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토바인 칼럼] 헝다그룹 內 한국 전지 인력
2021-09-29 온라인기사  /  아우토바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전지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일본 기술자를 채용하여 전지 사업을 한 회사이다. 한국 회사의 전지 사업 성공 스토리는 리튬이온 전지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후발업체인 한국의 SK이노베이션(舊 SK에너지)은 LG화학과 삼성SDI의 방법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대형 파우치 전지만 생산한다. 파우치 전지 전문 메이커인 LG화학 인력이 각형 전지 전문업체인 삼성SDI보다 더 구미에 당겼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LG화학 인력을 뽑았다. 그러자 2019년 4월 LG화학은 인력을 통하여 기술을 빼낸다고 미국 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고소했다. 한국의 전지산업계는 경쟁사로 인력이 이동하는 것에 대하여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자가 앞장서서 법정 투쟁을 할 정도로 민감하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와 같은 전기차 회사로 가는 인력이나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간 인력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전지산업계의 이중 잣대가 아닐 수 없다.

헝다그룹 內 한국 전지 인력

중국에는 부동산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으로 변신한 ‘헝다’ 그룹(Evergrande)이 있다. 2019년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회사로, 전지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 헝다는 2021년 하반기부터 양산 판매를 해서, 2025년까지 경쟁력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헝다의 이런 자신감에는 1996년 LG화학과 삼성SDI가 사용하여 성공한 전략이 있었다. 전략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막강한 인력도 있다. 헝다의 배터리연구원장은 SK이노베이션 연구소장을 하다가 현대모비스에서 전무까지 지낸 사람이 앉아있다. 2007년 12월 SK가 전기차용 전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전지 사업을 총괄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임원을 오래 하면 실무가 약하다. 전지 기술을 보강하기 위하여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기술을 총괄했던 사람이 바로 아래서 보조를 하고 있다. 배터리팩 분야는 LG화학에서 보강했다. LG금속에서 배터리팩을 하다가 1996년 LG의 전지 사업이 LG화학으로 이관되었을 때 도시바전지에 가서 배터리팩 기술을 배워 1997년부터 20년 이상 LG화학에서 배터리팩 개발을 했던 인력이 맡고 있다.

전지 소재 분야도 막강하다. 2003년 삼성SDI 전지가 HP(Hewlett Packard) 노트북에서 발화 사고를 냈을 때 미국의 분리막 회사인 Celgard에 가서 분리막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밝혔던 사람이 헝다에서 전지 소재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영업 분야는 LG화학에서 ESS 배터리 아시아 총괄을 했던 사람이 주도하고 있다. 헝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한국 기술자가 많이 있음에도, 헝다에 있는 한국 기술자들에게 유능한 인력을 더 뽑아오라고 압력을 가했다. 한국 기술자가 너무 많아지자 회사 내에서 파벌이 생겨 다투기도 했다. 그래서 헝다를 나와 다른 중국 회사에 간 사람도 있다. 기술 고문으로는 일본 기술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 기술자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기능도 했다.

중국으로 이동하는 한국 전지 인력

중국에는 헝다와 같은 회사가 많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서 퇴사한 인력들은 대개 1년 내에 중국으로 간다. 중국 전지 공장에 한국 기술자를 보내는 일만 하는 헤드헌팅 회사도 많다. 국내에서 경쟁사로 가는 길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중국이 유일한 길인지 모른다. 국내 경쟁사로 가는 인력에 대하여는 30대 초반의 대리급 연구원도 소송을 걸지만, 중국으로 가는 인력은 전지 회사는 물론이고 정부도 모른 척하고 있다.

중국 회사에서는 한국 기술자가 넘쳐흐르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내보내고 있다. 국내에 갈 곳이 없어서 중국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중국 전지 회사는 한국 기술자에게 회사에 투자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어렵게 번 돈이 중국 회사에 묶여 있으니 고국으로 돌아오기도 힘들다. 중국에서 5년 내에 돌아오는 사람에게는 정부에서 조사가 들어간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국에 간 인력들이 귀국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LG화학에서 퇴사한 후 중국에 갔다가, 삼성SDI로 와 임원이 된 성공 스토리도 있다. 국내 전지산업계에는 중국에 갈 때 유리하도록 핵심 전지 회사의 핵심 부서에 근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의 전지 기술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했던 회사 중 하나였던 중국의 헝다가 2021년에 경영 악화로 파산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 헝다에 근무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 기술자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미래를 지켜보고 있다. [A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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