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딜레마
Editor`s Note
2010년 08월호 지면기사  / 이건용 편집고문 <kylee0437@autoelectronics.co.kr>

현대자동차가 소형차 i10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EV)를 올해 말부터 소량 양산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8월 말부터 공공기관에 30대가 우선 시범 보급됩니다. 이 전기차는 50 kW AC 인덕션 모터에 SK에너지의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를 탑재합니다. 내년에는 i10 전기차 뿐만 아니라, 기아차 모델을 뼈대로 한 전기차 양산 모델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현대·기아차의 에코카 로드맵은 전기차를 8월부터 국내에 첫선을 보이고 올해 말 미국과 내년 초 국내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것입니다. 내년엔 K5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2012년부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PHEV)의 상용화와 수소연료전지차를 소량 양산할 계획입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생각은 어떨까요? 토요타는 차세대 전략에서 단거리는 전기차, 장거리는 연료전지차로 확정해 놓고 있지만 주력 에코카는 어디까지나 모든 주행거리에 대응할 수 있는 PHEV로 가져간다는 전략입니다. 토요타는 전기차 분야에서 미국 벤처기업인 테슬라모터스와 제휴해 자사의 SUV인 RAV4의 전기차 모델을 2012년 첫 양산하고, 다임러와 연료전지 기술을 공유해 2015년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토요타는 2011년 말부터 판매 예정인 프리어스 PHEV의 판매 가격을 4,000만원 선에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닛산이나 미쓰비시자동차 등이 판매중인 전기차와의 가격차를 낮춰 세계 친환경차 분야의 선두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PHEV를 차세대 에코카로 방향을 정한 일부 완성차 업체들의 근심이 자꾸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도전을 ‘찻잔 속 태풍’ 정도로 넘기기엔 너무 거세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GM의 볼트(Volt)로 대표되는 발전용 엔진을 탑재한 EREV가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GM대우는 내년 중에 볼트를 국내에 들여와 시범 운영할 계획입니다.
요즘 하이브리드 카(HEV)나 PHEV는 EV 붐에 묻혀 마치 빛이 바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 이유가 단지 매스컴이나 일부 조급한 오너드라이버들의 설레발 때문이라고 하기엔 궁색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CO2 배출량 규제가 EREV나 EV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사회 여건이 PHEV에 유리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요타 프리어스의 예를 들겠습니다. 프리어스 PHEV의 CO2 배출량은 65 g/km 수준입니다. 이대로 판매되면, 유럽 혼합 모드로 약 61 g/km가 됩니다. 문제는 유럽에서 EV에 대한 우대 조치와 수퍼 크레딧을 받기 위해서는 CO2 배출량 50 g/km 이하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토요타가 내심 긴장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프리어스 PHEV에 대한 입장과 기대는 여전히 완고해 보입니다. 토요타는 포장도로에서 100 km를 달리는 경우엔 프리어스 PHEV가 CO2 배출량 저감 측면에서 EREV를 앞선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자동차라고 하는 상품은 기술의 정당성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 요구와 규제, 환경, 가격 등 많은 제반 요소들이 관계를 합니다.
사회적으로 EV와 EREV가 차세대 친환경차라는 공감대가 무르익어 가는 상황은 토요타와 같은 입장의 완성차 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토요타의 주장대로, CO2 배출량 산출법이 비록 EV나 EREV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손치더라도 룰을 바꿀 수 없다면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EV의 승리를 속단하긴 이릅니다. 결국은 각종 규제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차가   차세대 에코카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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