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가 자율주행차의 신뢰성을 높일까
시각적 디지털 비서의 미래 가능성
2016년 01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자동차 HMI로 음성인식, 제스처 컨트롤 등의 도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가상 운전 비서의 활용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상 운전 비서는 자율주행차의 대중화와 관련해 주행기술의 완벽성만큼 사람들이 이를 편안히 여길 수 있을까란 질문의 해법 차원에서 연구되고 있다. 프랭크 베르베른의 연구와 함께 가상 운전 비서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토탈리콜(TotalRecall, 1990)’에 등장했던 자율주행 택시‘쟈니캡(JonhnyCab)’을 기억하는가. 지난해 4월 인간공학회(Human Factors and Ergonomics Society, HFES) 저널에 소개된 한 연구를 보면, 쟈니캡에서 고객과 차간 소통을 담당하던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운전비서가 실제로 미래의 차에 등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저널에 따르면, 신뢰할 수 있는 외모와 태도를 갖추고 있는 가상 운전 비서가 자율주행차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마치 시리(Siri)가 최소한 아이폰을 대표하고 친밀도를 높이는 것처럼.

쟈니캡, 자넬과 나
 
아인트호벤 기술대학의 행동과학자인 프랭크 베르베른(Frank Verberne)은 “가상 운전자 유사성의 신뢰성(Trusting a virtual driver Similarity as a trust cue)” 연구를 통해 자율주행차와 운전 비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사용자와 외모, 행동, 생각하는 것이 닮은 센터 디스플레이 내의 가상 비서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탑승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르베른은 “우리는 스마트카의 성공적인 적용에서 중대한 극복과제가 기술 자체보다는 사람들이 이 기술을 신뢰하고 용인할 것인가라고 생각한다”며 “사람과 흡사한 뭔가와 함께 복잡한 자동화 기술을 제시 한다면, 다시 말해 운전석에 앉는 자와 거의 똑같은 가상 비서가 이 문제를 덜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 운전 비서가 등장한 2030년 이후를 상상해보자.
『자율주행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딜러십에서, 또 우버 셀프 드라이빙 서비스를 최초 이용하는 사람은 차량 대시보드 인터페이스에서 개인의 취향, 정서, 운전 습관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데이터에 따라 맞춤화된 홀로그램 운전 비서를 부여받는다. 자율주행차에 탑승했을 때 탑승자가 가장 편안하고 즐거우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가상 비서의 생김새, 동작, 주행 스타일 등은 바로 나 자신을 닮아 있다. 생애 첫 자율주행의 동반자는 아바타인 것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에 대한 경험이 교통 당국이 정한 초보 단계를 넘어서면, 주행 스타일을 포함해 모든 것을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게 된다. 자차로 자율주행 거리 1만 km를 넘긴 톰 링컨(Tom Lincoln)은 아이튠즈에서 그가 가장 선호하는 아티스트인 ‘자넬 모네이(Janelle Monae)’를 운전 비서로 구매했다. 주행 스타일만 톰의 것이다. 우버를 이용하는 레이첼은 매달 지불해야 하는 몇달러의 아바타 비용을 절약하고자 별다른 커스터마이즈를 하지 않았고, 익숙해진 차에서 좀 더 빠른 이동을 위해 주행 스타일만 변경했다.』는 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베르베른은 “완전한 자율주행차에서 가상 운전 비서는 인터페이스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휴먼 드라이버가 부분적으로 제어하는 차에서는 가상 운전 비서가 커다란 운전방해 요소가 될 것이지만, 차가 스스로 주행한다면 이는 자동차를 구동하는 기술을 나타내는 직관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믿음 안가는 차
 
운전부주의와 같은 휴먼 에러는 교통사고 원인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퍼센트는 주행과 관련해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제어하는 자율주행차를 통해 획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차의 현실화는 운전자가 기꺼이 제어권을 차량에 넘길 만큼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지난해 테슬라가 모델S에 레벨3에 근접한 자동주행 기능을 추가했을 때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심스러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의구심이 레벨4가 된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고속도로와 저속의 체증 상황에서 스티어링에 가볍게 손을 대고 언제나 전방을 주시해야만 하는 레벨2 자동주행에 대해 상당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부분 경험자들은 불안감이 더 크다고 말하고 있다.
차의 기능적 한계, 요구되는 사용자 안전사항에 대한 숙지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베르베른 등의 연구를 적용하면, 불안함의 가장 큰 원인은 내가 차를 제어하지 않는 차량에 대한 최초의 경험, 이 차가 나와 같지 않게 주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심리학자 올라 스벤슨(Ola Svenson)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른 운전자보다 자신의 운전 스킬과 안전 주행 능력이 높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에서 매우 불안해 한다. 최근의 조사에서도 사람들은 자율주행차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슈어런스닷컴의 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75%의 응답자가 자녀를 등교시키는데 있어 자율주행차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카 메이커들처럼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고도화를 통해 자율주행을 이뤄내든, 구글, 우버, 바이두처럼 단숨에 기술적 혁명으로 무인 택시와 같은 새로운 이동성 서비스를 하든 간에 차는 탑승자와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나 애플의 시리와 같은 음성 이상의 HMI를 포함할 것인데, 이런 HMI의 중요 역할 중에는 사용자에게 안심, 신뢰감을 높이는 역할이 포함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카 메이커의 당면 과제는 자동주행이나 자율주행 시 현재와 다가올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를 놀라게 하지 않으면서 위험을 알리고 제어권을 다시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자동과 수동의 효율적인 전환, 즉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서의 부여가 미래로의 전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고, 이런 관점에서 베르베른 또한 가상 운전 비서를 연구하고 있다.



같은 봅과 다른 봅
 
연구에서 베르베른과 야프 햄(Jaap Ham), 세스 미든(Cees Midden) 등은 100명 이상의 참가자들에게 ‘봅(Bob)’이라는 가상 운전자를 소개하고 봅에 대한 신뢰성을 포인트로 지불하는 게임으로 평가했다. 사람들은 그들과 유사하게 생긴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또 유사한 태도를 갖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는 이전 연구들에 기반해 자율주행차에서 운전자와 유사하게 프로그램된 가상 운전 비서가 스마트카의 신뢰성과 용인성을 높일 것이라고 가정했고, 참가자들이 그들 자신과 외형적으로 닮고, 비슷하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봅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내면서 물리적인 안전에 대해 덜 우려한다는 답을 받아냈다.
봅의 얼굴 중 하나는 디폴트 값의 남성 얼굴이다. 또 다른 얼굴은 연구에 참가한 개개인의 생김새를 반영한 익숙한 얼굴이다. 연구에는 남, 여 면허소지자가 균등하게 총 111명 참가했다. 여성 봅은 없었다. 봅은 참가자들이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 앉아 있는 동안 가상 운전 비서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절반의 참가자들은 그들과 똑같이 생긴 봅을 만났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다른 참가자의 얼굴을 가진 봅을 보았다.
연구진은 봅을 만들기 위해 두 단계의 작업을 했다. 첫 번째 단계에서 모든 참가자들의 디지털 페이스를 만들었고, 두 번째 단계에서 모든 남, 여 참가자의 디지털 페이스를 남성 모델 위에 모핑한 모프 페이스(morphed face)를 만들었다. 모프 페이스는 참가자의 디지털 페이스의 텍스처와 형태를 50%씩 모핑한 것과 디폴트 남성 페이스를 포함했다.
봅은 고정 모델이 아니다. 참가자와 유사한 봅은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계산된 두 가지 추가적 방식이 적용돼 행동했다. 하나는 4초 간격으로 참가자의 머리 움직임을 흉내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참가자의 주행 스타일과 관련해 안락함, 에너지 효율, 속도 등의 조건에서 그들이 선호하는 주행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었다. 참가자와 닮은 봅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머리 움직임을 보였고, 다른 봅은 녹화된 누군가의 움직임을 따라했다. 이처럼 가상 운전자의 얼굴 및 머리 움직임과, 예를 들어 안락함, 스포츠와 같은 주행 스타일은 개별 참가자들과 닮았거나 다르게 부여되고 평가됐다.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소스터베르그(Soesterberg) 소재 TNO의 시뮬레이터가 이용됐다. 참가자들은 6각 모션 플랫폼 위의 BMW 318i 목업, 5개의 고해상도(1,920×1080) DLP 프로젝터와 3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환경에서 스티어링 휠 우측 디스플레이에 위치한 봅의 도움을 받아 주행 루트를 설정했고, 휠 제어권을 넘기고 정해 놓은 시나리오를 따라 주행을 했다. 자율주행 중에는 고속도로, 좁은 도로, 급격한 커브, 교통체증, 길 위에 쓰러진 나무 등의 돌발상황 등 다양한 환경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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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해하는 나만의 것
 
베르베른의 연구에는 음성에 대한 실험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실험은 카 메이커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시리, 코르타나와 같은 개인 비서의 미래 전개에 있어 미래의 자율주행차에 가상 운전 비서가 도입된다고 가정할 때 어떻게 하면 가장 매력적이고 친숙한 그들을 창조할 수 있을지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베르베른은 “음성에 대한 유사성이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테스트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며 “그렇지만 참가자들의 닮은 음성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게다가 사람들은 대개 녹음된 자신의 음성을 좋아하지 않아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 비서에 대한 시도는 이전에도 여러 카 메이커, 연구기관, 대학 등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의 수준은 운전자들이 남성보다 여성의 외형, 음성에 편안함을 느낀다는 가벼운 수준에서부터 베르베른의 다양한 유사성 신호 연구처럼 매우 폭이 넓다.
베르베른은 “예를 들어 MIT의 AIDA(Affective Intelligent Driving Agent)는 가상비서 연구의 좋은 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AIDA는 가상이 아닌 대시보드에 장착되는 팝업 로봇으로 실체가 있고 움직이며 표정과 음성을 갖고 있다. AIDA의 얼굴, 표정은 로봇에 장착되는 스마트폰의 스크린이다. AIDA의 지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구동한다.
AIDA는 폰을 통해 운전자가 음성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차량용 앱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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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모델에서 헤드라이트와 그릴을 포함하는 프론트 익스테리어가 주는 첫인상처럼, 뭔가 귀여운 인상을 주는 구글의 셀프 드라이빙 카의 외형처럼 운전 비서는 자율주행차의 인테리어에서 사용자의 신뢰성, 친밀성을 높이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임러가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심사숙고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11명의 여성 목소리를 채택하고, 특별히 터키를 염두에 두고 남성 음성을 추가한 것처럼, 영화 ‘그녀(Her)’에서 주인공이 OS인 ‘사만사(Samantha)’의 성격과 음성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선택하고 창조해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매스이펙트(Mass Effect)와 같은 게임에서 아바타의 외모를 사용자 스스로 정밀하게 창조하고 음성과 뉘앙스 또한 선택해 몰입하듯, 가상 운전 비서는 감성과 정서적 측면에서 자율주행차의 친숙함은 물론 개인화를 통한 미래의 중요 세일즈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자율주행차에서 이 차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든, 상품성을 위해서든 운전 비서가 도입된다면, 얼굴, 움직임, 주행 패턴은 물론 음성과 뉘앙스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고 연구될 것이고, 개인에 맞춤화될 것이다.
베르베른은 “이번 연구의 한계라면 개별적인 각각의 유사성 신호의 효과를 테스트 할 수 없었다는 것과 참가자들이 실차가 아닌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안의 시트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라며 “연구는 자율주행차의 신뢰성에 대해 학문적 기여는 했지만 실제 자율주행차와 도로에서의 가상 운전자 인터페이스의 효과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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