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ll-Ethernet Vehicle’ - Vision or Soon to be Reality?
카이 얀센(Kai Jansen)_Senior Field Application Engineer of Vector Informatik
카이 얀센
Kai Jansen, Sr. Field Application Engineer of Vector Informatik
차량 내 네트워크(In Vehicle Network, IVN)에서는 오랫동안 CAN, LIN, FlexRay 등 다양한 버스 기술이 공존해왔다. 그러나 차량의 주요 기능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고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차량 내 네트워크는 다양한 속도의 이더넷(Ethernet) 기술로 재편되고 있다. ‘All-Ethernet Vehicle’은 이러한 차량 네트워크의 최종 지향점을 제시하는 벡터의 비전이다. 카이 얀센 수석 필드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를 만나 ‘All-Ethernet Vehicle’의 의미와 실현 가능성을 물었다.
글│윤범진 기자_bjyun@autoelectronics.co.kr
The ‘All-Ethernet Vehicle’ – Vision or Soon to Be Reality?
카이 얀센 벡터 수석 필드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는 지난 8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Vector TechDay Korea 2025’에서 이 도전적이고 탐구적인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All-Ethernet Vehicle’이 더 이상 단순한 기술적 비전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에서 점차 현실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10BASE-T1S를 이러한 변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며 ‘All-Ethernet Vehicle’ 구현을 가능하게 할 기반 기술로 소개했다. 기조연설에서 제시된 비전이 실제로 어떤 기술적 변화와 산업적 흐름을 전제하는 것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연설을 마친 얀센과 마주 앉았다.
왜 ‘All-Ethernet Vehicle’인가?
얀센은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복잡성을 첫 번째로 짚었다. 수년간 이어져 온 자동차 자동화의 흐름은 차량 내 각 서브시스템을 제어하는 수많은 독립형 컴퓨터의 복잡한 배열을 낳았다. 각 시스템은 다수의 특화된 전자제어장치(ECU), 다양한 버스와 프로토콜, 서로 다른 버스 간 데이터를 변환하는 게이트웨이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질적인 구조는 비용이 많이 들고, 사이버 위협에 대한 보안이 어렵고, 무엇보다 차량 무게 증가로 이어진다. 케이블은 차량 자재비에서 세 번째로 비싼 항목이며 차량 구성 요소 중에서도 세 번째로 무거운 부품이다.
완전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가속화한다. 대규모의 실시간 데이터, 클라우드 연결성, 빠르고 안전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면서 차량 내 데이터 이동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상, 레이다, 라이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멀티 기가비트 수준의 물리적 네트워크 처리 성능이 필요하며, 데이터 로깅과 보안 트랜잭션, 클라우드 통신이 추가되면서 I/O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얀센은 “이제 자동차의 구조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대 자동차는 전용 ECU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차량 곳곳의 존(Zone) 단위 ECU가 로컬 데이터와 클라우드 데이터를 처리하고 중앙 ECU와 상호 연결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그는 “기존의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토콜과 케이블로 이를 연결하려 하면 대역폭, 복잡성, 비용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차량 전체를 이더넷 기반으로 통합하는 ‘All-Ethernet Vehicle’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저속 영역까지 커버하는 10BASE-T1S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BASE-T1S가 채우는 연결의 틈은?
현재 차량 내에는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CAN, LIN, FlexRay, 100/1000BASE-T1)이 복잡하게 혼재돼 있다. 이 때문에 각 버스 간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복잡한 게이트웨이가 필수적이며, 시스템 설계와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All-Ethernet Vehicle에서는 모든 통신이 이더넷 기반으로 통합돼 게이트웨이가 사라지고, 개발자는 이더넷만 이해하면 된다. 이를 통해 시스템 설계가 단순화되고, 개발 효율과 유연성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얀센은 “10BASE-T1S는 불필요한 복잡도를 줄이면서 CAN 수준의 단순성과 비용 구조에 근접할 수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10BASE-T1S가 매력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10BASE-T1S는 기존 컴포넌트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0Mbps의 대역폭을 지원해 새로운 기능 구현의 가능성을 넓힌다. 얀센은 게이트웨이 제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차량 내 통신을 단일 이더넷 기술로 통합할 수 있다는 점을 10BASE-T1S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10BASE-T1S는 PLCA(Physical Layer Collision Avoidance) 메커니즘을 통해 지연을 최소화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 CAN은 메시지 ID가 ‘0’인 경우에만 예측 가능한 결정론적(deterministic) 동작을 제공하지만, 10BASE-T1S는 슬라이딩 윈도(Sliding Window) 방식을 통해 각 노드의 송신 시점을 정의함으로써 충돌 없는 결정론적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FlexRay와 유사하지만, 10BASE-T1S가 훨씬 저렴하고 구현이 단순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존 네트워크와의 통합은 어떻게?
얀센은 단기적으로 CAN, FlexRay, LIN, 이더넷(100/1000BASE-T1)이 공존하는 구조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인 해법은 통합(unification)에 있다고 강조했다.
“복잡성을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통합입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엔지니어는 여러 프로토콜을 이해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이더넷으로의 수렴이 불가피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OEM들이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기존 버스 아키텍처를 당장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신규 설계나 새로운 도메인 영역에서는 10BASE-T1S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일부 서브 도메인에서는 ‘All-Ethernet Vehicle’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기술인 MOST를 이더넷이 대체한 사례가 좋은 예입니다.”
이어 TSN(Time-Sensitive Networking)에 대해, 그는 “결정론 및 실시간성 확보를 위한 기술이지만, 설정과 검증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10BASE-T1S가 이러한 복잡성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얀센은 또한 새로운 아키텍처 도입에 필수적인 개발 및 테스트 측면에서 CANoe와 CANalyzer 같은 소프트웨어 툴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러한 툴은 CAN 데이터베이스와 AUTOSAR, PDU, SOME/IP 등의 디스크립션이 갖춰져 있다면, 시뮬레이션과 테스트, 분석을 모두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의 생산성과 재현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이러한 개발 및 검증의 중요성에 발맞춰, 벡터는 10BASE-T1S 네트워크 도입을 지원하는 VN5650과 VN5240 인터페이스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 VN 시리즈는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공급업체들이 10BASE-T1S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검증하고 문제를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성능 차량용 이더넷 인터페이스인 VN5650은 10BASE-T1S는 물론, 100BASE-T1, 1000BASE-T1 등 다양한 차량용 이더넷 프로토콜을 지원한다. 이는 복잡한 다중 네트워크 환경에서 효율적인 시뮬레이션 및 분석을 가능하게 하며, 고속 데이터 로깅과 정밀한 프로토콜 분석 기능을 통해 개발자들이 네트워크를 검증하고 최적화하도록 돕는다.
차량 내 네트워크 진단 및 분석 인터페이스인 VN5240은 10BASE-T1S 통신 성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부하 분석 및 디버깅 기능을 제공하며, 소프트웨어 기반 시뮬레이션과 결합해 정확한 실시간 테스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비전의 실현 가능성?
얀센은 ‘All-Ethernet Vehicle’이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실제로 실현 가능한 방향성임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유럽 OEM들 사이에서 이더넷 기술에 대한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며, 도입에도 적극적이라고 강조했다.
“BMW는 15년 전 이미 이더넷 기반의 서라운드 뷰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다른 유럽 OEM들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유럽 완성차 업계가 이더넷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벡터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주요 티어 1과 함께 격주로 회의를 열어 이더넷 기반 시스템의 과제를 논의하고 있다. 또한 표준화 그룹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툴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기술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All-Ethernet Vehicle’의 실현 과정에서 예상되는 주요 과제로 이어졌다. 기자는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 복잡성, 레거시 비용(Legacy cost) 문제를 대표적인 과제로 꼽았다.
사이버보안에 대해 얀센은 “차량이 OTA나 Car-to-X 통신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는 순간부터 보안은 필수 요건이 되었다”며 “All-Ethernet Vehicle로의 전환이 새로운 위험의 원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벡터는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Security Manager’ 기능을 제공해, 서로 다른 벤더의 보안 프로파일을 인식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복잡성과 레거시 비용 문제 역시 이더넷 확산 과정에서 자주 언급되는 과제다. 얀센은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 이더넷은 여전히 전통적인 버스 중심 환경에 비해 다소 생소하고 복잡할 수 있지만, 진화의 방향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더넷은 TCP, UDP, SOME/IP 같은 상위 계층 프로토콜의 기반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며, 다양한 계층의 기능이 연동되는 과정에서 초기 개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역할이며,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비용 측면에서는 기존 CAN이나 LIN 버스의 경쟁력이 여전히 높지만, 10BASE-T1S와 같은 저비용 이더넷 솔루션의 등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얀센은 “존(Zone) 아키텍처에서는 대부분의 데이터 경로를 ‘all Ethernet’으로 구성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OEM이 기존의 CAN이나 저비용 LIN 버스를 당장 포기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비용 효율적인 10BASE-T1S의 등장으로 ‘All-Ethernet’ 비전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All-Ethernet Vehicle’로의 진화는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경쟁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비용과 복잡성을 어떻게 줄이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100BASE-T1 이후 속도를 늦추려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BASE-T1S, 'All-Ethernet Vehicle'의 핵심 퍼즐 조각인가?
10BASE-T1S의 등장은 단순한 ‘연결 기술’의 추가를 넘어선다. 얀센이 강조했듯이,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 SDV)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연결하는 물리적 인프라의 핵심축이 될 수 있다.
기존 차량의 복잡한 통신 구조는 CAN/LIN 기반의 신호 통신과 AUTOSAR Classic이라는 레거시 환경에 묶여 있다. 이 구조는 게이트웨이를 통해 데이터를 변환해야 하고, 기능 확장과 유연성에 한계가 있다. 10BASE-T1S는 이더넷 네트워크를 액추에이터와 저속 센서 레벨까지 확장해 이 틈을 메운다. 이를 통해 차량 전체가 하나의 통일된 이더넷 백본을 공유하게 된다.
이 단일화된 물리적 기반 위에서야 비로소 AUTOSAR Adaptive와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구현된다. 그리고 이 플랫폼은 SOA (Service Oriented Architecture)라는 설계 원칙에 따라 SOME/IP나 DDS (Data Distribution Service) 같은 프로토콜을 통해 서비스를 유연하게 호출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된다.
즉, 10BASE-T1S는 단순히 CAN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미래 자동차의 소프트웨어와 통신 구조를 재정의하는 핵심 퍼즐 조각인 셈이다. 결국 얀센이 강연 주제에 붙인 물음표는 회의적인 부호가 아니었다. 오히려 미래 자동차의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정조준하는 예고편이자 다가올 변화의 방향을 가리키는 지침이었다.
10BASE-T1S가 자동차 이더넷 환경에 적합한 이유
차량 네트워크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네트워크 아키텍처가 필요한 이유다. 10BASE-T1S는 기존 CAN, LIN 네트워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으로, 차량 내 통신을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향후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환경에서도 경쟁우위를 제공한다.
▲ 네트워크 단순화
기존 CAN, LIN, FlexRay 네트워크는 노드 수가 증가할수록 복잡성이 커지고, 각 노드별로 배선을 따로 구성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10BASE-T1S는 다중 노드를 단일 케이블로 연결할 수 있어 배선 복잡도를 줄여준다.
▲ 비용 절감 및 경량화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경량화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10BASE-T1S는 단일 UTP 케이블을 사용해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줄이고, 케이블 무게를 감소시켜 차량의 연비 개선에 기여한다.
▲ 이더넷 기반 확장성
기존 차량 네트워크 프로토콜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돼 있지만,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10BASE-T1S는 이더넷 기반이므로 향후 100BASE-T1, 1000BASE-T1 등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닌다.
▲ 고신뢰성 및 실시간 성능
10BASE-T1S는 PLCA(Physical Layer Collision Avoidance) 기술을 통해 지연 시간(Jitter)을 최소화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는 센서 퓨전(Sensor Fusion), V2X(Vehicle-to-Everything) 등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중요한 요소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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