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밀레니엄의 전주곡
Part. 1 Mobile Internet
2009년 10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수천만 대의 모바일폰이 GPS 등 각종 센서를 탑재하고 성능을 높이면서 무선 인터넷의 거대한 가상 인프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이를 이용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는 상황인지의 기반 기술이자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평가되고 있고, 지능형  교통체계(ITS) 업그레이드에 있어서도 핵심 기능을 수행할 전망이다.

버클리 대학의 알렉스 바이에른 조교수는 2007년 어느 날 새크라멘토 강에 모바일폰을 던져버리려다 그의 인생을 바꿔 줄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세계 최대 모바일폰 메이커인 노키아로부터 온 전화였다. 그들은 버클리와 바이에른 교수에게 노키아와 함께 모바일폰을 이용한 교통정보수집, 교통흐름 패턴을 재구성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모바일 밀레니엄(Mobile Millennium)’이란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실시간 교통정보

모바일 인터넷의 발전은 매우 빠른 속도로 교통정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가능케 하고 있다. 그동안 트래픽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모바일폰과 무선통신은 복잡하고 고비용의 인프라 구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 왔다. GPS가 장착된 스마트폰 보급 확대는 교통정보 시스템을 유비쿼터스 개념의 거대한, 참여형 센싱(participatory sensing)의 사이버 물리적 인프라 시스템(cyber physical infrastructure system)으로 바꿔가고 있다.
지난 7월 캘리포니아 주의 PARC(Palo Alto Research Center)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 교통당국, 버클리 대학, 볼보, 노키아, 나브텍이 공동 개발해 론칭한 모바일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경과보고가 있었다.
모바일 밀레니엄은 특정 소프트웨어를 운전자의 스마트폰에 넣어 자동차를 프로브(probe) 카로 만들어 자동차의 속도, 방향, 위치의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그동안의 시스템들은 간선의 교통상황까지 정확히 제공하지 못했다. 이는 비용 문제로 간선, 지선까지 도로변에 각종 검지기 등 인프라를 구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바일 밀레니엄에서는 모바일폰 자체가 센서 역할을 해 운전자가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간선, 지선의 교통 상황까지도 상세히 알 수 있게 한다.
버클리 대학은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를 포함한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통근자들을 대상으로 GPS가 장착된 스마트폰에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을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했다. 소프트웨어는 4,000건이 다운로드 됐고, 그 수는 1만 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스템 아키텍처는 GPS 지원 스마트폰이 장착된 차량이 하나의 물리적 컴포넌트가 되고 무선 네트워크(네트워크 프로바이더), 모바일폰 데이터 수집과 트래픽 정보 제공(노키아/나브텍), 트래픽 추정(버클리/나브텍)의 세 부분이 사이버 컴포넌트가 된다. 모바일 밀레니엄은 공간 데이터 샘플링 체계(spatially data-sampling paradigm)의 ‘버추얼 트립 라인(Virtual Trip Lines)’ 기술과 GPS 기반의 위치정보를 이용해 차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프라이버시 보호(privacy-by-design) 환경 내에서 정보를 하나의 통합 데이터로 만든다. 전송 데이터는 암호화되며 컴퓨터 시스템은 실시간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트래픽 데이터 소스들을 하나로 묶어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보낸다.
SK텔레콤의 뉴인터넷(NI) 기술원 손대림 매니저는 “모바일 밀레니엄 기술은 고속도로, 간선 트래픽 평가 알고리즘이 다르며 노키아의 규모가 반영되면서 더욱 특별해졌다”며 “이미 SK텔레콤을 비롯한 전 세계 기업들이 택시나 일반 소비자 등의 동의를 얻어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이를 다양한 기존의 트래픽 데이터와 함께 사용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먼 임베디드의 활용

스마트폰의 높은 연결성, 컴퓨팅 기능은 가상 교통 인프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특정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비쿼터스 환경, 언제 어디서 누구나 어떤 기기에 상관없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공간의 민간 비즈니스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폰은 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노키아 N97 스마트폰은 비디오 카메라를 비롯해 가속도계·광센서·GPS·마이크로폰과 같은 다양한 센서, GSM·GPRS·WiFi·블루투스·적외선 등의 무선 통신 아웃렛, 컴퓨팅 파워와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이 폰을 이용해 사용자들은 라디오 청취, 디지털TV 시청, 인터넷 브라우저 접속, PDF 등의 다양한 전자 문서 읽기, 바코드 스캔, 화상회의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기기에 GPS 탑재가 늘어나며 디지털 맵을 이용한 위치정보, 상황인지(Context awareness) 기술 및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POI(Point of Interest) 정보를 알려주고 가장 빠른 길을 실시간으로 찾아주며 전자지불결제 기능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노키아 맵은 폰과 인접한 극장, 박물관 등의 주요 지점을 표시해 주고, 애플 아이폰의 트래블로시티(Travelocity)는 인근 호텔 정보를 알려준다. 구글 모바일은 구글폰에 차량 운행 지시 등 내비게이션 기능도 수행한다.
손매니저는 “폰을 이용한 교통정보 서비스의 수익 기여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나 톰톰(Tom Tom)과 같은 PND 업체들 또한 스마트폰을 연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구글의 개방형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한 콘티넨탈의 오토링크(AutoLinQ™) 솔루션은 무선 인터넷을 통해 언제나 운전자가 그들의 삶과 연결돼 있도록 한다는 컨셉으로 통신산업이 그려가는 상황인지의 미래와 자동차에서만 가능한 특화 서비스를 설계해 가고 있다. 콘티넨탈에 따르면, 오토링크는 모바일폰이나 노트북 등 PC를 이용해 차가 잘 주차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거실에서 차의 유량, 배터리 정보 체크, 쇼크 업소버 조정 등도 가능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음악, 비디오 파일을 언제 어디서나 대시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웹캠으로 찍은 운전자의 이미지를 인-대시 내비게이션 창에 적용해 이동경로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고, 버디 기능을 작동하면 다른 운전자의 얼굴과 함께 이동 정보가 표시돼 친구의 위치는 물론, 최적의 약속 장소를 실시간으로 설정할 수 있다. 오토링크는 개방형 플랫폼과 무선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 추가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들이 열어갈 다양한 상황인지 서비스들을 탑재하며 레버리징 기회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의 문영준 박사는 “스마트폰은 이동성(portability), 컴퓨팅(comput-ation), 통신수용 능력을 두루 갖춘 휴먼 임베디드 센서로, 갈수록 다양하고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하게 될 전망이며 이는 유비쿼터스 교통체계에서부터 인간공학적인 생체정보 모니터링까지 광범위한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 ITS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 업계는 모바일 밀레니엄의 가능성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현재 고속도로는 전통적으로 고정된 센서를 이용해 모니터링 해왔다. 이 경우 도로 내에 설치돼 자기장 변화 등을 감지하는 루프(loop) 감지기나 카메라, 레이더 센서 등이 이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RF 태그가 널리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형태는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과 유지 비용이 요구돼 서비스 확대가 쉽지 않다.
국토 면적이 넓은 미국을 예로 들면, 교통 네트워크 구축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1999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교통체증 완화를 위한 솔루션으로 75 MHz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했고, 교통성은 2001년부터 주파수 대역과 단거리 통신인 DSRC를 활용해 운전자의 안전과 연비 및 공해 개선을 위한 ITS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전국 25만 개 도로에 DSRC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는 지난 10년 간 100곳의 도로에만 적용됐을 뿐이다.
이런 이유에서 ITS의 미래를 설계하는 많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ITS는 첨단화된 차, 도로를 연계해 도로의 소통과 안전도를 높이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도로 및 자동차와 관련된 센서들은 단순히 모니터링 기능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차량 내 센서는 엔진의 온도나 컴포넌트의 내구성을 측정한다. 이같은 고정형 센서들은 자동차의 신뢰성과 같은 이슈를 해결하는 데는 효율적이지만 안전, 경로 설정, 위치기반 서비스와 같은 환경 요소까지 포함한 방대한 규모의 사이버 물리적 시스템에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의 ITS 관련 사이버 물리적 시스템 프레임워크 역시 제한적이다. 거의 모든 안전 관련 센서들은 치명적 사고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돼 있다. 이 센서들은 많은 운전자들의 목숨을 구하겠지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다각적인 모니터링 기능은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가상의 통신 인프라, 센서가 되는 스마트폰이 개입된다면 시스템은 대폭 향상될 수 있다. 또 ITS는 u-ITS 개념으로 발전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u-ITS의 목표는 ‘모바일 밀레니엄’의 개념을 기본으로 하여 ▶이용자 혹은 차량 중심의 스마트폰이 도로 상에서 실시간 프로브 정보를 수집해 네트워크 단위 센터에서 가공한 후 다시 이용자들에게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맞춤형 정보를 제공 ▶스마트폰을 통해 도로 상에서 획득한 실시간 프로브 정보를 이용해 특정 구간 혹은 네트워크 상의 정확한 차량 이동 데이터를 파악해 최적의 교통 흐름을 유지하는 동적 교통운영 및 관리체계 구축 ▶스마트폰을 통해 도로 상에서 이동하는 다른 차량과의 관계 및 도로 인프라와의 관계 정보를 차차간(V2V) 혹은 차와 인프라 간(V2I) 무선통신을 통해 입수하고, 필요시 안전운전을 위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제공해 전방차량 충돌방지, 차선 이탈방지 등 기능을 제어해 정지 및 가감속하는 제어체계 제공 등의 3가지 중점 목표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
문박사는 “교통정보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킬러 콘텐츠이며, 전 세계는 폰을 통해 유비쿼터스의 미래를 보고 있다. 스마트폰은 통신과 감지(sensing) 기술의 융합체인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 전례 없는 대규모의 모니터링이 가능한 엔지니어링 커뮤니티(engineering community),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이동통신 업계는 국내 무선 랜 시장성이 낮다고 보고 스마트폰에 이를 배제하고 DMB를 넣겠다는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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