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보조금 축소·인프라 한계로 BEV 주춤 ··· HEV가 시장 주도
2025-11-07 온라인기사  / 윤범진 기자_bjyun@autoelectronics.co.kr

주요 하이라이트
▲ 2025년 현재까지 가장 많은 전기차가 판매된 나라는 독일로, 599,962대가 판매됐으며, 2024년 대비 46.6% 증가
▲ 북유럽 국가들은 전기차로의 전환에 있어 유럽을 선도하고 있으며, 노르웨이에서 새로 등록된 자동차의 96.82%가 완전 전기차
▲ 덴마크에서는 신차 판매의 68.73%가 전기차이고, 스웨덴에서는 62.04%, 핀란드에서는 56.58%가 전기차
▲ 유럽의 배터리 전기차 시장은 2025년에 확대돼, 총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272만 대에 이를 전망




유럽의 전기차(EV) 보급이 2025년 들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과 지역 간 격차가 여전히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트레이딩피디아(TradingPedia)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는 현재 전기차 13대당 충전기 1대꼴에 불과해 이상적인 비율인 2~3대당 1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유럽이 여전히 전기차 전환의 선두에 서 있으며, 전체 신차 등록 대수의 4분의 1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 정부가 충전 인프라 확충과 탄소중립 규제 강화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진척 속도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사실상 내연기관 차량의 단계적 퇴출에 근접했지만, 남유럽과 동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비중이 10% 미만에 머물러 있다.

 


유럽 전기차 점유율
2025년(1월~9월) 신차 판매 및 등록에서 BEV 및 PHEV의 점유율

 


트레이딩피디아는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의 2024~2025년 1~9월 신차 등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럽 각국의 전기차 판매 현황을 분석하고, 주요 브랜드별 판매량과 자동차 그룹의 재무 실적을 비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전기차(BEV)의 성장세는 2025년에 다소 둔화된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32% 급증하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HEV)는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345만 대가 판매돼 시장 점유율 34.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휘발유·디젤 차량(35.2%)의 합계와 거의 맞먹는 수치다. BEV는 272만 대로 27.3%를 차지했다. 트레이딩피디아는 이러한 변화가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2025년 유럽 신차 유형별 판매량


국가별로는 독일과 영국이 유럽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 독일은 배터리 전기차(BEV) 38만2,202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21만7,760대를 등록해 총 59만9,962대를 기록했으며, 영국은 BEV 34만9,414대와 PHEV 17만2,639대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BEV 38.3%, PHEV 63.9% 증가한 수치다.

 


2025년 현재(1월~9월)까지 전기차 판매량 유럽 국가 순위
 

흥미로운 점은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가 절대 판매량에서는 8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전기차 점유율은 96%에 달하지만, 전체 판매량은 스웨덴보다 적었다. 이는 시장 점유율이 반드시 판매 대수의 우위를 의미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는 독일과 영국 뒤를 이었다. 스페인은 BEV 판매가 2배 가까이 늘어난 7만2,062대를 기록했으며, PHEV는 8만6,681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프랑스는 PHEV 판매가 26.8% 감소한 7만2,537대에 그쳤고, 네덜란드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북유럽은 여전히 유럽 전동화의 중심지로 평가된다. 노르웨이(96.8%), 덴마크(68.7%), 스웨덴(62.0%), 핀란드(56.6%)가 전기차 비중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라트비아(+141.5%), 리투아니아(+114.1%), 폴란드(+102.1%) 등 중·동유럽 국가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새로운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2024년~2025년(1~9월) 전기차 판매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
 

브랜드별 분석에서는 전통 완성차 업체가 여전히 유럽 EV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독일은 폭스바겐(VW) 그룹이 VW, 아우디, 스코다를 합쳐 265만 대를 판매하며 2,387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도 상위 10위권을 차지하며 독일의 강세를 입증했다. 프랑스의 르노, 푸조, 시트로엥도 총 13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서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했다.

 


2025년 EV 판매량 기준 상위 자동차 브랜드


한편, 아시아 브랜드 역시 선전 중이다. 토요타, 현대, 기아, 닛산 등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유럽 내 존재감을 확보했지만, 테슬라는 예상과 달리 19위에 머물며 17만3,694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규모, 생산망, 소비자 신뢰가 기존 완성차 업체의 우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

 


2025년 EV 판매량 기준 상위 자동차 그룹


규모와 전략의 차이가 수익성에서도 드러난다. BMW 그룹은 유럽에서 71만8,000대 판매에 그쳤지만, 글로벌 매출 1,393억 유로를 기록하며 럭셔리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브랜드 가치를 입증했다. 반면, 스텔란티스는 146만 대 판매에도 매출 1,115억 유로로 비교적 낮은 단가의 대중형 모델 중심임을 보여준다. SAIC 모터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도 22만6,000대 판매로 563억 유로 매출을 기록하며 브랜드와 고부가가치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레이딩피디아의 마이클 피셔(Michael Fisher)는 “독일과 영국 같은 성숙한 시장이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라트비아에서 폴란드에 이르는 중·동유럽의 빠른 확산이 유럽 전동화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며 “PHEV와 HEV의 강세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여전히 과도기적 기술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성장은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부족하며 급속 충전 네트워크 확대, 배터리 성능 개선, 신흥 시장에서의 인프라 확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레이딩피디아는 이번 보고서에서 유럽 주요국의 차량 유형별 판매 현황과 분석 방법론을 상세히 제시했으며, 원본 데이터는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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