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MS 등 6개사와 장기 컴퓨팅 및 인프라 계약 ··· 약 80%는 취소 불가 또는 사용량과 관계없이 지급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향후 약 10년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소 5,180억 달러(약 703조 원)를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약 80%가 취소할 수 없거나 실제 사용량과 관계없이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계약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앤트로픽의 비공개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를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고성능 AI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향후 가용 컴퓨팅 공급을 넘어설 수 있으며, AI 개발의 주요 잠재적 제약 요인이 컴퓨팅 자원 확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의존에서 벗어나 전용 데이터센터와 직접 임대한 칩 등 자체 인프라 확보도 확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앤트로픽은 향후 7~10년 동안 구글에 최소 1,111억 달러, 아마존에 1,1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에 314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서비스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다. 이 계약은 일정 수준의 실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비용을 지급하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구글과의 계약은 2026년 4월부터 2033년 7월까지, 아마존과의 계약은 2026년 5월부터 2036년 4월까지 이어진다.
브로드컴과 관련된 장비 임대 의무도 약 1,612억 달러에 달한다. 이 계약 역시 대부분 취소가 불가능한 조건으로 구성됐다. 앤트로픽은 이밖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와 엔비디아 기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으며, 계약 규모는 2029년까지 최대 845억 달러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계약은 90일 전 통지를 통해 취소할 수 있는 조건이다.
AMD와의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 AMD는 앤트로픽 주식을 최대 50억 달러 규모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한편, 200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 규모는 오픈AI가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와 비슷한 수준이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 MGX 등이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다.
앤트로픽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로이터가 입수한 IPO 자료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2025년 매출은 약 4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배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80억6,000만 달러로 전년 29억8,000만 달러보다 확대됐다. 순손실은 약 420억 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약 340억 달러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금융상품의 가치 상승과 관련된 회계상 비용이었다. 2025년 컴퓨팅 및 인프라 지출은 73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앤트로픽은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체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앤트로픽의 투자자이면서 클라우드 공급자, 유통 파트너인 동시에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경쟁자라는 점은 사업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과의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외부에서 확보한 컴퓨팅 자원의 공급이 축소되거나 가격이 변경될 경우 사업과 재무 상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투자설명서에서 밝혔다.
이번 자료는 AI 모델 경쟁이 모델 성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센터, 가속기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수요가 실제 사용량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장기 계약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AI 서비스 수요와 인프라 활용률이 기업의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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