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NOA and L2+++ Expand, Autonomous Driving is Now a Race against Time
2026-05-11 / 07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INTERVIEW
맥스웰 저우
Maxwell Zhou
CEO, DeepRoute.ai
이 글은 DeepRoute.ai란 회사를 탐구하며 자율주행의 경쟁 기준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따라가는 글이다. 자율주행은 오랫동안 무엇을 정확하게 보느냐의 문제로 설명돼 왔다. 하지만 실제 도로 위에서 더 어려운 문제는 본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느냐다. Auto China 2026에서 DeepRoute.ai가 말한 파운데이션 모델과 Physical AI는 바로 이 전환점에 놓여 있었다. 테슬라와 같은 방향을 보되, OEM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를 옮기려는 DeepRoute.ai의 선택은 한국 OEM과 티어 1에게도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자율주행 경쟁은 기술의 가능성을 묻는 단계에서 그 가능성을 언제 양산으로 갈 수 있을지를 묻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할 시간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맥스웰 저우(Maxwell Zhou) CEO가 키노트를 위해 플로어에 오를 때, 그의 표정은 편안한 옷차림만큼 여유 있어 보이진 않았다. Auto China 2026의 DeepRoute.ai 부스에서 키노트. 그는 압도적 규모와 바쁜 스케줄 때문인지 조금은 피곤해 보였다.
"처음엔 이게 이렇게 긴 싸움이 될 줄 몰랐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로 긴 여정이었습니다."
댈러스의 텍사스 대학교에서 AI 박사과정을 마치고, 2019년 2월 중국 선전에서 DeepRoute.ai를 공동창업한 지도 벌써 7년. 그 시간의 궤적에 대한 언급은 자율주행 산업의 방향을 통째로 바꿀 다음 선언을 위한 독백이었다.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10배, 100배 끌어올리려면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저우 CEO는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10배, 100배 끌어올리려면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 없이는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4월 25일, 13:00, A4홀: 기준이 바뀌다
자율주행 기술의 역사는 사실 '분리'의 역사다. 인식(Perception), 예측(Prediction), 판단(Decision), 계획(Planning), 각각의 기능이 독립적인 모델로 구현되고, 엔지니어들은 그 사이를 규칙으로 이었다. 카메라가 보행자를 감지하면 그 정보가 예측 모듈로 넘어가고, 판단 모듈이 결정을 내리고, 계획 모듈이 경로를 생성했다. 정교하게 조립된 파이프라인이었다. 그런데 그 정교함 속에 함정이 있었다. 모듈과 모듈 사이를 이어 붙일 때마다 정보가 손실되고, 규칙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올 때마다 시스템은 실수를 했다.
DeepRoute.ai는 창업 당시부터 이런 한계를 인식했다. 그것이 초기 융합 네트워크(Early Fusion Network)를 먼저 도입한 이유였다. 원시 센서 데이터 수준에서 정보를 합치는 이 방식은 BEV(Bird's Eye View)와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 자율주행 아키텍처의 초기 흐름과 맞닿아 있었고, 이건 당시 업계에서 드문 선택이었다. 2022년에는 SD 지도만으로 내비게이션을 구현하는 2단계 신경망 구조를 선보였고, 2023년에는 중국 최초의 맵리스(Map-less) 솔루션을 출시했다.
그리고 2024년 양산 차량에 E2E(End-to-End) 모델을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카메라 영상이 들어오면 주행 액션이 바로 나오는 방식, 이른바 'Vision-in, Action-out' 아키텍처로, 중간의 모듈 파이프라인이 사라졌다. 2025년에는 시각 입력과 판단 과정을 하나의 모델 안에서 연결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양산하는 데 이르렀다. OEM을 제외한 중국의 독립 자율주행 솔루션 공급사 중 E2E 양산을 최초로 달성했고, VLA 양산에 이른 유일한 업체가 됐다.
사실, 이런 흐름은 DeepRoute.ai만의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이미 동일한 방향을 걸어왔다. 차이는 DeepRoute.ai가 OEM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3자 공급사라는 점이다. 테슬라가 데이터, 모델, 차량을 하나의 루프로 묶어 내부에서 완성한다면, DeepRoute.ai는 외부 OEM이 그들의 기술과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옮긴다. 데이터는 각 OEM 안에 남고, DeepRoute.ai의 모델은 그 위에서 작동한다.
"단순히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모델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모델입니다. 테슬라와 함께 이런 완전한 E2E 아키텍처를 실제로 구현해 낸 기업은 매우 드뭅니다."
같은 방향을 보면서, 다른 방식으로 구현하려는 시도. 저우 CEO가 DeepRoute.ai를 스스로 정의한 위치다.
2025년, 한 번의 실패와 조직의 해체
그런데, 이런 DeepRoute.ai의 이야기를 순탄한 성공담으로 읽으면 곤란하다. 저우 CEO가 Auto China 무대에서 꺼낸 것은 성과 목록만이 아니었다.
"2025년에 대형 모델을 차량에 적용하려 했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2025년, 이미 E2E 양산을 달성하고 중국 3자 ADAS 시장에서 선두권 점유율을 확보하던 시점에 DeepRoute.ai는 기존의 개발 방법론을 넘어 새로운 AI 기반 패러다임으로 나아가는 결단을 내렸다. 전통적인 분리 기능 조직으로는 파운데이션 모델의 복잡성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조직 자체를 AI 네이티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결론이 새로운 인재 영입으로 이어졌다.
그 신호탄이 루안춘(Chong Ruan)의 합류였다. DeepSeek의 전 수석 과학자. DeepSeek는 2025년 초, 소수의 인력과 제한된 자원으로 GPT-4급 성능을 구현하며 전 세계 AI 업계를 흔들었던 중국 AI 연구소다.
그가 자율주행 회사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여러 층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첫째, DeepRoute.ai가 자율주행을 순수한 AI 연구 문제로 재정의하고 있다는 것, 둘째, 적은 자원으로 높은 성능을 뽑아내는 효율 중심의 모델 개발 철학이 자율주행에 이식된다는 것. DeepSeek가 AI 업계에서 보여준 것이 정확히 그것이었다.
기술 환경의 변화도 이 결단을 뒷받침했다.
저우 CEO는 "2025년까지 멀티모달 모델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6년 들어 Gemini, OpenAI, DeepSeek에서 큰 기술적 돌파가 이뤄졌습니다"라고 말했다.
DeepRoute.ai는 기술이 완전히 성숙하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먼저 조직과 개발 방식을 바꿨다. 그리고 2026년 멀티모달 모델의 진전은 그 결정을 실제 양산 전략으로 밀어 올리는 동력이 됐다.
작은 모델의 한계와 파운데이션 모델
문제는 E2E 모델이 정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DeepRoute.ai 스스로 먼저 인식했다는 데 있다. 수백 킬로미터를 주행하다 보면 소형 모델이 이해하지 못하는 임계 상황(Critical Scenario)은 반드시 나온다. 아무것도 없는 교차로에서 버스가 갑자기 멈추고 그 사이로 보행자가 뛰어든다. Y자 교차로의 사각지대, 시간제 버스 전용 차선의 표지, 이런 상황을 패턴 인식 수준의 소형 모델이 맥락으로 이해하기란 구조적으로 어렵다.
"특정 상황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모든 상황, 모든 도시, 모든 시간에서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저우 CEO가 말했다.
현재 그들의 ADAS는 C-NCAP 2024 평가에서 95.2% 득점률로 별 5개를 받았다. 출발점은 높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중국 시장을 보면 이런 현실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대다수 업체는 여전히 소형 모델에 머물러 있다. 개발 비용이 낮고 양산 속도는 빠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DeepRoute.ai의 판단은 달랐다. 소형 모델로 달성할 수 있는 안전성의 한계는 이미 보이고, 이를 돌파하려면 파운데이션 모델 외에는 방법이 없다.
DeepRoute.ai가 택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수십억 개 파라미터를 가진 멀티모달 모델을 자율주행의 기반으로 삼는다. 이 모델은 사전학습(Pre-training), 후학습(Post-training), 주행 데이터 학습까지 다층적인 과정을 거친다.
단순히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모델이다.
루안춘은 이 구조를 세 가지 능력으로 정리했다. 실제 차량을 제어하는 Driving, 차량의 행동을 언어로 설명하는 Analyzer, 그리고 행동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Critic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가 별도의 모델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의 파운데이션 모델이 세 가지 능력을 동시에 갖는다. 전체 파운데이션 모델이 400억 개 파라미터 규모라면, 실제 차량에 탑재되는 Driver Model은 70억 개 이하 파라미터로 압축된다. 필요한 기능만 추출하고 압축하는 방식이다.
Analyzer는 주행 중에는 작동하지 않는다. 학습과 디버깅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차량이 특정 상황에서 왜 그 판단을 내렸는지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이 능력이 모델 개선의 속도를 결정한다.
루안춘은 "진짜 경쟁력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반복하고 개선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100시간 이상이 걸리던 데이터 수집→학습→테스트→수정의 사이클이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한 사전 분석과 클라우드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10시간 수준으로 단축됐다.
DeepRoute.ai는 자율주행을 단순한 인식(perception) 문제가 아니라, Driver·Analyst·Critic 구조를 기반으로 한 ‘Physical AI’ 문제로 재정의했다.
Auto China 2026 현장에서 발표 중인 DeepRoute.ai의 루안춘.
"생성할 수 있다면, 이해하는 것이다" - Physical AI의 개념
DeepRoute.ai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축은 'Physical AI'다. 단순한 이미지 인식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역학 관계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능력. 저우 CEO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최근의 영상 생성 AI들을 보면 1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실제 물리 법칙을 따릅니다. 생성할 수 있다면, 그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철학은 그들의 VLA 아키텍처에 직접 반영돼 있다. VLA는 BEV 영상과 라이다 데이터를 시각 인코더로 처리하고, 텍스트 인코더와 결합해 하나의 모델로 통합한다. 출력은 두 갈래다. 궤적(Trajectory)을 생성하는 Trajectory Decoder와 사고의 흐름(Chain of Thought, CoT)과 액션을 언어로 출력하는 Text Decoder. 이 Chain of Thought 능력이 방어 운전(Defensive Driving)을 가능하게 한다. 인접 차선 차량이 신호 없이 급감속했을 때, VLA는 단순히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아니라, '신호 없는 급감속 - 전방 우측 버스의 임시 정차 - 보행자 출현 가능성 높음 - 충돌 방지를 위해 감속'이란 사고의 흐름을 거쳐 판단한다. 사람이 운전할 때 무의식적으로 하는 '불안한 예감에 기반한 감속'을 모델이 언어로 구조화해 실행하는 것이다.
시나리오 의미 이해(Semantic Understanding)도 이런 흐름 위에서 작동한다. 시간제 버스 전용 차선, 합류 차선, 과속방지턱, 공사 구역 - 텍스트 기호로 구성된 도로 상황을 맥락으로 이해하고 경로를 결정한다. 음성제어(Voice Control)도 이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다. 운전자가 "앞차와 더 가까이", "좀더 빠르게" 등과 같이 말하면 종방향 거리나 가속을 조정하고, "끼어들기 방지"를 요청하면 차선 변경 전략 자체를 바꾼다.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은, VLA와 파운데이션 모델이 어디까지 DeepRoute.ai의 자체 개발인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오픈소스 기반 아니냐는 질문도 있다.
"우리는 오픈소스 기반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만들었습니다. 오픈소스는 제약이 많고 메인스트림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렇게 한 겁니다. 근데 안 믿어요. 다들 안 믿습니다." 저우 CEO가 웃으며 말했다.
4월 26일, 13시 40분, 주차장: 차가 말한다
말은 말이고, 차는 차다. 인터뷰와 강연이 실제 도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실차 테스트는 A2홀 밖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계기판 오른쪽에 'NOA' 표시가 떴다. 기능이 활성화됐다는 신호였다. 동시에 왼쪽 화면에 로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누군가 물었다.
"이거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겁니까?" 동석한 DeepRoute.ai 관계자가 답했다. "아닙니다. 이건 모니터링 툴입니다. 상용 기능은 아닙니다." 데이터는 차 안에 있다.
차는 1시간을 달렸다. 베이징 도심의 도로는 DeepRoute.ai가 강연장에서 설명한 임계 상황의 목록을 하나씩 꺼내놓았다. 3차로짜리 로터리에서 차는 차선을 골랐다. 합류 차량이 빈번한 인터체인지에서도 속도와 간격을 조율했다. 보행 신호와 차량 신호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거리 등 중국에서 드물지 않은 풍경이 이어졌다. 필요하면 차는 서행하거나 멈추고 기다렸다. 전시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꽉 막혔다. 정체 구간에서도 차는 스스로 섰다가 흘렀다. 개입은 없었고, 내가 운전할 때보다 편안하게 느껴졌다.
파운데이션 모델이 주장하는 맥락 이해가 실제로 어느 수준인지를 한 번의 시승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 차는 강연장의 슬라이드와 같았다.
차는 1시간을 달렸다. 베이징 도심의 도로는 DeepRoute.ai가 강연장에서 설명한 임계 상황의 목록을 하나씩 꺼내놓았다. 3차로짜리 로터리에서 차는 차선을 골랐다. 합류 차량이 빈번한 인터체인지에서도 속도와 간격을 조율했다. 보행 신호와 차량 신호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거리 등 중국에서 드물지 않은 풍경이 이어졌다. 필요하면 차는 서행하거나 멈추고 기다렸다. 전시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꽉 막혔다. 정체 구간에서도 차는 스스로 섰다가 흘렀다. 개입은 없었고, 내가 운전할 때보다 편안하게 느껴졌다.
"도구를 두뇌로 삼지 말라"- 루안춘이 말하는 조직 전환
루안춘이 Auto China에서 기술만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발표 말미에 조직과 사람의 문제를 꺼냈다. DeepSeek 출신답게, 그의 시선은 모델 아키텍처에서 인간-AI 협업 구조로 이동했다.
"과거에는 보행자 인식, 신호등 인식 등 각 기능마다 개별적인 작은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모델이 많아질수록 개발, 관리, 인력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됩니다. 이제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도구를 '두뇌'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도구는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입니다."
이는 단지 조직론에 그치지 않는다. 파운데이션 모델 중심의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엔지니어들이 AI의 판단을 검증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가 드라이버가 되는 상황에서 사람은 그 드라이버를 훈련하는 코치가 된다. DeepRoute.ai가 '슈퍼히어로급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다. 수백억 개 파라미터 모델을 다루고, 데이터를 설계하고, 피드백 루프를 구성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인재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다. 루안춘 본인이 그 신호다.
DeepSeek에서 제한된 자원으로 최고 수준의 모델을 만들어낸 연구자가 자율주행 회사로 이동했다는 것은, 이 산업이 더 이상 자동차 엔지니어링의 문제가 아니라 AI 연구의 최전선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방향에서 DeepRoute.ai는 의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장 점유와 데이터의 방정식 - 100만 대가 말하는 것, 그리고 한국
기술의 방향이 아무리 옳아도,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DeepRoute.ai가 기술 논쟁과 동시에 집착하는 숫자가 있다. 양산 차량 탑재 대수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20만 대 이상, 월 3만 5,000대 이상. 2025년 10월 기준 중국 3자 ADAS 공급사 시장 점유율 약 40%,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5배. GWM, Geely, Leapmotor 등 5개 OEM과 양산 협력 중이며, 40개 이상의 차종이 후보로 올라와 있다. GWM의 Wey Lanshan 모델은 그들의 시스템 탑재 이후 판매량이 3배 이상 급증했다. 2026년 말 누적 100만 대, 2027년 말 200만 대가 목표다.
숫자의 이면에는 구조적 논리가 있다. 자율주행은 데이터가 모델을 키우고, 모델이 성능을 높이며, 그 성능이 다시 더 많은 양산 계약을 불러온다. 실차 탑승 현장에서 나온 한마디가 이를 말했다.
"100만 대가 깔리면 100만 대의 데이터, 200만 대면 200만 대의 데이터가 쌓입니다. 이게 차이입니다."
그렇다면 이 방정식이 한국 시장으로도 옮겨올 수 있을까. 실차 동행 과정에서 이 질문이 나왔다. 예를 들어 현대차와 협업한다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모델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근데 데이터는 못 건드립니다."
DeepRoute.ai가 중국 OEM에서 가져가는 것은 모델과 개발 경험이지, 원천 주행 데이터 자체가 아니다. 한국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한국 OEM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하고, 민감 정보는 필터링된 뒤 제한적으로만 공유될 수 있다. "결국 리스크는 데이터 반출이냐 유출이냐"라는 말이 나온 것도 여기서였다. 현재 가능한 해법은 사실상 블랙박스에 가까운 협업 구조다. OEM이 데이터를 먼저 수신하고, 필요한 범위 안에서만 정보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내부는 완전히 열리지 않는다.
이런 제약 속에서도 맵리스(Map-less) 전략은 글로벌 확장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으로 작동한다. HD 지도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지도 제작 비용이 없고, 업데이트가 늦은 지역에서도 즉시 적용할 수 있다. 독일 사무소 개소와 GCC 지역 확장 역시 이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그리고 이 맥락에서 한국은 자연스러운 동일 좌표가 된다.
별도 인터뷰는 DeepRoute.ai 부스 2층 미팅룸에서 진행됐다. 통유리로 된 접견실이었다. 맞은편 전시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그 시선의 정면에 Xiaomi 부스가 있었다. Xiaomi는 차를 만들어 소프트웨어를 얹고, DeepRoute.ai는 소프트웨어만 만들어 남의 차에 올린다.
4월 26일 15시, A4홀: 경로를 확인하다
별도 인터뷰는 DeepRoute.ai 부스 2층 미팅룸에서 진행됐다. 통유리로 된 접견실이었다. 맞은편 전시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고, 그 시선의 정면에 Xiaomi 부스가 있었다.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3년 만에 SU7을 양산해 시장을 뒤흔든 그 회사다. DeepRoute.ai와 Xiaomi가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Xiaomi는 차를 만들어 소프트웨어를 얹고, DeepRoute.ai는 소프트웨어만 만들어 남의 차에 올린다. 자율주행이라는 같은 목적지를 완전히 반대 방향에서 걸어온 두 회사다.
DeepRoute.ai의 포지션을 이해하려면 비교해 볼 수 있는 두 개의 회사가 필요하다. Waymo와 Xpeng이다. Waymo는 오랫동안 자율주행의 기준으로 여겨져 왔다. 레벨 4의 기술력, HD 지도 기반, 소수의 고비용 차량으로 특정 도시에서 운행하는 방식. 그러나 이 모델은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재정 지원이 중단된 Cruise 사례는, 기술을 포함해 상업적 규모와 연결되지 못할 때 어떤 한계에 부딪히는지를 보여준다. DeepRoute.ai가 처음부터 대량 양산을 전략의 중심에 놓은 것은 이런 맥락 위에서다. 데이터는 규모에서 나오고, 규모는 양산에서 나온다.
Xpeng은 또 다른 기준점이다. "Xpeng은 일정 수준의 진전을 보이고 있다"란 저우 CEO의 평처럼, Xpeng은 OEM이면서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내재화한 몇 안 되는 기업이다. 그러나 OEM이 직접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려면 인재와 연산 자원의 임계치를 넘어야 한다. 그 임계치를 넘을 수 있는 OEM은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다. 대부분의 OEM에게는 DeepRoute.ai와 같은 3자 공급사가 여전히 현실적인 선택이다.
경쟁 구도는 저가, 중가, 고가 세그먼트로 나뉜다. "Momenta가 미드까지 먹으면, 하이엔 못 간다. 그럼 그건 우리 영역"이라는 현장의 말처럼, DeepRoute.ai가 파운데이션 모델과 VLA에 집중하는 것은 기술 우위가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방어하기 때문이다.
2027년까지 레벨 2++, +++를 완성해야 한다는 시간 압박도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OEM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실제로는 1년 안에 방향을 정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검증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이 양산 환경에서 소형 모델 대비 10배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데이터가 OEM 내부에 머무는 구조에서도 플라이휠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 방정식이 중국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성립하는지다. 한국 OEM 역시 이 질문 앞에 서 있다. 방향을 정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에도 비용이 있다. DeepRoute.ai의 베팅은 크고, 방향은 분명하다.
저우 CEO는 “우리는 미래에 물리적인 세계의 AI 인프라 역할을 주도하는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통신이나 전력 공급망처럼, 우리는 실제 세계의 운영을 뒷받침하는 범용 AI 파운데이션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A4홀: 마지막 루트
DeepRoute.ai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저우 CEO는 다음과 같이 DeepRoute.ai의 장기 비전을 밝혔다.
“우리는 미래에 물리적인 세계의 AI 인프라 역할을 주도하는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통신이나 전력 공급망처럼, 우리는 실제 세계의 운영을 뒷받침하는 범용 AI 파운데이션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물리적 세계의 지능화에 있어, DeepRoute.ai는 이 파운데이션 인프라의 핵심 축이 될 것입니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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