체함으로써 중량을 줄이고 배선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
2001년 MOST가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오디오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어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고 있다. 그러나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DMB 방송, 카메라의 영상을 전송하려면 매우 높은 대역이 필요하고, 또 각 영상 데이터는 포맷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MOST에서 이용하는 단일 주기에 동기시킨 데이터 전송방식은 효율이 나빠진다. 그래서 음성이나 영상 데이터, 제어신호를 전송하기 위해서 가전과 PC에서 이용하는 IEEE 1394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IDB(ITS Data Bus)가 검토되기 시작했다. 자동차 제조사 독자의 네트워크와 IDB 네트워크를 차량 인터페이스(게이트웨이)로 접속함으로써, 가령 카 내비게이션의 차속 데이터 이용, 내비게이션의 지도 정보를 이용한 트랜스미션 제어, 에어백 작동 정보를 이용한 긴급 통보, 카메라를 이용한 차선이탈 경고 등이 가능해진다. IDB-1394는 가전 기기에 사용되는 IEEE 1394a에 비해 노이즈 내성이 높은 IEEE 1394b를 채용하여 차량용으로 신뢰성을 높였다. 통신속도는 최대 400Mbps로 제어계 차량용 네트워크인 CAN이나 FlexRay (10Mbps)에 비해 고속이다. 그러나 IEEE 1394 네트워크 관련 기술은 원래 가전과 컴퓨터 용도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에서 그 자체로는 차량 용도로 이용하기 곤란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표 1 참조). 이에 따라 IEEE 1394 기술을 차량용 네트워크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예를 들어, 일본 도시샤대학의 네트워크 정보 시스템 연구팀은 IEEE 1394 네트워크에서 기기 식별방법과 애플리케이션 통신수단을 개발했다(박스기사 참조).

논쟁의 불씨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광섬유나 구리 케이블 또는 둘의 조합 형태를 이용하는 문제를 놓고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10년 이상 플라스틱 광섬유(Plastic Optical Fiber, POF)를 이용하여 설계해 왔지만, 보다 높은 대역폭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구리 케이블 방식이 POF의 보조 또는 대체 수단으로써 유력하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구리 케이블과 POF를 모두 적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5년 전까지도 압도적 다수의 기술자들은 구리 케이블에는 전자파간섭(EMI) 문제가 생기기 쉬우므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배터리 케이블, 펌프, 모터, 라디오, 차량 네트워크 통신 기술 시스템 및 기타 여러 가지의 원인에 의한 잠재적인 EMI 문제가 차량 환경에 가득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논리는 타당하다. 그러나 이제는 구리 케이블에 대한 EMI를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들은 구리 케이블을 실용화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자동차업계의 많은 엔지니어들은 여러 산업분야에서의 실적을 들어, 구리 케이블이 자동차에 지장 없이 사용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더욱이 구리 케이블이 400Mbps에 가까운 대역폭을 제공하고, 관련 업체들이 역시 400Mbps를 지원하는 케이블과 커넥터, 컨트롤러 IC를 제공함에 따라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후지쯔는 IDB-1394 컨트롤러와 자체 영상 CODEC 기술(SmartCODEC)을 내장한 칩을 발표하는 등 IDB-1394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그림 2). 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한 Microsoft Auto 플랫폼에 IDB-1394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009년부터 IDB-1394가 차내 정보 시스템용으로 우선 고급 차에 보급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 분야의 연구활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자동차 제조사는 없다. 단지 닛산, 포드, PSA 푸조-시트로엥 등이 검토중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상생 vs. 경쟁
하나의 가능성으로 자동차 제조사가 차폐 트위스트페어(STP) 1394 구리 케이블을 POF에 조합시켜 사용하는 시나리오다. 일반적으로 POF는 배선 거리가 최대 18미터로 비교적 길어 차량 애플리케이션의 백본으로 사용하는 한편, 1394의 동선은 백본으로 특정한 컨트롤러 모듈 간의 비교적 짧은 배선에 사용되며 EMI를 고려하여 약 4.5미터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루프 판넬에서는 온도가 급상승할 경우 POF보다는 구리 케이블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일부 업체에서는 광섬유와 구리 케이블을 모두 사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POF는 카 내비게이션 표시, 라디오 헤드 유닛 및 DVD 플레이어를 수용하는 데시보드에서 차량 후부까지 비교적 긴 배선에 사용하고, 1394 구리 케이블은 컨트롤러 모듈로부터 각각의 뒷좌석 디스플레이까지의 배선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IEEE 1394 TA는 수년간 구리 케이블을 장려한 후 POF용 규격을 작성했다.
한편, POF의 사용을 지지하고 있는 MOST 협회는 이 기술의 구리 케이블 버전의 규격을 최근 완성했다. ePhy로 알려진 이 규격에서는 50Mbps로 신호를 송신하는 무피복 트위스트 와이어(UPT)를 채용하는 MOST의 전기 버전에 대해서 기술 규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대역폭은 1394 구리 케이블의 약 8분의 1이지만, MOST 프로토콜은 동기화된 데이터 통신에 기반하므로 EMI를 방지하기 위한 피복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 점을 들어 MOST 지지 진영은 자동차 내에서 전선에 의한 노이즈 방출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1394 기술은 MOST 규격보다 고속이며 광을 전기로 변환할 필요가 없다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MOST 프로토콜을 지지하며 이미 50개 이상의 차종이 MOST를 적용했다. MOST 기반의 구리 케이블을 채용한 최초의 차량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MOST가 1394에 비해 속도 면에서 열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몇몇 자동차 제조사들은 구리 기반의 1394에 대한 연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고방지를 지원하는 실시간의 리어뷰나 사이드뷰 카메라를 필요로 하는 차세대 자동차 멀티미디어의 개발에 있어서 속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전면 카메라가 향후에는 앞서 주행하는 차와의 거리를 유지해 주는 차간거리제어(ACC), 차선이탈방지(LDWS) 및 충돌방지 등의 애플리케이션에 일반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모두 영상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된다. 현재 네트워크는 통신용이지만, 앞으로 안전 애플리케이션용의 실시간 카메라에는 1394 네트워크를 접속하게 될 가능이 있다. 더욱이 안전 대책을 의무화하는 경우, 고속 네트워크가 필요하게 되어 구리 케이블의 채용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1394는  늘 차량 네트워크 분야에서 가능성을 놓고 기술 영역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미분류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