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바이 와이어
진화하는 X-By-Wire
2008년 02월호 지면기사  / 편집부

자동차의 경량화에 따른 연비 향상, 그리고 설계자유도의 확대를 위해 일명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이하 X-by-Wire)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X-by-Wire 기술의 적용분야에는 스티어링(Steer-by-Wire), 스로틀(Throttle-by-Wire), 브레이크(Brake-by-Wire) 등이 있다.
X-by-Wire는 유압이나 샤프트와 같은 기계적인 기구를 쓰지 않고 전기적으로 스티어링 조작이나 브레이크 조작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것은 전기적인 액추에이터나 모터, 전자제어 등에 의하여 실현된다. 기계적인 제어 방법에 비하여 보다 섬세한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향상시키며 운전 지원 기술 등의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또한 기계 부품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자유도가 향상되고 차체의 경량화에도 크게 공헌한다. 이에 따라 차량의 제조 가격을 낮추거나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만으로 고도의 차량 제어가 가능하므로 무인운전 등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 Throttle-by-Wire가 자동차에 이용되고 있다. 소위, 전자제어식 스로틀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운전자가 가속장치(Accelerator)를 밟게 되면 센서를 통해 그 정보를 읽어 들이고, 그 정보는 네트워크(혹은 직접적인 접속)로 연결된 ECU(Electronic Control Unit)에 전달되어 엔진 스로틀 밸브의 개폐를 제어한다. 전자제어식 스로틀이 이용되기 이전에는 가속페달과 스로틀 밸브는 기계적인 와이어로 연결되어 있었다. 가속장치의 동작에 따라 스로틀 밸브가 와이어로 잡아당겨져 밸브의 개폐가 이루어졌다. 이 방법에서는 ECU의 역할이 필요없다.
요즘에 전기모터를 이용하여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힘을 경감하여 주는 전동 파워 스티어링(Electric Power Steering, EPS)은 일종의 Steer-by-Wire가 된다. 그리고 거의 모든 자동차에 탑재되고 있는 ABS 시스템도 Brake-by-Wire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고정관념을 깨다

자동차의 조작 부분에서 기계적인 전달 기구는 없어지고 모두 전기신호에 의한 전달로 치환된다. 스티어링에서 컬럼 샤프트가 없어지고, 브레이크에서는 유압 기구나 파킹 브레이크용 케이블이 자취를 감추게 된다. 조작 부분과 액추에이터를 전기적으로 접속함으로써 기계적인 부품은 줄어든다. 또한 스티어링이나 브레이크, 가속장치 등은 완전히 전자제어화되기 때문에 개별 제어에서 통합제어가 가능해진다.
이상 나열한 내용은 X-by-Wire에 의해 실현 가능한 것들이다. 이처럼 X-by-Wire는 많은 기대가 있지만, 자동차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인만큼 실용화에 있어서 자동차 메이커나 부품 메이커들은 도입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Steer-by-Wire의 난제

EPS가 실용화 된지는 약 20년이 되었다. 지난 20년간 자동차 메이커와 스티어링 메이커들은 EPS의 확대와 사용법 향상을 추진해 왔다. 지금은 신차의 약 절반이 EPS를 탑재하기에 이르렀다. 차량의 전자화나 통합 제어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EPS의 다음 단계로 Steer-by-Wire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EPS 제어 기술을 사용하여 Steer-by-Wire를 실현하는 기술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많은 스티어링 업체들이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동화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y-Wire화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스티어링과는 대조적으로, 브레이크에서는 아직 유압이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by-Wire의 실용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스티어링의 경우, 전동화에서 by-Wire화로의 진전이 더딘 이유는 스티어링을 전동화하려던 당초 목적이 by-Wire화에 의한 패키징 변혁이 아니라 유압 기구를 전동으로 바꿔 에너지 절약과 저가격화를 달성하는데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은 스티어링에 컬럼 샤프트를 남겨두더라도 달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스티어링을 by-Wire화하지 않아도 현재의 EPS 시스템을 진화시키면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현재의 EPS는 스티어링의 지원 기능뿐만 아니라, 모터의 제어기술 진화로 노면에서의 진동을 차단하여 쾌적성을 높이는 기능이나, 노면 상태에 따라서는 운전자의 조작과는 반대 방향으로 타이어를 향해서 안전성을 높이는 등 많은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
한편, EPS가 스티어링 필링이나 어시스트력에서는 유압 파워 스티어링에 떨어진다는 불만도 있어 제어기술에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by-Wire화 이전에 여전히 개량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 EPS 업체들의 인식이다.
또한 스티어링의 by-Wire화에 있어서도 가장 큰 장해가 되는 문제는 신뢰성 확보다. 현재의 EPS로는 모터가 고장난 경우나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가 방전된 경우라도 기계적 결합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운전자의 조타력으로 타이어를 좌우로 움직일 수가 있다. 이것이 Steer-by-Wire화 되면 기계적인 연결이 없어지기 때문에 별도 방법으로 백업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배터리나 ECU를 이중화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어디까지 신뢰성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법규도 아직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다.
Steer-by-Wire로 하기 위해 배터리나 ECU를 이중화해서, 결과적으로 비용이 너무 상승하면 무엇을 위해 by-Wire를 도입하는지 의미가 없게 된다. 반면, 예전에는 Steer-by-Wire의 과제였지만 EPS의 진화로 극복된 문제도 있다. 바로 스티어링 필링 문제다. 운전자는 컬럼 샤프트를 통해 미끄러운 노면이나 울퉁불퉁한 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 그런데 Steer-by-Wire의 경우, 컬럼 샤프트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는 이러한 정보로부터 차단돼 버린다. 노면 상황을 알 수 없다면 운전자는 매우 불안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될 것이다.


스티어링의 전동화 진전

EPS는 스티어링휠의 조타력을 토오크 센서(Torque Sensor)가 검출하여 ECU에 신호를 보내서 조타력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엔진의 구동력이 항상 필요한 유압 파워 스티어링보다 EPS는 필요할 때만 어시스트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연비가 최대 5% 향상된다고 한다. 환경의식이 높아지면서 2000년 이후 세계 각지로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또한 EPS가 보급된 배경에는 유압 파워 스티어링으로는 불가능한 스티어링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노면 상태에 따라 운전자의 조작과 반대로 스티어링을 끊거나 노면에서의 불쾌한 진동을 차단하는 기능 등이 실용화되고 있다.
고급차에서는 차속에 따라 스티어링의 조작량에 대한 타이어의 각을 변화시켜 저속에서의 처리나 고속에서의 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액티브 스티어링의 탑재 차량도 늘었다.
EPS의 현재 진화 방향은 대형 차량에 탑재하기 위한 고출력화와 자연스러운 조타감의 실현이다. EPS는 당초 경량 자동차용으로 실용화되었다. 그 후 서서히 큰 차종으로 적용범위가 넓어져 현재는 배기량이 4.0리터가 넘는 클래스의 차종으로까지 탑재가 넓혀지고 있다.
그러나, 고출력화하면 동력 전달부인 EPS의 감속 기구나 컬럼 샤프트 등 모든 부분의 감도·내구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이나, 모터가 대형화되기 때문에 탑재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게 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고출력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해 일본정공은 브러시리스 모터를 채용하여 모터를 소형·고출력화하고 동력 전달부의 내구성을 강화했다.
현재 전기적 시스템에 불량이 발생했을 경우에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로 어중간한 태도를 취하는 업체들도 많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 후지기공과 제이텍트는 케이블을 사용한 백업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전기적 시스템에 불량이 생겼을 경우에는 기계적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스티어링 기능을 유지한다. 전기적인 구동에서 기계적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부품으로 솔레노이드를 사용했다.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브레이크

브레이크 메이커는 by-Wire화의 결정판으로 유압을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전동 브레이크를 상정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유압 배관이나 파킹 브레이크용 케이블 등을 생략하고 브레이크 캘리퍼나 드럼 브레이크에 모터를 넣어 직접 제동력을 발생시키는 타입이다.
완전한 전동 브레이크로 이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많다. 현재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진공 배력 장치나 유압 배관으로 구성되고, 또 ABS나 TRC(트랙션 컨트롤), 미끄럼방지 장치 등의 기능을 실현하려면 이를 위한 액추에이터나 유압을 발생시키기 위한 전동 펌프, 유압을 제어하기 위한 다수의 솔레노이드가 필요하다.
완전한 전동화가 진행되면 이러한 복잡한 시스템은 일절 필요 없게 되며, 각 휠 내에 탑재한 모터와 모터에서 제동력을 발생하는 기구, 여기에 각 바퀴로의 배선이라는 심플한 시스템이 된다.
Siemens VDO가 개발중인 전동 브레이크 EWB(Electronic Wedge Brake) 시스템은 캘리퍼에 모터를 달고, 패드를 눌러 동작시키는 타입이다. 이 발상 자체는 그리 새롭진 않지만 특징적인 것은 모터 출력이 적어도 높은 제동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구를 채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모터를 소형화할 수 있으며 12V 전원으로 4륜을 전동화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 회사는 2007년 3월말 시작차량에서 제동 시험을 공개한 데 이어 2011년 양산화를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타 메이커들은 후륜의 브레이크는 12V 전원으로 실현할 수 있지만 큰 제동력이 필요한 전륜은 전원을 42V화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보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편, 앞으로의 전동 브레이크 구성에 가장 가까운 시스템으로서 미국 TRW 오토모티브 사의 전동 파킹 브레이크가 있다. 캘리퍼에 달린 액추에이터(모터+감속기)로 패드를 눌러 타이어를 고정한다. TRW사의 시스템은 케이블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모터가 커지지 않도록 감속 기구를 사용하여 토오크를 높이고, 기존의 캘리퍼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모터를 배치하여 비용을 억제했다.
Brake-by-Wire의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토요타자동차는 유압 기구가 남아 있긴 하지만, 브레이크 페달로부터의 입력과 유압에 의한 제동력 발생이 기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Brake-by-Wire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1997년에 첫 발매한 프리어스에 프로토타입이 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현재 ECB(Electronic Controlled Brake)로 채용을 넓히고 있다. ECB에서는 전기계 시스템에 불량이 발생하면 솔레노이드의 움직임으로 닫혀 있던 밸브가 열리고, 페달을 밟아 발생한 유압을 4륜에 직접 보내서 제동력을 확보한다.
원래 브레이크는 스티어링보다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 브레이크의 유압 배관은 현재도 두 계통으로 나뉘어 있어서 한쪽의 유압 계통에 불량이 발생해도 나머지 2륜의 제동력이 남아 있는 구성이다. 또한 파킹 브레이크도 있다. 이렇게 복수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전동화나 by-Wire화를 추진할 수가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시스템은 현행의 유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by-Wire 시스템이지만, 앞으로는 유압을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실제로 브레이크 메이커에 따라서는 유압을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전동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미국 TRW 오토모티브 사는 후륜 브레이크의 캘리퍼에 모터를 장착한 타입의 전동 파킹 브레이크를 실용화한 유일한 회사다. 앞으로는 이 시스템을 발전시켜 보통 브레이크도 캘리퍼에 달린 모터가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Siemens VDO사와 같이 파킹 브레이크와 통상 브레이크 모두를 한꺼번에 by-Wire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메이커도 있다.
어느 업체이든 Brake-by-Wire의 최종 형태로 유압을 사용하지 않고 모터로 직접 제동력을 발생시키는 타입을 추구하고 있다. 단지, 이를 위한 접근법은 앞서 언급했듯이 크게 2가지다. 우선 파킹 브레이크를 전동화하여 이를 발전시키려는 방향과, 브레이크 시스템에 유압을 남겨둔 채 우선 by-Wire화하는 방향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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