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ty는 인권이다
2011년 10월호 지면기사  / 

요즘 젊은 층들은 자동차 구입 시 운전석 주변기기의 기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합니다.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의 연비나 승차감을 꼼꼼히 따질 법도 한데, 블루투스와 MP3, 운전자의 음성인식 장치를 더 중요시 한다고 하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네기멜런 대학교 테퍼 비즈니스 스쿨의 조사에서 요즘 세대들은 문자 메시지가 운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운전이 문자 메시지를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전자의 이런 안이한 생각이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나친 기우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교통사고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됩니다.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5,5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교통사고로 하루에 3,000명, 1년에 130만 명이 사망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놀랍게도 2030년경에는 이 숫자가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가에서 전체 사망사고의 90%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 국가의 자동차 보유 비율은 2018년까지 6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교통사고는 더 빈번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도는 2000년에 약 8만 명이었던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지금은 12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UN에서는 ‘교통안전을 위한 10년 행동(Decade of Action for Road Safety)’을 선언했습니다. 주요 목표는 도로와 차량의 설계를 개선하고, 과속 방지, 안전띠와 헬멧 착용, 대중교통 활성화, 음주음전 방지, 교통사고 환자의 응급처치 개선을 통해 500만 명의 사망자를 감소시키고 5,000만 명의 중상자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각국 정부도 교통사고 예방과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를 줄이기 위해 첨단 안전장치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차량 자세제어 시스템(ESC)의 법적 의무화가 유럽, 미국, 호주에서 시작됩니다.
국내에서도 2012년부터 새로 제작되는 승용차와 4.5톤 이하 승합·화물·특수자동차에 ESC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합니다. 타이어 공기압 경고 시스템(TPMS)은 2013년부터 새로 만드는 승용차와 3.5톤 이하 승합·화물·특수차에 의무 적용됩니다. 기존 차는 2014년 6월 이후부터 ESC와 TPMS를 동시에 도입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추세를 반영해 자동차 업계는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운전자와 자동차 간의 커뮤니케이션 기능(HMI)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HMI는 자동차의 경쟁력을 좌우할 필수적인 기술이기에 앞서, 운전자와 동승자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첨병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미분류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