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은 점점 세분화되고, 저가 차량의 공세와 신차종의 대량 투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자동차 기능이 점점 더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차량 탑재 기능은 대부분 전자 기술의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여 OEM들은 개발 기간 단축과 엄격해지는 안전 및 환경 기준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생산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실제 유럽의 상황을 살펴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의 상황을 보면, 차량 투입 모델수가 98년 대비 2004년에 1.8배로 늘었지만 개발 인원은 11% 증가에 그쳤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2008년 투입 모델 수가 98년을 기준으로 2.5배 늘어나는 데 비해, 개발 인원은 13% 증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더라도 개발 인력의 생산성이 2배 이상은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자동차의 기능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생산성은 그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자화에 따른 환경 변화
2010년에는 자동차 가격의 최대 40%를 전기 전자부품이 차지할 것이며, 자동차 기술 혁신의 90%가 전자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의 다기능화에 의해 내장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여 이미 보증 비용의 절반 이상이 전자 부품이나 소프트웨어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발인력의 분산화
과거(?) 자동차 메이커의 개발 조직에 있어서 전기전자 부문은 타 부문과는 다른 성격의 부분으로 인식되어 왔다. 다른 부문은 파워트레인, 차체, 새시 등 자동차 본래의 기능이나 부위별로 그 담당이 분리되어 있고, 개발 프로세스도 부문을 넘는 조정이 그다지 필요치 않다는 식으로 설계되었다.
자동차 메이커에 따라 다르지만, 그 담당 범위에는 전자 제어 장치(Electric Control Unit, ECU), 센서, 와이어 하니스, 에어컨,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부품이나 시스템이 포함되어 자동차의 전자화가 진행됨에 따라 그 담당 부품을 늘려왔다. 말하자면, 기계 엔지니어로서는 익숙하지 않은 부문을 혼자서 다루는 부문으로서 자동차 설계를 담당해 왔다. 그러나 주요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전체 개발 인원에 있어서 전기전자 엔지니어의 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그 비율은 적게는 10%, 많게는 20%에 달하고 있다.
현재 전자 설계는 보조 기능에서 주류 기능으로 격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계 부분과 전자 부분을 분리하는 종래의 조직 구조로부터 양자를 융합시킨 조직 구조로 이행하고 있는 추세다. 종래의 부위별 개발 조직의 범위에서 단순하게 전자 관련 엔지니어를 분산한 자동차 메이커도 있지만, 차내 쾌적성이나 차량 다이내믹스 등의 차량 특성별 조직 도입에 수반하여 전자 관련 엔지니어의 분산화를 추진한 예도 있다. 여하튼, 전기전자 부문의 역할을 아키텍처로 특화시켜 부품 개발이나 서브시스템 개발은 각 담당 부문에 위임한다는 개념이다.
현재 전자 관련 엔지니어를 각 부문으로 분산시킨 자동차 메이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전기전자 부문에 집중시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로서, 리소스가 부족하기 쉬운 전자 관련 엔지니어의 유연한 배치나 노하우의 집약화 등을 들 수 있다. 여러 부위에 걸친 기능이 향후 더욱 증가하는데 대응하여 그러한 부분의 개발에 정통한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것 등도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염려는 전자 관련 개발에 한정되고 있지 않다. 기계 엔지니어에 대해서도 같은 걱정은 있겠지만, 실제로는 부위별로 분산한 개발 조직으로 되고 있다. 그것은 각 부위 고유의 기술을 높인다고 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 개발이 지금부터 자동차 개발의 주류가 된다면, 기계 엔지니어와 마찬가지로 분산화 하여 부위 또는 차량 특성 고유의 기술을 높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키텍처 강화
차량에서 차지하는 전자 부품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그러한 부품과 관계되는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의 하나로, 전자 아키텍처의 취약성을 들 수 있다. 현재 다양한 ECU가 차내 LAN으로 접속되어 있지만, 원래 자동차 메이커는 차내 LAN의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차내 LAN를 도입하면 지점간 접속에 비해 직접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부재비의 증가를 원치 않지만, 그런데도 자동차 메이커가 차내 LAN를 도입해 온 것은 전자 기능의 증가에 의해 와이어 하니스의 사용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그 무게와 점유 공간이 이미 허용 한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종래의 보텀업적인 접근만으로는 증가하는 전자 부품을 전체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일이 힘들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모델 개발마다 필요한 기능 등으로부터 아키텍처를 정의,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톱다운적으로 차량 전체의 시스템, 기능을 예상하고, 또한 복수의 모델에 대응할 수 있는 아키텍처, 즉 전자 플랫폼의 개발에 각사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재이용
아키텍처라고 하면 LAN의 구성을 떠올리는 방향도 있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아키텍처에는 토폴로직컬 아키텍처, 피지컬 아키텍처, 기능적 아키텍처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 토폴로지컬 아키텍처가 이른바 네트워크 구조를 정의한 것이고, 피지컬 아키텍처란 하드웨어층부터 애플리케이션층까지 다섯 층을 정의한 것이다. 또, 기능적 아키텍처란 자동차의 다양한 전자 기능을 체계화하여 정의한 것으로, 이 세 가지 아키텍처를 체계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기술적 측면에서 피지컬 아키텍처와 토폴로직컬 아키텍처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기능적 아키텍처가 중요하다. 이것을 적절히 정의할 수 없으면, 소프트웨어의 공통화는 겨우 통신 프로토콜의 공통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으며 모델 개발마다 방대한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개발해야 한다. 또, 품질은 프로세스를 관리하여 만들어 넣는다고 해도 이미 동작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우수한 것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며, 다양한 상황에서 확실히 작동해 온 소프트웨어의 재이용이 품질 확보의 면에서도 중요하다.
이 아키텍처의 양부가 품질은 물론, 차량 특성의 차별화나 소프트웨어 모듈의 부품화, 공통화에 의한 개발 구매 비용의 삭감 효과를 크게 좌우하게 될 것이다.
부품 업체의 역할 분담
지금까지 전자 부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일체화 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피지컬 아키텍처가 적절히 정의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가 용이해져, 기능적 아키텍처를 정의함으로써 소프트웨어를 체계적으로 모듈화, 부품화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이것은 소프트웨어가 단독의 제품으로써 유통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소프트웨어가 단독의 제품으로써 유통되면 지금까지 주문 제작에 가까웠던 자동차의 시스템이 더욱 개방적인 시스템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소프트웨어의 개방화와 표준화가 진전되고 있으며 자동차 메이커는 타사와 차별화하려는 부분의 개발에 특화할 수 있는 환경이 정비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어떤 부분에서 타사와 차별화 할 것인지를 판별하는 것이 자동차 메이커에게 요구된다.
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는 비용 구조는 물론 원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 하드웨어 비즈니스에서는 변동비 비율이 높고, 원재료비부터 인건비까지 비용 관리의 자유도가 높다. 반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서는 설계·개발이 다이고 복제 비용은 제로에 가까운 완전한 고정비 비즈니스이다. 소프트웨어의 부품화와 더불어 부품 업체에는 소프트웨어에서도 이익을 높이려는 기반 확립이 요구되고 있다.
프로세스 품질의 향상
기계 부품이나 시스템의 개발 프로세스는 상당히 성숙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개발 프로세스는 아직 충분히 성숙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향후 한층 복잡해지는 소프트웨어를 높은 품질로 개발해 나가기 위해서는 개발 프로세스의 성숙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차량 탑재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있어서 다양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 개선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기계 부품과 같은 접근 방법인데, 소프트웨어 고유의 접근 방법으로써 CMMI이나 MISRA-C 등의 표준화 수법이 있다. 이런 수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도 있고, 이것만으로 프로세스의 성숙화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있어서 유력한 수법이다. 최근에는 CMMI 레벨 3를 취득하거나 취득을 목표로 하는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 메이커가 증가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계에서는 레벨 3가 표준으로 되어가고 있다.
부품 메이커의 대응 방안
자동차 메이커의 전자 개발 능력 강화에 대해서, 부품 메이커는 자동차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전자, 소프트웨어 품질 및 능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소프트웨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 시장의 요구를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냉엄한 현실에서, 환경의 변화를 기회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만이 미래에 살아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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