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돌잡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돌잡이 물건이야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왔지만 예나 지금이나 실, 엽전, 붓만은 변함없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실은 무병장수를, 엽전은 재력을, 붓은 학문을 상징합니다. 돌잡이는 아이가 그 중 하나를 집게 하여, 집어든 물건을 보고 아이의 미래를 예언하는 재밌는 우리 풍습입니다.
단순한 운송수단에서 ‘제3의 디지털 라이프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자동차의 기술 기반이 되는 전기․전자․IT 기술의 접목과 확산을 모토로 지난해 4월 창간한 automotive electronics가 어느 덧 돌을 맞았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쾌속 질주를 염원하는 자동차 산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기대와 격려 속에 창간호를 낸 것이 엊그제 일만 같습니다. 의욕만 넘쳐 뛰어온 1년이었기에, 계획한 역할을 미처 다 챙기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때마침 자동차의 거센 전자화 추세와 맞물려 자동차 산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온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한편 생각해 보면 참 만만치 않았던 1년입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도 경직된 자동차 산업계에서 이방인(?)처럼 막막함과 소외감을 느꼈던 경험이 떠오릅니다. 만약 저에게 돌잡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확실히 잡고 싶은 꼭 한 가지가 있습니다. 영국에서 1895년 창간된 자동차잡지 「오토카」의 113년의 역사도 물론 부럽습니다. 콘텐츠의 전문성과 독자성을 배가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자 엔지니어링 전문지로 우뚝 서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 간절히 잡고 싶은 그 하나는 간담상조(肝膽相照) 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계의 ‘마음’입니다.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벽을 느낍니다.
지난해 이맘때,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동차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누구나 예외 없이 위기를 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automotive electronics는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비상을 믿으며 희망의 마법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평가는 오로지 독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콘텐츠의 전문성과 독자성을 주문해온 독자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비록 더디더라도 끝까지 인내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automotive electronics는 ‘환경’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자동차의 발달은 에너지의 대량 소비, 자원 고갈, 환경 오염, 기후 변화와 교통사고 등의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는 기술적․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생태적인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올해 automotive electronics는 인류의 지적노동의 산물인 전자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하여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는 원정길에 함께 할 것입니다.
automotive electronics는 다음 1년이 지난 1년보다 더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의 모자람은 배전의 노력으로 메우고자 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독자를 경외하며 늘 건설적인 매체로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변함없이 automotive electronics의 행보를 눈여겨 봐 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