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ch Switches On Level 3 in China
보쉬, 중국에서 레벨 3를 켜다
2026-05-22 온라인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보쉬 모빌리티 마르쿠스 하인(Markus Heyn) 회장이 Auto China 2026 보쉬 부스에서 지능주행·차량운동제어·스마트 콕핏 융합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보쉬는 중국의 속도를 단순히 관찰하지 않았다. 그 속도 안으로 들어가 개발하고, 시험하고, 학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빠른 실행이 곧 검증의 생략을 뜻하지는 않는다. 보쉬는 중국에서 레벨 3 자율주행을 먼저 실증하면서도 안전과 책임, 시스템 검증이라는 티어 1의 본질을 붙잡고 있다. 중국에서 배운 것을 글로벌로 확장하겠다는 것은 그런 전략의 상징이다.

글 |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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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먼 미래가 아닙니다. 지금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4월 24일, Auto China의 보쉬 부스. 보쉬 모빌리티 회장 마르쿠스 하인(Markus Heyn)이 화면 속 하나의 장면을 꺼냈다. 휴가를 떠나는 운전자. 도심 정체를 차가 스스로 빠져나가고 산길 빙판을 시스템이 조용히 처리한다. 마지막 구간에서 마침내 운전자가 다시 핸들을 잡는다.
이런 현실의 출발점이 우시(Wuxi)다.
하인 회장은 “소프트웨어와 AI가 이끄는 모빌리티의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중국에서 개발하고 학습한 것을 글로벌로 확장하겠습니다”고 말했다.
보쉬는 중국에서 무엇을 먼저 실증하고, 어디로 가져가려 하는가.



레벨 3, 두 개의 트랙이 동시에 간다  

보쉬의 자율주행 전략은 2026년 현재 두 개의 트랙이 나란히 움직인다. 하나는 이미 시장에 내려간 E2E 양산 트랙이다. 
Chery Exeed의 Sterra ET와 Exlantix ES에 탑재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중국 지능주행 대회에서 타이저우, 원저우, 진화, 우후 4개 도시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보쉬는 이 시스템을 ‘1-Stage E2E’라고 부른다. 인식·계획·실행을 하나의 루프로 묶은 구조로, 밀집 교통에서 돌발 장애물까지 하나의 모델이 처리한다.
다른 트랙이 레벨 3다. 2026년 3월, 보쉬는 우시의 실제 도로에서 레벨 3 자율주행 차량을 테스트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글로벌 티어 1으로는 가장 먼저다. 이 시스템은 최대 시속 120 km, 가시거리 300 m 이상 조건에서 고속도로와 도시 고속화도로의 자동 차선변경과 내비게이션 유도 주행을 지원한다.
레벨 3. 처음으로 책임이 차량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영역이다.
“AI를 모든 소프트웨어 컴포넌트에 적용하고 이를 리던던시 세이프티 아키텍처와 결합합니다. 차량의 모든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우리를 레벨 3 양산의 이상적인 파트너로 만듭니다.” 
하인 회장이 말했다.
이 시스템의 아키텍처에는 눈에 띄는 선택이 있다. 레벨 3 시스템은 두 개의 독립된 경로를 동시에 운영한다. 하나는 양산 레벨 2 소프트웨어, 다른 하나는 레벨 4를 대비한 소프트웨어다. 동일한 구조의 시스템만 중복할 경우, 같은 방식으로 동시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서로 다른 방식의 중복이어야 진짜 안전 중복이고, 레벨 2 소프트웨어를 재활용하는 만큼 비용 통제에도 유리하다.
E2E 양산이 시장을 만들고, 레벨 3 실증이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 두 트랙이 나란히 달리는 동안, 보쉬는 데이터와 검증의 레이어를 쌓는다.




Auto China 2026 보쉬 부스. 전시 기간 내내 인파가 몰렸다



AI는 들어가되, 추적 가능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보쉬는 속도보다 폭을 먼저 말한다.
엔트리 세그먼트부터 프리미엄까지 모든 차급을 커버하는 ADAS 솔루션, 그리고 로컬에 최적화된 개발.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약 3분의 2에 레벨 2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탑재됐다. 보쉬는 그 시장에서 이미 선두권이다.
그리고 AI는 그 방식을 바꾸고 있다. 장면을 이해하고 맥락을 해석한다. 환경 인식과 주행 궤적 계획에 AI를 활용하면서, 차는 앞을 내다보고 다른 도로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계산한다. 인식에서 계획까지, AI가 파이프라인 전체로 들어왔다.
그런데 여기서 보쉬가 붙잡는 원칙이 있다. 생성형 AI로 학습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은 줄었지만, 보쉬는 “실도로 테스트와 데이터 기반 검증 같은 검증 방법은 계속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원칙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보쉬 CTO 마티아스 필린(Matthias Pillin)은 지난해 The Autonomous에서 “실제 도로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추적·검증하고 안전하게 형식 승인을 받으려면 반드시 구조가 필요하다”며 E2E를 쓰되, 블랙박스는 거부한다는 원칙을 말했었다.
레벨 3에서 리던던시와 다층적 보안 설계가 중요한 이유도 같다. AI의 판단이 늘어날수록, 그 판단을 검증하는 층위도 두꺼워져야 한다. 이런 입장은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루프 단축을 경쟁력의 중심에 놓는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들과 구별된다. 보쉬는 AI를 학습 가속의 도구로 쓰면서도, 판단을 추적·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놓지 않으려 한다. 판단이 AI로 이전될수록, 그 판단을 추적해야 하는 요구는 더 강해진다.




보쉬 부스의 브레이크 바이와이어(Brake-by-Wire) 전시 코너. 스크린에는 눈길 위 테스트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바이와이어가 없으면 레벨 3도 없다

레벨 3는 소프트웨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AI의 판단을 물리적 실행으로 옮기는 경로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보쉬가 Auto China에서 레벨 3와 함께 바이와이어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브레이크 바이와이어(Brake-by-Wire)는 신규 개발 브레이크 액추에이터와 기존 ESP 시스템을 결합한 이중 구조다. 페달과 바퀴 사이의 물리적 연결이 사라지고, 전자 신호가 그 자리를 채운다. 
보쉬는 이미 5개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2026년 중반 승용차 양산이 시작된다. 2027년부터는 로보택시 플랫폼에도 들어간다. 스티어 바이와이어(Steer-by-Wire)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복수의 플랫폼에 양산 진입한다. 주차 시에는 부드럽게, 와인딩 도로에서는 스포티하게, 소프트웨어가 조향비를 실시간으로 바꾼다. 그 위에 차량 운동관리 시스템 VMM(Vehicle Motion Management)이 있다. 제동·조향·파워트레인·서스펜션을 소프트웨어로 통합 제어하며, 100개 이상의 기능을 지원한다. 가장 구체적인 사례가 긴급 회피 조향(AES, Autonomous Emergency Steering)이다. 갑작스러운 장애물로 제동 거리가 부족한 순간, 시스템은 위험을 파악하고 최적 회피 경로를 계산하며 브레이크와 조향을 동시에 제어해 차량 자세를 유지한다. 빙판 노면에서도. 
중국 OEM과 함께 이 기능의 양산 준비를 완료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6개월이다. 보쉬는 “VMM과 지능형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결합할 때 정말 흥미로워진다”고 말했다.
SDV 시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차량 운동 제어 기술의 통합은 이미 시작됐다. 보쉬는 이 기술들이 이미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보고 있다. 개별 기능의 경쟁이 아니라 시스템 통합의 경쟁. 보쉬가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중국에서 먼저, 세계로

보쉬 모빌리티의 2025년 중국 매출은 1,223억 위안, 약 151억 유로다. 전년 대비 4.9% 성장했고, 중국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보쉬는 “개발 사이클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으며, AI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되는 데 상당히 기여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속도를 보쉬도 피할 수 없다. 다만 그 속도 안에서 보쉬가 붙잡는 것은 검증과 책임이다.
중국 브랜드의 해외 진출 모델 300개를 지원했고, eAxle은 중국에서 먼저 개발·양산된 뒤 아시아와 유럽으로 역이전됐다. E2E 자율주행도 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 중국에서 개발한 1-Stage E2E 시스템은 지난해 독일로 건너가 몇백 시간의 학습을 거쳐 IAA에서 시연됐다. 보쉬에게 중국은 테스트베드가 아니라 혁신의 원천이다.
“고도로 자동화된 주행 기능에 대한 고객 관심은 중국에서 특히 높습니다. 다른 시장들은 현재 여전히 더 신중합니다.” 
하인 회장이 말했다. 중국이 먼저 열리고, 보쉬는 그 시장에서 쌓은 것을 글로벌로 가져간다. “우리는 한 시장의 지식을 다른 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서구 제조사 모두를 위한 선호 파트너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슈테판 하르퉁(Stefan Hartung) 회장도 같은 무대에서 말했다. 
“미래는 포트폴리오와 공급망을 지역 조건에 맞게 조정하면서, 동시에 세계 수준의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의 것입니다.”
미래의 차는 더 정교해질 것이고, 기계·전자·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데 강점을 가진 기업에게 유리하다. 보쉬는 자체 센서, 자체 알고리즘, 자체 검증, 자체 섀시 기술을 가진 채로 중국 AI 생태계 한가운데 들어섰다. 플랫폼 위의 레이어가 되는 동시에, 그 레이어를 어디까지 책임질지를 스스로 정의하려 한다. 그것이 중국에서 보쉬가 하고 있는 일이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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