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진화 방향이 있다
공해와 교통사고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인간친화적인(human friendly)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자동차 산업에 확산되고 있다. 편의성과 오락성, 주행 안전성은 기본이고 자동차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활발하다.
스티브 넬슨(Steve Nelson) 이사는 “자동차는 가속, 정지, 회전의 기본적인 기능에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줘야 하고 사고로부터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며 환경부하를 최소화하여 환경친화적으로 발전을 이뤄나가야 한다. 이것이 미래 인간친화적인 자동차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문제는 이미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여기에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대체 에너지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그리고 자동차의 생산, 운행, 재활용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이동성(Sustainable mobility)에 대해 강조했다.
“세계인구와 에너지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다른 교통 수단이 발달하더라도 개인에게 자동차는 필수 이동수단이 될 것이며 2050년 22억 대의 자동차가 지구 위를 달리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관리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증가할 것입니다.”
넬슨 이사는 이같은 이슈들(funda-mental issues)은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며, 이미 자동차 산업 전반에 지속가능한 발전과 인간친화적인 자동차 개발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과제들이 비단 자동차 업체만의 고민이 아니라 프리스케일과 같은 반도체 업체의 고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제 해결에 있어서 전자 시스템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BMW 3 시리즈를 예로 들었다.
“BMW 3 시리즈는 1983년부터 2006년까지 23년 동안 연비가 20% 개선되었습니다. 이 숫자가 인상적이거나 감동적이지 않을 수 있으나 중량이 38%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가속 성능이 24%(제로백 9.2초→7.0초) 빨라졌고, 유해가스 배출량이 95% 감소한 것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그림 1 참조)
보쉬, PSA, 프리스케일에 따르면 자동차 원가에서 전자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35% 수준에서 2030년 5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그림 2 참조). 자동차에서 전자부품 비용의 약 30%는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책임감이 무겁다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기능이나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복잡해지고 정교해지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한 프로세싱 파워도 비례해서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성능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해왔다. 90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 프리스케일의 파워트레인 마이크로컨트롤러의 경우, 6,500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하고 250 MHz 이상의 Z7 코어에 4 MByte 플래시메모리를 제공한다.
넬슨 이사는 자동차 전용 프로세서가 1982년부터 2008년까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공정기술이나 성능 면에서 민생가전 분야와 비교하면 느린 것이 사실이라며, 그 이유는 신뢰성과 품질 관련 이슈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반도체의 경우 180나노 공정이 주력입니다. 자동차용 반도체의 회로선폭이 90나노에서 65나노로 줄게 되면 누설전류나 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 민생용 반도체에 적용하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넬슨 이사는 자동차에 특화된 엄격한 품질과 신뢰성 수준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많은 테스트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엔진 칩 같은 전용 칩들은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장해야하므로, 칩 내부의 한 부분이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기능을 커버 할 수 있는 해결책이 칩 내에 존재해야 한다”며 “높은 안정성 확보를 위해 지원되는 높은 수준의 리던던시(redundancy) 기능은 민생 제품과는 특성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넬슨 이사는 경험이 부족한 소규모 팹리스 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드는 데 대해 우려를 내비췄다. 그는 “자동차용 반도체는 아무리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 자동차에 적용돼 생산되기까지는 3,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가장 중요시 되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긴 개발 과정에서 생존해야 하고, 또 장기 공급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소규모 팹리스 회사들이 진입하기엔 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멀티플 네트워크가 대세다
증가하는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내의 노드가 점점 지능화되고 숫자도 많아지고 있다. 오늘날 고급 자동차의 경우 고속 데이터 전달뿐만 아니라 분산 제어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CAN, LIN, Diagnostic CAN, FlexRay, MOST 등 적어도 3가지 이상의 통신 네트워크를 사용한다.
넬슨 이사는 “현대 제네시스같은 고급 자동차들은 멀티플 네트워크를 사용하며 각 통신 프로토콜마다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차량 전체를 싱글 칩의 컴퓨터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사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는 각 모듈마다 별도의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개발 및 테스트되고 검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반적인 자동차의 경우에도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 바디 제어, 계기판, 라디오, 엔진 제어, 에어백, ABS(Anti-lock Braking)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CAN이나 LIN, 또는 고유 통신 기술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넬슨 이사는 “미래에는 자동차 네트워크가 차선 이탈경고, 노면상태 보고, 신호위반 경고같은 운전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고령 운전자의 운전 지원과 건강 체크까지 해주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속가능한 이동성이 중요하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구호가 지속가능한 이동성이다. 각사마다 방향성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목표는 각종 규제 압박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최대 발명품인 자동차를 계속 존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파워트레인(powertrain), 예측(prediction), 억제(Resistance), 에너지원(energy sources) 분야에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파워트레인 분야에서는 고정밀 직분사 방식 멀티플 터보 엔진이 개발되고 적용되고 있으며 트랜스미션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또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가 미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넬슨 이사는 “연비와 CO2 배출 규제로 인하여 파워트레인은 장기적으로 전기차로 바뀔 것”이라며 “연료 분야도 지금의 가솔린 위주에서 대체연료, 수소, 전기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측정보 관리 측면에서 운전자 지원 시스템 역시 그 기능이 더 정밀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연료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도시에서 20%의 자동차가 주차공간을 찾으며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운전자 지원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주차공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텔레매틱스를 통해 길찾기만 잘 해도 16~19%의 연료를, 에코 드라이빙(eco-driving) 기능을 통해 운전습관만 교정해도 평균 11.7%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넬슨 이사는 향후 차차 간 통신이나 차와 기반 시설 간의 통신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되겠지만, 모든 것이 한순간에 바뀔 수 없기 때문에 차차 간 통신이 안 되는 이전 모델 차량에 대해서도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율운전 자동차의 경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의 실수에 의한 사고인지, 자동차의 오작동에 의한 사고인지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운전자가 사고의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을 때 제어권이 운전자에게 돌아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도 연구와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인간친화적인 자동차란 단순히 기술적인 이슈만이 아니라 자동차를 둘러싼 각 분야의 발전이 동시에 이뤄져야 진면목이 발휘될 수 있다는 의미다.
넬슨 이사는 인간친화적인 자동차 기술의 발전을 사실상 이끄는 동인을 소비자의 요구와 기름값, 그리고 정부 규제라고 봤다. 그는 지난 5월 미국정부가 2016년까지 전 차종의 평균 연비 기준을 휘발유 갤런 당 35.5마일(L당 15.1 km)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자동차 연비 향상 대책을 발표한 것을 놓고, 자동차 회사들과 프리스케일은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로드맵’은 그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