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찰나선 벤츠 NGV
NGV 시장 가능성 타진
2009년 04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han@autoelectronics.co.kr>

최대 자동차시장 미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차는 어떤 모델일까?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카(Hybrid Electric Vehicle, HEV) 프리어스일까, 폭스바겐의 클린 디젤 제타일까? 일단 무공해차(Zero Emission Vehicle)인 순수 전기차(Electric Vehicle, EV)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2010년은 돼야 볼 수 있으니 후보가 될 수 없다.
놀랍게도 미국에너지효율경제협회(American Council for an Energy-Efficient Economy, ACEEE)가 평가해 선정한 바에 의하면 미국 최고의 친환경차는 HEV, 클린 디젤도 아닌 압축 천연가스(Compressed Natural Gas, CNG)로 달리는 천연가스차(Natural Gas-powered Vehicle, NGV) 혼다 시빅(Civic) GX다(그림 1). 미국 내 판매되는 단 하나의 NGV 모델 시빅 GX는 HEV들을 따돌렸고, 폭스바겐의 제타 스포츠 웨건 등 클린 디젤을 10권 밖으로 밀어냈다. 
보기 힘든 베스트 그린카

ACEEE가 평가에 도입한 기준은 연비, 건강에 영향을 주는 오염물질 배출도(질소산화물, 입자상물질 등), 온실가스 배출량(CO2), 연료비 등이다. 두해 연속 우승을 차지한 혼다의 NGV는 기존 내연엔진 차량에 대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차량 연비는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기준으로 도시에서 갤런당 24마일, 고속도로에서 갤런당 36마일로 일반 시빅과 비슷하다. 그러나 낮은 연료비로 인해 운행 경제성에서 가솔린차의 1/3 수준이다. 지난해 CNG는 갤런 당 2~2.5달러였고 가솔린은 3.7달러로 1달러 이상 차이가 났다. 최근엔 CNG 주유소가 많이 보급된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경우 CNG는 1.65달러이며 가솔린은 1.90달러 내외이고, 경유는 2.50달러를 웃돌고 있다. 
NGV의 최대 강점은 환경성이다. CNG는 탄화수소 분자수가 적기 때문에 연소 후 배출되는 가스 중 CO2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뛰어나다. 디젤 대비 22%, 가솔린 대비 29%나 CO2 배출이 적다. 질소산화물(NOx), 입자상물질(PM) 등의 배출가스 부문에서도 매우 환경적이어서, 도심 주행시 현 최고 수준의 디젤엔진에 비해 1/6 수준의 NOx를 배출한다.
NGV는 퓰메이커(FuelMaker)의 필(Phill)과 같은 시스템을 이용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 in Hybrid Electric Vehicle, PHEV)와 같이 집에서도 충전할 수도 있다. 차주가 주택 소유자라면 충전 시스템을 가정의 가스 라인에 연결해 차고나 집 외벽을 통해 충전할 수 있다. NGVAmerica(Natural Gas Vehicle for America)에 따르면 이 시스템 설치에는 4,000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이중 1,000달러는 택스 크레딧 지원을 받아 해결할 수 있다. 충전 시스템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고 가스 요금을 할인해주는 가스사도 있다.
NGV는 또 카풀 레인 허용 스티커도 붙일 수 있다. HEV는 출퇴근 시간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탈 수 있는 노란색 스티커를 발부받아 붙였는데, NGV는 색상만 회색으로 바뀐 스티커를 붙여 운전자 혼자서도 카풀 레인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NGV는 LA시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의 4개 도시에서 무료 미터 파킹 혜택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에게 혼다의 시빅 GX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차’일 뿐이다. 이 차는 겨우 몇 개 주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캘리포니아와 같은 몇몇 주를 제외하면 연료인 CNG를 충전할 주유소가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현재 미국에는 12만 개의 주유소가 운영중인데, CNG나 LNG를 공급하는 주유소는 총 816곳에 불과하다. CNG 충전소들이 모든 주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 아직 연계 실용성이 부족하다. 100곳 이상의 CNG 충전소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도 인근의 오레곤이나 네바다 주의 충전소가 10곳도 안 돼 장거리 여행이 불가능하다. 
차값도 높은 편이다. 혼다 시빅 GX는 구매시 택스 크레딧을 2010년까지 많게는 4,0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만4,000달러선의 차 가격은 1만8,700달러선의 일반 시빅과 비교할 때 부담스럽다. 엔진 출력은 디젤과 가솔린차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속력이 떨어지고 오르막 길에서 힘겨워 하며, 운행거리도 짧아 대형 연료통을 장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실내, 트렁크 공간 여유도 줄어든다.
이같은 이유들로 운행중인 승용 NGV들의 대부분은 오래된 포드, GM 모델들의 개조차(Small Volume Manufacturer, SVM)들이다. 현재 미국시장에 판매되는 OEM의 승용 NGV 모델은 혼다의 시빅 GX가 유일하다. 반면 전 세계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NGV 모델은 GM의 18개 모델을 비롯해 포드,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피아트, 시트로엥, 르노, 푸조, 타타, 토요타, 혼다, 닛산, 이수주 등 매우 다양하다.
NGV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브라질, 이란, 인도 등이다. NGV 커뮤니케이션스 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NGV 보급률은 미국인 1,000명 당 0.33명 꼴로 유럽의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보다 낮다. 총 대수에서는 이태리의 60만 대, 중국 34만 대에 이어 10만 대의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독일의 7만 대, 일본의 3만 대보다 높다(표 1). 그러나 지난 7년간 NGV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하면 북미지역은 0.4%로 아시아 53.2%, 남아메리카 25.9%, 아프리카 19.3%, 유럽 15.4%에 비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미국의 NGV 보급은 LPG 인프라 영향으로 CNG 버스, 청소차 등을 위주로 보급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승용 NGV(승용차를 포함한 light-duty vehicle) 보급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승용 NGV 중심 보급은 거의 모든 국가들의 공통된 경향으로 이는 연료에 따른 출력과 관계한다. 미 에너지 정보관리 공사(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에 따르면 2006년 미국의 승용(light-duty vehicle) 내연 엔진차의 총 등록수는 2억3,000만 대였다. 승용 NGV는 총 NGV의 2/3로 LNG(Liquefied Natural Gas) 차 3,000대 CNG 11만6,000대였다. 판매량은 2006년에 1,650만 대의 승용차가 팔렸는데 NGV는 이중 0.01%인 2,000대가 팔렸다.
현재 미국의 NGV 업계는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 자동차세 감면,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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